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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방송
  • 입력 2019.03.20 18:29

'PD수첩', 해외 의대 유학 실태 조명... 헝가리·우즈벡 등에 한국 학생들 진출

▲ MBC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MBC ‘PD수첩’이 취재한 해외 의대 유학 실태는 충격적이었다. 폴란드,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몽골, 그레나다, 그리고 미국령 섬까지, 보건복지부가 인정한 해외 의대로 진학한 후 졸업장과 학위를 취득하면 국내에서 의사 국가 고시를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상위 0.5%만 갈 수 있다는 의대에 도전하는 것보다 쉽게 입학이 가능한 해외 의대로 눈을 돌리는 것은 이와 같은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것이었다.

특히 헝가리 의대는 해마다 수백 명의 한국 학생들이 입학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문제는 헝가리 의대에 입학한 학생 중 한국에 와 의사가 된 사람이 지금까지 25명뿐이라는 것이었다. 유급률이 70~80%에 달하는 헝가리 의대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극소수에 달했다. 유럽 학생들의 학비가 공짜인데 비해 국제 학생들의 학비는 연 2,000만원에 달하고, 유급이 될 경우 또 돈을 내야 하기 때문에 국제 학생들의 높은 유급률은 학교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일이 아니라는 증언도 나왔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에 입학하거나 관광가이드로 생활하는 학생도 있다고 했다. 학업 스트레스로 장출혈까지 생겨 학교를 한동안 쉬어야만 했다는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의 유급률이 문제가 될까봐 유학을 주선했던 유학원에서는 “선행 학습” 코스를 마련했다. 그러나 월 200만원 정도의 수업료를 지불하고 헝가리어와 의대 공부를 선행하는 이 코스를 강의하는 강사조차 자신의 전문성에 회의를 느껴 그만두었다고 증언했다.

헝가리 의대를 가기 위한 국제학교도 있었다. 지방에 자리한 이 국제학교는 졸업하면 데브레첸 의대를 갈 수 있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중, 고등학생들이 재학 중인 이 학교는 의대생 1, 2학년이 배우는 원서로 수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학교를 그만 둔 학생들은 학교 교사들의 자질에 의문을 제기했다. 3,500만원에 달하는 기숙사 생활을 1, 2학년은 의무로 해야한다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헝가리 의대의 높은 유급률로 인해 반사이익을 보는 학교도 생겼다. 우즈베키스탄 의대는 통역을 대동하고 수업을 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국제학생의 경우 학사관리가 허술했다. 사마르칸트 의대에는 심지어 한국인 전용 클래스와 전용 기숙사도 있었다. 실질적으로 다리를 놓고 있는 유학원이 운영을 하는 형태로 보였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우즈베키스탄 의대 전문 유학원이라는 곳의 실체는 치과, 병원장이 유학원 원장을 겸임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우즈베키스탄 의대를 졸업해 의사가 된 사람은 이 유학원이 학교에 내야할 기부금으로 5,000만원을 요구했지만, 실제로 그런 기부금은 없다고 했다. 유학원 측은 학생이 기부금을 내지 않으면 졸업할 때 불이익을 주도록 학교 측에 압력을 행사하기도 한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의대에 입학해 졸업할 때까지 학생들이 지불한 유학비용은 2억 5,000만원에 달했다. 사마르칸트 의대의 한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왜 한국 학생들이 여기까지 와서 공부를 하려고 하나요?”

MBC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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