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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9.02.25 15:31

[S리뷰] '더 와이프' 진실 앞에 무너진 전설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자 글렌 클로즈, 그녀의 딸 애니 스타크의 숨막히는 열연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27일 개봉을 앞둔 '더 와이프'(감독 비욘 룬게)는 극중 조안 캐슬먼으로 분한 클렌 클로즈의 관록이 눈에 띈다. 또한 올해 만 71세 임에도 다시금 빼어난 열연으로 절정의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하우스 오브 스피리트'(1993)에서 거부 에스테반(제레미 아이언스)의 누나 페를라로 나와 시종일관 경직되고 소름끼치는 모습이 당시 글렌 클로즈의 아우라였다면, 이번 신작 '더 와이프'에서는 장면, 장면 마다 숨 소리마저 차갑게 돌변하는 분노와 시선 처리가 돋보인다.

영화 '더 와이프'는 위선적이고 불합리한 삶을 받아들인 한 여인의 헌신과 일생이 끝내 어떻게 폭발하는가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런닝타임 100분 동안 노벨문학상 수상예정자이자 문단의 거목이 된 남편 조셉 캐슬먼(조나단 프라이스)의 계속되는 거짓말과 비행. 심지어 자식에게 비정함을 비추는 언어도단에 조안의 분노는 폭발 직전까지 간다.

한편 지난달 '더 와이프'로 제76회 골든글로브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드라마 부문)을 받은 글렌 클로즈는 "자신의 어머니가 80살 평생 아버지의 그림자로 헌신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아무것도 얻은게 없는 삶"이라며 돌아가신 어머니의 한탄을 전했다. 덧붙여 "하지만 이제 우리(여성)도 할수 있다"라며 수상 소감을 전한 바 있다.

헌신했던 남자의 언어도단에 지친 그녀가 뱃은 무거운 고백

때는 1992년. 오랜 기다림 끝에 노벨문학상을 수상 소식을 전달 받은 조셉 캐슬먼(조나단 프라이스)은 아내 조안 캐슬먼(글렌 클로즈)과 어린 아이들처럼 펄쩍 펄쩍 뛰며 순간의 기쁨을 만끽한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이 불발되면 정든 집을 떠날 각오까지 되어있던 조셉의 실상은 문학계 거장이라는 이미지와 동떨어져 있다. 누가 봐도 속물이다.

조셉의 성공과 반대로 아내 조안 캐슬먼은 차갑다. 남편 조셉의 소설들은 모두 조안의 능력으로 편집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 참고 조셉의 성공과 찬사를 아낌없이 지원했다. 조셉의 그림자로 혹은 독백처럼 품고 있던 킹 메이커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런 그에게 스웨덴 한림원으로부터 전해진 희소식은 모든 작가들의 꿈. '노벨상이라니..' 문단의 전설로 등극하는 대관식이다.

반대로 조셉의 아내 조안에게 남편의 수상 기쁨은 잠시 뿐. 다시 무덤덤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녀는 의외로 침착하다. 싸늘한 복선이 깔린 느낌이다.

자식과 지인들이 참석한 자택 축하연을 마친 캐슬먼 부부는 노벨상 수상식이 열리는 스웨덴으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를 타고 날아간다. 숙박 호텔 도착부터 부부를 향해 집중되는 스포트라이트. 정신 못차릴 만큼 화려하다.

여기서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 전기 작가 나다니엘 본으로 열연한 크리스찬 슬레이터의 출연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그가 등장할 때마다 극중 파장이 계속해서 울려퍼진다.

대체 나다니엘이 뭘 알고 있길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스웨덴 한림원을 찾은 캐슬먼 가족이 흔들릴까. 사실 '더 와이프' 예고편만 봐도 원인은 충분히 설명됐다.  

▲ '더 와이프' 스틸컷(팝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극중 조셉 캐슬먼의 부인 조안 캐슬먼으로 분한 글렌 클로즈의 연기는 장면 마다 조금씩 보이는 표정 만으로도 많은 상념과 사건들이 드러난다. 

여기에 조안의 학창시절과 이후의 모습으로 분한 애니 스타크의 연기는 어떤가? 짧은 분량의 출연이었으나 눈에 띌만큼 강렬했다. 명품배우 글렌 클로즈의 딸 다웠다.

영화사 그린나래미디어가 수입하고, 팝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더 와이프' 개봉일은 27일이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런닝타임은 100분.

▲ '더 와이프' 티저포스터(팝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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