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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3.06.26 12:13

연예병사의 일탈, 누가 만든 것인가?

잦은 외박, 안마시술소 출입까지... 누군가의 책임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올해 초 가수 비와 배우 김태희의 열애설이 터졌다. '세기의 만남'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를 좋게 받아들이는 대한민국 남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건 단순히 '김태희가 비의 여자가 됐다'는 질투심 때문이 아니었다. 군 복무 중인 비가 어떻게 김태희와 자주 만남을 가질 수 있었느냐였다.

아니나다를까, 국방부 조사 결과 비는 지난해 포상휴가 17일, 개인 성과제 외박 10일, 공무상 외박 44일로 71일을 외부에서 보냈다. 그 중 외박 44일을 보면 국군방송 '위문열차' 출연이 19일, 스튜디오 녹음과 안무연습이 25일이었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은 알 것이다. 외박 하루, 휴가 하나 받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그런데 '연예병사'라는 미명아래 휴가와 외박을 자유롭게 다니고 그 기간을 이용해 김태희를 만났으니 이를 제정신으로 지켜볼 남자들이 과연 몇이나 있었을까?

워낙 반발이 거세자 국방부는 비에게 군율 위반으로 근신 처분을 내렸다. 또한 홍보지원병(연예병사) 휴가를 일반 병사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고 공무외출시에는 반드시 간부와 동행하며 당일 반 10시 이전 부대 복귀, 외부인 사적 접촉 통제, 행사 지원시 부대 내 시설 혹은 복지시설에서 숙박하기 등 특별관리지침을 내리며 상황을 일단락지으려 했다. 그래도 연예병사가 일반병사와 같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 연예병사들의 일탈을 담아낸 SBS '현장21' (SBS 제공)

그러던 중 25일, 공교롭게도 6.25 전쟁이 나던 날, SBS '현장 21'은 연예병사들의 '일탈'을 보여줬다. 6.25 행사를 마치던 연예병사들이 술집에서 회식을 하고 근처 모텔에 묵었다가 안마시술소를 가는 모습은 가뜩이나 비의 외박 외출 사건으로 연예병사에 부정적이었던 사람들의 생각을 더 부추기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치료목적'이라는 국방홍보원의 변명은 오히려 웃음거리가 됐다. 국방홍보원은 "인위적인 편집일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하지만 이미 '홍보지원병' 관리의 허술함이 드러난 이상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도 국방홍보원은 충분히 웃음거리가 될 수 있었다.

세븐과 상추. 결국 드러난 이름이다. 군 입대 때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떠났던 두 사람이다. 특히 상추는 어깨 부상으로 4급 판정을 받았지만 현역으로 복무하겠다며 치료를 받아 3급 판정으로 현역 입대했었다. 무엇이 그 둘을 이렇게 중죄인으로 만든 것일까? '연예병사'의 그 엄청난 혜택이 그들의 '군기'를 풀리게 만든 것일까? 국방부는 이들을 조사하고 단지 이들을 처벌하는 것으로 자신의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마침 이 날 신문에는 뇌종양임에도 불구하고 군 부대가 두통약만 처방해주다가 끝내 사망한 모 상병의 장례식날 국방부가 '군의 책임은 없다'라며 유족과의 합의를 깨버렸다는 기사가 실렸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열심히 군 생활을 했지만 끝내 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죽은 군인과 각종 행사와 홍보 활동을 이유로 외박과 휴가를 자유자재로 쓰고 술을 마시고 외부인과 만나며 안마시술소를 드나드는 '연예병사'. 이들의 간극을 만든 것은 과연 누구인지 그들의 책임있는 모습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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