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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 표절 그리고 창의성의 역설
표절, 그 뻔뻔함에 대한 분노 그리고 창의성과 교육에 대한 단상
2013년 07월 18일 (목) 17: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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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니스트 messiah21th@gmail.com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2013년 들어 가장 많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키워드 중 하나는 ‘표절’이다. 국내 저명 인사들과 교수들의 논문 표절 시비부터 최근 한국일보의 사설 표절 시비, 그리고 로이킴의 ‘봄봄봄’ 표절까지....이런 기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 게 거짓인지 읽는 이, 보는 이 조차 헷갈리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날, 사실 우리는 표절을 공공연히 또는 무의식적으로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80년대 후반~90년대 초 각종 국내 의류 CF 중 일부는 일본의 CF를 그대로 카피하여 당시 시사프로의 단골 비판 메뉴로 오르기도 했으며, 현재 예능의 주류를 이루는 집단체제 MC도 사실 일본 예능 프로의 형식을 차용했다는 점은 누구나 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인터넷이 없던 시절 국가간의 장벽보다 더 두터웠던 정보의 장벽이 존재하다 보니 다른 나라에서 히트한 광고, 음악, 슬로건 등이 교묘히 국내에 들어와서 해악을 끼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렇게 표절이 활발히(?) 벌어진 원인은 표절에 대한 감시 체제나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표면적 이유도 있었지만 그간 우리 교육이 표절을 암묵적으로 묵인했기에 표절의 죄악이 얼마나 큰지 어릴 때부터 알지 못한 측면이 더 컸다. 대학시절 리포트를 써내며 무의식적으로 인터넷에서 내용을 짜집기해서 제출한 경험이 누구나 한 두번 있을 정도로 정보와 사실, 나의 의견과 남의 의견을 명확히 판단하고 달리 적용해야 하는 도덕적 교훈을 우리는 배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표절 시비에 걸린 당사자들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있다. 최근 논문 표절과 가요 표절 사례까지 대다수의 표절 시비에 휘말린 당사자들은 명확한 사실 판단과 표절 시비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거나 동문서답하며 시간을 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면에서 최근 표절 여부에 대해 잘못을 당당히 인정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나 탤런트 김혜수씨의 사례는 표절에 대한 비판에 앞서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수긍했다는 점에서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로 인해 우리는 표절 시비와 관련된 기사, 소식을 접할 때마다 창의성이 얼마나 소중하고 또 필요한 것인지 절감한다. 특히, 표절에 휘말린 당사자들이 뻔뻔스런 태도로 시간을 끌며 정확한 사실 판단여부를 가리고자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창조적인 생각과 창조적 작품의 소중함을 떠올린다.

그러나 지난해 창의성도 무조건 다 좋은 효과만을 주지 않는다는 논문이 발표되어 학계에 화제가 되었다. 최고의 심리학 저널 중 하나인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라는 저널에 ‘The Dark Side of Creativity’라는 논문이 지난해 게재되었다. 논문의 주요 내용은 창의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불합리한 상황을 수긍하지 못하고 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해서 상황을 변명한다는 점이었다. 이는 기존 연구를 통해 입증된 창의성이 미치는 순기능을 넘어서 창의성이 때로는 해악을 끼칠 수도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담고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 사회와 학교가 창의성, 창조성만을 강조할 뿐, 정말 창의성 이전에 수반되어야 할 도덕적 판단과 가치 함양에 대해 얼마나 소홀했는지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된다. 표절을 공공연히 하던 어릴 때 버릇은 더 나아가 사회에서도 자신의 창조적 노력에 대한 땀의 대가보다 손쉬운 경로를 통해 업적을 쌓으려는 잘못된 태도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창의성을 강조하기 전에, 그리고 표절에 대해 당당하게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는 이들의 뻔뻔함을 비판하기에 앞서 도덕적 교훈을 바탕으로 한 교육 현장에서의 정당하고 공정한 자기 성취 강조가 더욱 절실해 보인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창조경제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 권상집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미래 한국 아이디어 공모전' 논문 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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