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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방송
  • 입력 2013.07.30 15:42

'여민정 해명'으로 바라 본 '언론의 카르텔', 그녀를 끝까지 '노출 논란'에 가두다

[기자수첩] 논란 부추겨놓고 근엄한 척 하는 언론, 정신 못차리고 있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영화제 레드카펫이나 각종 시상식, 혹은 행사에서 가장 카메라 플래쉬가 많이 터질 때는 역시 여배우가 등장할 때다. 특히 그 여배우가 어느 정도 신체가 노출된 드레스를 입으면 플래쉬가 터진다. 점잖은 드레스를 입은 줄 알았는데 뒤를 돌아보니 뒷태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반전 뒷태'를 드러내면 카메라 플래쉬는 더 강하게 터진다.

만약 특정 부위가 고스란히 드러난 드레스를 입고 온다면 플래쉬가 터지고 그 여배우는 바로 그 행사의 대표 연예인이 된다. 가슴을 강조하거나 혹은 가슴을 노출한다면, 혹은 걸어가다 넘어져서 몸의 굴곡이 다 보이는 일이 생긴다면 그야말로 그 여배우는 단박에 스타가 되고 검색어 1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들을 신나게 촬영하고 이들의 모습을 인터넷으로 즐기던 이들은 갑자기 근엄한 척하며 그 여배우에게 돌을 던진다. '노출 마케팅'으로 이름을 알리려한다며 '노출 논란'에 철저하게 그 여배우들을 가둔다. 그것이 지금까지 레드카펫 여배우들에게 대하던 언론과 몰지각한 네티즌의 자세였다.

▲ '노출 논란'에 휘말렸던 여민정이 출연한 MBC '컬투의 베란다쇼'(MBC 제공)

최근 '노출 논란'을 일으킨 여민정도 '언론의 카르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30일 방송된 MBC '컬투의 베란다쇼'에서 여민정은 역시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그 해명을 고스란히 적어내려는 언론은 많지 않고 그 해명을 고스란히 들어주려는 네티즌도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여민정, 해명 자리에서도 노출 심한 옷', '여민정 여전한 노출' 운운하며 여전히 여민정을 '노출 논란'의 중심으로 굳히려는 노력(?)을 보여줬고 그것을 지켜보는 네티즌은 '노출로 인기 얻으려는' 수단이라고 비난하기에 바빴다.

얼마 전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여민정은 이런 '언론의 카르텔'을 이해하고 있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고의 노출이라고 오해받을 수 있다고, 기자들도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연기자로 열심히 하다보면 충분히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여민정은 믿고 또 믿고 있었다.

설사 여민정의 행보가 네티즌들이 생각하는 대로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해도 언론이 잘했다고 말할 수는 더더욱 없다. 바로 그 마케팅에 정신 못차리고 '진실 공방' 운운하며 노출을 즐기려하는 이들이 바로 언론이기 때문이다.

노출 사진을 수도 없이 찍고 기사로 올리면서 근엄한 척하며 노출을 비난하지만 그의 노출을 계속 들추고 그의 노출을 계속 부각시키는 존재가 바로 언론이다. 그리고 그 언론의 무책임함을 모르고 비난만 하는 네티즌의 태도 또한 논란의 가장 큰 주역들이다.

▲ '컬투의 베란다쇼'는 여민정의 해명을 들어본다고 했지만 '언론의 카르텔'은 해명보다 '고의노출'을 더 의심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MBC 제공)

여배우의 행동이 실수냐 고의냐는 이제 낡은 이야기가 됐다. 그들도 그 행동으로 인해 이름을 얻긴 했지만 또 나름대로의 댓가도 치뤘다. 그리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려 할 것이다. 하지만 계속 그들에게 '노출'의 칼을 씌우려하는 언론들의 보도는 그들을 계속 '노이즈 마케팅'의 장본인으로 몰아가고 있다.

불씨를 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씨를 더 크게 피워 온 산천을 다 태워놓고 처음 불씨를 일으킨 이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는 언론. '관음증'으로 가득찬 '언론의 카르텔'이 사라지지 않는 한 '여민정 해프닝'은 또 다른 여배우들에게 옮겨갈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은 또다시 여배우를 '노출 논란'에 가두고 신나게(?) 즐길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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