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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성미 기자
  • 사회
  • 입력 2011.06.13 18:42

'함바 의혹' 임상규 자살, 유서 발견 "악마의 덫에…"

"금전거래 없었다" 혐의 강력 부인, 중수부 폐지 불똥 우려

일명 '함바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아오던 임상규(62) 순천대 총장의 마지막 메시지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임 총장은 13일 오전 8시10분께 전남 순천시 서면 동산리 선산 인근 임도에 주차된 차량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임 총장의 시신은 사촌 동생인 임모(50)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최초 발견자 임씨는 경찰에서 "어제 오후 7시께 형님이 집을 나간 뒤 집 안을 살펴보니 주방 탁자에 '선산에 간다'는 내용의 메모지가 있었다"면서 "오늘 아침까지 오지 않아 선산에 와보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임 총장은 참숯 화덕을 이용해 자살했고, 발견 당시 화덕 옆에는 유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임 총장이 타고 있던 승용차가 안에서 잠겨 있었고, 차내에 유서가 발견됐고 외상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자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임 총장의 자살 소식도 큰 충격이지만 임 총장이 남긴 유서의 내용이 알려지자 파장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유서에는 큼지막한 비리 수사에 연루되면서 심리적 압박을 크게 받아온 정황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

임 총장이 남긴 유서에는 "안타깝고 슬프다. 악마의 덫에 걸려 빠져나가기 어려울 듯하다. 그동안 너무 쫓기고 시달려 힘들고 지쳤다. 더 이상의 수치도 감당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또 유서에서 수사기관이나 특정인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모두 내가 소중하게 여겨온 '만남'에서 비롯됐다. 잘못된 만남과 단순한 만남 주선의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면서 "금전 거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임 총장은 "나뿐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고통이 심하다"면서 "얄팍한 나의 자존심과 명예를 조금이나마 지키고 대학의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먼저 떠난다"고 극단적 선택을 감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순천대는 임 총장의 영결식을 오는 16일 오전 10시 순천대 체육관에서 갖기로 했다. 장례형식은 장상수 교무처장이 장례위원장으로 순천대학교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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