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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프라이버시와 공적 책임의 경계
구술의 인간이 문자의 네트워크를 살아가다
2013년 07월 06일 (토) 0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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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구약'의 '창세기'에서 신은 말씀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창조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던 모세와는 열 개의 계명을 돌판에 문자로 새겨 약속의 증거로 삼고 있었다.

천지창조란 오롯한 신의 의지로써 행해진 행위였다. 물고기가 자신을 창조해달라 요청해서 창조한 것도 아니고, 하늘과 땅에게 너희를 나누겠다 약속해서 그리했던 것도 아니었다. 영속적이지도 않았다. 엿새만에 모든 창조를 마치고 신은 마지막날 안식을 갖는다.

하지만 십계명은 달랐다. 대상을 특정했다. 모세와 모세가 이끄는 이스라엘 백성들이었다. 그것은 신이 창조한 세상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지켜질 약속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반드시 그 약속을 따라야만 했었다. 증거를 남겨야 했다. 권위로 삼아야 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했으며, 따라서 모두에게 같은 계명이 전해져야 했다. 그래서 글자로 남긴다.

말과 글이 갖는 차이일 것이다. 달리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의 차이이기도 할 것이다. 말은 흘러간다. 누군가 자신이 들은 내용을 고스란히 기억했다가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 해도 그 과정에서 말을 기억하고 전하는 자신의 주관이 개입되며 내용이 오염될 수 있다. 하나의 문장을 읽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도록 하는 간단한 실험에서도 몇 사람만 거치고 나면 그 내용은 전혀 엉뚱한 것으로 바뀌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초의 발언자보다 그것을 전하는 구술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한 사람만 사이에 끼어 있어도 원래의 의도는 가치를 잃는다.

그에 비하면 문자는 고정된다. 한 번 문자로 기록되고 나면 다시 고쳐쓰기 전까지 아니 고쳐쓴 흔적까지도 고스란히 남아 모두에게 전해지게 된다. 거리의 제한도 없다. 시간의 제한도 없다. 관계의 제약도 없다. 가장 개인적인 기록은 일기마저 그것이 공개되는 순간 모두에 의해 공유된다. 그것을 읽는 모두는 최초의 기록자의 의도를 문자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받게 된다. 최초의 의도가 중요하다. 구속력과 더불어 보편적 권위를 가지게 된다.

사실 답은 나왔다. 일기조차 그것이 공개되는 순간 모두에 의해 공유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도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으로 분석되고 이해된다. 개인적인 일기조차 그것이 공개되었을 때 공적인 의미와 권위, 구속력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지만 '글'이기 때문에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대상이 되어 버린다.

SNS가 갖는 근본적인 속성이며 모순일 것이다. 개인적인 공간이다. 사적이면서 사변적인 내용들일 것이다. 그러나 문자로 남겨진다. 문자로 구체화된다. 그것을 누구나 접근해서 읽을 수 있다. 그 대상이 특정한 일부로 한정된 경우에조차 그 일부에 의해 사적인 공간은 공적인 영역으로 끄집어내진다. 누군가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가 아닌 확인 가능한 구체적 문자가 증거가 되어 공공의 영역에서 이야기되는 것이다.

SNS를 통해 최근 헤프닝에 가까운 이슈들이 공적인 영역에서 제법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사적인 공간으로 여기고 개인의 일상을 적는데 그것이 공적인 영역으로 끄집어내진다. 자신은 몇몇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려 하는데 그것이 불특정한 다수에 의해 공공의 영역에서 대상으로써 이야기되어지고 있다. 당황스럽기도 할 것이다. 이것은 나의 프라이버시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SNS가 갖는 의도일 것이다. 이를테면 공개된 일기장이다. 대상을 특정하지 않는 편지지다. 네트워크의 발달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어야 할 사변적이고 주관적인 일상의 사유마저 불특정 다수의 공공의 영역에서 소비되도록 만든다. 그것을 즐기기도 한다. 오히려 알지 못하는 다수이기에 그것은 마치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던 이발사처럼 차마 하지 못할 속깊은 이야기마저 털어놓을 수 있도록 만든다. 그로 인한 다수의 반응은 그에 따른 댓가일 것이다.

어쩌면 지나치고 말았을 말 한 마디가 글자로 남겨져 시간마저 뛰어넘어 직접적으로 전해진다. 그것을 특정하지 않은 다수가 직접적으로 받아들인다. 사적인 이야기지만 그것은 사적인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그래서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인 것이다. Network란 공유이고 교류다. 개방이다. 그것을 거부하려 한다면 SNS를 하지 않는 것이 옳다. SNS를 하는 이상 그것은 스스로 감수할 부분인 것이다. 그것은 관계가 만들어내는 자연스런 책임일 것이다. 사회적 존재로서 갖는 책임의 영역이다.

현대인은 외롭다. 현대인은 단절된 세계에 살고 있다. 그것을 이어주는 것이 네트워크다. 인터넷은 가장 빠르고 가장 거대하며 가장 복잡한 유기적 관계 위에 존재한다. 현대인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하기는 다른 사람의 사적 이야기를 공적인 영역에서 소비하는 행위 역시 그같은 네트워크의 일부일 것이다.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듯 다른 사람들 역시 나를 알고자 한다. 그것이 지나치면 여러 이슈들에서와 같은 부작용도 생긴다. 사람 사는 곳에서 뒷말이야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SNS인 것이다.

사적인 영역이다. 옳다? 사적인 영역이지만은 않다. 옳다?? 사적인 영역이다. 그러나 배타적이지 않다. 네트워크의 원래 뜻인 때문이다. SNS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수많은 부작용이 생겨나는 이유다. 하지만 그럼에도 네트워크는 존재한다. 네트워크는 항상 시끄럽다. 네트워크는 항상 이슈를 생산하고 이슈를 소비한다. 결국은 인간이다. 네트워크의 가운데 인간이 있다.

흥미롭다. 구술적 인간이 문자의 네트워크에서 살아간다. 한시적이고 사변적이며 주관적인 인간이 영속적이고 보편적이며 객관적 문자의 세계에서 서로 충돌한다.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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