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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 승리 게이트와 YG: 센 척하는 겁쟁이
연예계 복마전 그리고 눈을 감은 내부자들
2019년 03월 16일 (토) 2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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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니스트 risktaker@dongguk.ac.kr

   
▲ 승리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승리는 빅뱅 멤버들이 모두 군대에 입대하는 등 그룹 활동의 휴지기를 갖자 본격적으로 사업가로서의 행세를 방송에 공개하며 진취적인 CEO,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경영자로서의 모습을 홍보했다. 클럽부터 라면까지 사업영역을 다각화시키며 승승장구하는 그의 모습은 수많은 20대 젊은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승리의 화려한 모습에 대해 일종의 경고는커녕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예능 소재로 활용하며 젊은이들에게 ‘인생은 이렇게 멋지게 사는 거야’라고 강조한 방송사들이 이제 와서 앞다투어 비난을 쏟는 것 또한 불편하고 불쾌한 이유이다.

이번 사건은 이미 충분히 예견되었던 일이다. 참고로 승리가 바지 사장, 얼굴 사장이라는 웃지 못할 얘기는 이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수없이 나돌던 얘기였다. 실제로 자영업 수준을 넘어서 다양한 점포를 운영하고 글로벌 진출 등 방송을 통해 보여준 사업체 규모를 이끌어나가려면 승리가 틈만 나면 강조한 영어 회화 이전에 재무제표 및 회계에 대한 높은 이해력, 지적재산권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한 지식과 지혜를 폭넓게 갖춰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승리의 CEO 행세에 대해 의도적으로 눈을 감고 시청자를 현혹시킨 방송사도 이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승리, 정준영, 최종훈, 용준형, 이종현 등 다양한 인물이 성관계 불법 촬영물 공유 및 유포, 성폭행, 성상납 등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사안의 당사자로 거론되고 있다. 건설업계보다 더 치열한 복마전이 벌어지는 곳이 엔터테인먼트업계 그 중에서도 기획사라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아직도 노예계약과 일부 기획사 대표들의 폭언과 폭행이 난무하고 있고 기획사 지망생들의 통제되지 않는 돌출 행위와 일탈로 인해 수많은 로비가 실행되고 있는 곳이다. 그 동안 신념이 강하고 유능한 이들이 해당 업계의 복마전을 감당하지 못하고 수없이 떠났다.

이른바 ‘승리 게이트’로 거론된 이번 사안에서 YG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양현석 대표 또한 중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국내 최고의 문화권력을 꿈꾸던 양현석 대표의 앞길을 늘 가로막았던 건 YG의 소속 연예인들이었다. 빅뱅 멤버 중, 태양을 제외하고 차례대로 멤버들은 돌아가며 대마초 흡연, 교통사고 등의 일탈을 일으켰고 2NE1의 전 멤버 박봄 역시 5년 전 필로폰류의 암페타민 밀수입 적발로 대중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해당 사건들은 일관된 공식처럼 무혐의, 사건 종결로 이어졌고 YG엔터테인먼트는 항상 ‘강경 대응, 법적 대응’을 강조하며 네티즌의 입에 자물쇠를 채웠다.

성관계 동영상 유포로 인해 사건의 초점이 정준영과 그를 둘러싼 내부자들과의 관계에 초점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사건의 본질은 여전히 클럽에서 벌어진 불법 마약 유통과 클럽을 통해 이루어진 기획사와 경찰 또는 검찰 등의 유착관계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정 연예인을 내세워 사건의 본질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프레임에 관해 언론은 이제라도 눈을 뜨고 경계해야 한다. 예컨대, YG 연예인들은 마약류, 폭행, 교통사고 등 다양한 사건을 일으켰지만 검찰이나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입건유예 시키는 등 늘 사건을 서둘러 종결해왔기 때문이다.

지드래곤이 대마초 흡연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을 때에도 검찰은 초범이고 흡연량이 적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박봄 사건 때에도 YG는 치료 목적이라는 희대의 사유를 들이밀며 경찰과 검찰의 처벌을 피해갔다. 실제로는 루저 그리고 외톨이였던 그들이 센 척하며 자기들끼리 SNS 메신저 창에서 세상을 조롱했던 이유이다. 죄는 지었으나 우리는 결코 YG 연예인들을 처벌하지 않겠다는 경찰, 검찰의 단호한 그리고 되풀이된 입장은 일부 기획사들에게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로비만큼 중요한 건 없다는 시그널을 주기에 충분했다.

양현석 대표는 YG엔터테인먼트 20주년 기념을 맞이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공의 비결로 두 가지를 언급했다. 첫째, 지망생에 대한 ‘노터치’ 둘째, ‘인성보다 재능’을 눈여겨봤다는 점이다. 아티스트로 성장하기 위한 지망생들의 감성과 창의성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절대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그의 신념 그리고 타고난 재능이 인성보다 더 중요하다는 그의 잘못된 판단이 지금의 괴물들을 만들었고 또 앞으로 만들어낼 것이다. CEO가 어떤 가치를 중시하고 어떤 인재관을 갖느냐에 따라 구성원의 양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 수 있는 단적인 예이다.

승리와 정준영, 최종훈 등이 경찰에 소환되는 가운데 여전히 양현석 대표를 포함 기획사의 CEO들은 공개적인 사과 표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매번 사건이 되풀이되는데도 불구하고 양현석 대표는 지망생을 발굴할 때 가장 후 순위로 ‘착한 사람’을 뽑는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착한 사람보다 재능 있는 사람을 항상 강조한 그의 인재관이 20년째 변함없는 점이 서태지의 노래 제목처럼 시대유감이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연예인들이 예능에 출연하여 과거 사건들을 희화화의 소재로 삼는 낡은 전략이 이번에는 절대로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일로 인해 K-POP은 치명상을 입었다. 이미 다양한 해외 언론을 통해 성 추문이 알려진 상황이다. 기획사의 전방위 로비와 일부 연예인들의 퇴폐적인 행위는 업계 외에도 꽤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음에도 방송사는 그간 눈을 감고 이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제공하며 스타의 허영심과 이기심을 부추겨왔다. 긴급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연예기획사는 꼬리를 자르고 전방위 로비를 통해 형성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건을 무마, 종결시켰다. 그리고 재조사를 요구하는 이들에게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강조했다. 법대로 살지 않으면서 법적 대응은 항상 제일 많이 강조한다. 그들이 말하는 법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웃기면서도 슬픈 일이다.

- 권상집 동국대 상경대학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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