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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 본격화된 넷플릭스의 콘텐츠 공습
넷플릭스의 콘텐츠 실험,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두려워하는 이유
2019년 01월 30일 (수) 15: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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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니스트 risktaker@dongguk.ac.kr

   
▲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주역들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국내 콘텐츠 업계의 최강자는 CJ ENM이다. 그렇다면 CJ ENM이 가장 경계하는 업계 라이벌은 넥슨 인수까지 고심할 정도로 성장한 카카오일까? 단언컨대 아니다. 물론, 카카오가 가장 우려하는 경쟁자도 CJ나 종합편성채널,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이 아니다. 이들이 가장 경계하는 대상은 바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기업 넷플릭스이다. 넷플릭스가 거대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체제작 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OTT플랫폼 합병을 기반으로 넷플릭스에 공동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넷플릭스의 국내 공습은 생각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현재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사전제작 드라마 ‘킹덤’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미 ‘시그널’로 명성을 얻은 김은희 작가와 함께 화려한 주연배우들이 등장하면서 킹덤의 회당 평균 제작비는 국내 드라마 회당 제작비 예산의 5배에 육박하는 20억원에 달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유재석이 출연한 예능 ‘범인은 바로 너’에 이어 드라마 제작을 본격적으로 시도하면서 국내 콘텐츠 최강자라고 인정받고 있는 CJ ENM, 카카오, 주요 기획사들은 지상파 방송이 아닌 넷플릭스가 다음에 또 어떤 콘텐츠를 내놓을지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

콘텐츠 또는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다른 분야보다 훨씬 더 파격적인 후발 주자의 공습과 혁신에 의해 판도가 뒤바뀌는 분야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콘텐츠 업계를 주름 잡았던 지상파에 대해 지난 10년간 선전포고를 한 CJ의 핵심채널 tvN과 Mnet이 승기를 잡은 이후 종합편성채널과 기획사의 콘텐츠 생산 경쟁이 본격화되었고 다시 한번 CJ ENM, 카카오, SM, YG 등이 콘텐츠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예능, 드라마, 음악 분야 등에서 상호 협력 또는 경쟁하고 있다. 적어도 국내 콘텐츠 분야에서 3년 전까지 넷플릭스를 무서운 상대로 바라본 기업은 한 군데도 없었다.

넷플릭스가 설립된 해는 1997년이다. 불과 22년만에 글로벌 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주목할 혁신기업으로 부각된 것이다. 넷플릭스(Netflix)라는 이름 자체가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유통한다’는 의미였기에 콘텐츠 업계는 넷플릭스의 시장 진입을 우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디오와 DVD 대여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한 후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분야로 사업을 확장, 2013년부터 자체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며 그들의 사업 변화는 빠르게 전개되었고 마침내 한국에 진출한 지 딱 3년 만에 국내 콘텐츠 업계의 수익을 좌우하는 파괴적인 혁신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넷플릭스의 성공 전략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막대한 자본력이다. 넷플릭스는 1년에 80억 달러, 국내 돈으로 환산할 때 9조에 가까운 자금을 콘텐츠 제작과 유통, 확보에 쏟아 붓는다. 이 정도의 막강한 자본력을 동원할 수 있는 콘텐츠 기업은 글로벌로 시장을 넓혀 보더라도 중국의 텐센트뿐이다. 통신사 1위 SK텔레콤이 왜 지상파 3사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을 통합해서 대응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콘텐츠 업계가 1년에 쏟아 붓는 금액보다 많은 자본을 동원하기에 유재석의 섭외, 드라마 킹덤 제작은 순조로울 수밖에 없었다.

둘째, 선도자를 따라잡기 위한 후발주자의 욕망을 부추겨 넷플릭스는 업계 2~3위와 연대를 추진하는데 주력했다. 넷플릭스가 국내 IPTV 업계 3위 LG유플러스와 제휴하며 다양한 결합상품을 내놓았을 때 상당수 콘텐츠 기업가들은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이는 전형적인 이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 패턴이다.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에 침투할 때 넷플릭스는 1위 기업의 구애와 손길을 마다하고 방송 및 통신업계 2위 또는 3위 기업들과 언제나 전략적으로 연대하여 1위 기업을 굴복시켰다. 유럽에서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현재 50%를 초과하고 있다.

사전제작 드라마 킹덤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 공개되었다. 회당 제작비 20억, 190개국 동시 공개, 국내 방송사에서 난감해했던 장르 제작 등 콘텐츠 업계에서 불가능 또는 무리에 가까운 실험을 넷플릭스가 시도하고 있기에 국내 콘텐츠 분야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콘텐츠 실험을 두려워하면서도 이들의 시도와 혁신에 열광하는 기이한 모습까지 보인다. 킹덤의 스타작가인 김은희 작가는 킹덤을 제작하면서 넷플릭스가 지닌 다양한 전문성과 노하우, 그들의 우수한 시스템과 제작환경에 다시 한 번 놀랐다고 언급했다.

넷플릭스는 어떤 상상이든 현실로 만들어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이를 공유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넷플릭스는 세계 주요 국가의 통신망 트래픽 속도를 반영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각국 통신사들이 넷플릭스의 동영상 전송 속도를 얼마나 빠르게 제공하는지 비교, 제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통신업계는 망투자는 통신사가 하고 넷플릭스는 무임승차, 수익만 챙기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나 아프리카 TV는 동영상 서비스 제공을 위해 별도의 망사용료를 지불하는데 비해 넷플릭스는 이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127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국내에서 손쉽게 확보했다. 유료 고객들이 한 달에 넷플릭스에 지불하는 금액은 117억을 넘어섰다. 글로벌 기업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미국의 콘텐츠 기업들이 시장의 판도를 흔들며 장악하고 업계에서 요구하는 정당한 지불을 하지 않는 건 일관된 그들의 공식이다. 넷플릭스, 구글, 텐센트에게 우리가 선의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넷플릭스를 포함해 글로벌 기업의 전략을 넘어설 수 있는 획기적인 개념설계 역량을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제시하지 않는 한 그들의 공습과 시장 장악은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다.

- 권상집 동국대 상경대학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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