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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영화
  • 입력 2018.12.18 01:10

[S리뷰] ‘마약왕’, 연기왕 송강호의 단독질주

▲ 영화 '마약왕' 포스터 (쇼박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연기왕 송강호만이 외롭게 달린다. 영화 ‘마약왕’은 그의 고독한 질주가 전부다.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 이두삼(송강호 분)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 영화 '마약왕' 스틸컷 (쇼박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이 영화는 마약 제조와 유통에 눈을 뜬 뒤 단숨에 전설의 마약왕으로 거듭난 이두삼을 1970년대라는 배경에 잘 버무려냈다. 1970년대를 상징하는 새마을 운동을 통해 관객은 이두삼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감정을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이두삼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데에는 ‘연기왕’ 송강호의 힘이 어마어마하다. 송강호는 평범한 소시민부터 점차 몸을 불려 마침내 마약왕으로서 정점을 찍는 순간까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게 소화한다. 그는 139분 동안 빠르게 성장해 이두삼의 일대기를 빈틈없이 그려낸다. 게다가 꽤나 많은 출연 인물과 부딪히는 송강호는 매 순간 훌륭한 합을 선보여 보는 이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한다. 

▲ 영화 '마약왕' 스틸컷 (쇼박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그러나 일품으로 평가되는 송강호의 연기는 ‘마약왕’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송강호가 무척 강력한 캐릭터를 맡은 데다 그의 일대기를 다루다 보니 이두삼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이 맥을 못 추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특히 조정석이 맡은 마약왕을 집요하게 쫓는 열혈 검사 김인구라는 캐릭터는 영화 내에서 존재감이 희미하다. 조정석이라는 좋은 배우의 쓰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안타까웠다. 

▲ 영화 '마약왕' 스틸컷 (쇼박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또한, 영화 내에서 소비되는 여성 캐릭터는 우민호 감독의 전작인 ‘내부자들’과 마찬가지로 남성의 욕망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된다. 유흥장면에 몇 차례나 등장하는 헐벗은 여성들, 주체적이지 못하고 결국 누군가의 아내와 애인일 뿐인 여성 캐릭터 등은 때로는 불쾌함을 선물하며 영화에 대한 흥미를 감소시킨다.

▲ 영화 '마약왕' 스틸컷 (쇼박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게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뻔하게 예상되는 이야기는 139분이라는 시간을 지루하게 한다. 그나마 이를 달래는 것은 초반부터 제 몫을 톡톡히 해내던 음악뿐이다.

한편 영화 ‘마약왕’은 오는 12월 19일에 개봉한다. 139분.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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