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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영화
  • 입력 2013.07.15 18:52

'광해의 이병헌'을 헐리우드에서 언제 볼 수 있을까?

[현장에서] '레드'에서도 킬러 역할, "하나의 과정"이라 말하지만 걱정된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18일 개봉하는 '레드 더 레전드'에서 이병헌이 맡은 역은 킬러다. 역시 총을 쏘고 무술을 해야하는 배역이다. 심지어 '전라 노출'도 나온다. 러시아에서 러시아 경찰들과의 액션신은 정말 화려했다. '지아이 조'에 이어 다시  한 번 이병헌의 진가를 헐리우드에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내 드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어째서 이병헌은 계속 액션에 악역으로 출연하는가? 물론 악역에서 선역으로 바뀌어가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동양인 배우에게 자꾸 이런 연기를 시키는 것은 어쩐지 불편한 느낌을 준다. 동양인은 다 성룡이나 이연걸처럼 무술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직도 헐리우드의 정서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킬러 '한'역은 본래 중국인이었다가 이병헌에 의해 한국인으로 국적이 바뀌었다고 한다. 물론 한국인의 등장은 반갑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것은 한국이 아닌 중국의 무술이고 그가 한국인임을 알 수 있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욕설 뿐이다. 한국인의 캐릭터라고 보기가 정말 어렵다.

▲ '레드:더 레전드'에서도 킬러로 등장한 이병헌. 심지어 '전라 노출'도 나온다(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은 그 걱정을 알고 있는 듯했다. 헐리우드가 아직도 '놈놈놈'의 자신만을 생각하고 배역을 주는 것이 아닌지. 기자의 걱정스런 질문에 그는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말한다.

"언젠가 말한 것 같지만 지금 상황에서 배역 욕심을 내는 건 시기상조인 것 같다. 나는 아직 헐리우드에서는 신인 배우고 아직 나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더 좋은 배역을 맡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다보면 좋은 역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말이야말로 지금의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말이 아니었을까. 아직은 대배우와 함께 연기한다는 것이 설레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는 그에게 어쩌면 '초를 치는'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헐리우드의 생리를 생각하면 그 근심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그의 말대로 이 과정을 거쳐 '광해, 왕이 된 남자', '달콤한 인생'의 이병헌을 헐리우드에서도 만났으면 좋겠다. 아, 그 이전에 전도연과 14년만에 다시 만나는 '협녀'도 기다려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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