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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9.03.22 04:08

영화 '한강에게' 청춘을 빚진 이들에게 띄운 詩... 내달 4일 개봉

미숙한 시인 진아가 사라져 가는 모든 길우에게 보낸 '청춘 헌사'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20대는 청춘이라는 단어로도 쉽게 덮을수 없는 커다란 세상이다. 밝고, 쾌활하지만, 때때로 경험하지 못한 순간, 순간의 미숙함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다음달 4일 개봉하는 영화 '한강에게'는 미숙함만 가득했다고 믿는 시인이 청춘을 영위하던 연인에게 띄워 보내는 헌사다.

주인공 진아(강진아)의 연인은 길우(강길우)에게 닥쳐온 뜻밖의 사고, 그리고 코마. 현실 속에서는 살아있어도 강 건너 다른 세상에 삶을 기탁한 연인과 마주하는 주인공은 그래서 자신의 생업인 詩를 포기도 못하고, 그렇다고 술술 쓸 수도 없다. 연인과 함께 했던 청춘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문인들과의 대화도 늘 정체되어 있고, 되풀이되는 과거에 집착만 늘어간다. 무엇으로 연결할까. 왜 드넓고 깊기만 한 한강으로 무엇 하나 띄워 보낼수 없는걸까.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가 귓가에 자꾸 아른거리는 영화 '한강에게'(감독 박근영)는 독립영화다. 긴 호흡처럼 느껴지는 장면들, 투박함으로 연결된 내러티브 속에 정체된 주인공 진아의 시선이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세상 밖에서 자신으로 향하고, 비로써 내면 속에서 작은 충돌이 일어난다. 길우를 찾아다닌 진아의 충돌이다.

영화 '한강에게' 아픔도 고통도 감추고 사는 청춘들을 향한 헌사

오늘날 TV와 지면, 소셜네트워크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청춘은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한다. 뉴스, 드라마, 영화를 보며 앵커의 목소리와 주인공의 삶에 쉽게 동화되고, 분노하지만. 정작 자신과 연결된 삶의 고리들로부터 파생된 이별과 만남은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픔을 감춘채 아닌 것처럼 연극하며 사는 이들이 어떻게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을 쉽게 쓸 수 있을까. 하물며 한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큰 미숙함은 스스로가 걸어온 청춘에게 진 빚이 아닐런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엮어낸 영화 '한강에게'(제작: 영화사 행방/배급사: 인디스토리)는 12세 이상 관람가로 런닝타임은 89분, 개봉일은 4월 4일이다.

▲ 영화 '한강에게' 메인포스터(인디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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