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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성미 기자
  • 사회
  • 입력 2011.06.14 09:27

세탁소 노부부 동반자살, "3000만원 때문에…"

사고보상금 마련하지 못해 안타까운 선택

세탁소 주인 노부부가 사고 보상금을 마련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안암동에 위치한 세탁소에서 주인 김모(76)씨와 김씨의 아내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김씨 부부는 지난달 17일 스팀다리미 증기통 폭발 사고로 세탁소 문을 닫게 됐고, 피해자 일부가 수천만원을 보상하라고 요구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가게 앞을 지나던 자동차와 길 맞은편 영업중인 식당의 유리창이 파손됐고, 행인 최모씨가 부상을 입었으며 이들 피해자 중 일부가 보상금을 요구, 그 금액이 3000만원에 이른 것.

결국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노부부는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제초제를 마셔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과계자는 "김씨가 남긴 유서에는 '나는 현행범이다. 할 말이 없다. 미안하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으며, 유서 내용과 현장에서 발견된 물건 등을 고려할 때 김씨가 먼저 부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자신은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김씨 부부는 3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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