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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8.12.05 00:09

[S리뷰] ‘스윙키즈’, 모순된 소재 통한 독창적인 스토리텔링... ‘도경수의 군림’

▲ 영화 '스윙키즈' 포스터 (NEW, 안나푸르나필름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이거이 탭댄스라는 거이디!” 

오랜만에 ‘웰메이드’라는 수식어를 달아주고 싶은 영화 ‘스윙키즈’가 올겨울 관객들을 찾아간다.

도경수(엑소 디오), 박혜수, 오정세, 김민호, 자레드 그라임스 등이 출연한 ‘스윙키즈’는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뛰는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 영화 '스윙키즈' 스틸컷 (NEW, 안나푸르나필름 제공)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스윙키즈’는 춤과 전쟁이라는 이질적이고 모순된 소재를 이용해 무척이나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이어간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며 133분이라는 시간을 자유롭게 헤엄친다. 영화 ‘과속스캔들’, ‘써니’ 등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의 탁월한 연출이 눈부시게 빛나는 영화였다.

도경수는 그야말로 ‘스윙키즈’를 군림한다. 영화가 시작한 지 오래 지나지 않았을 시점, 강 감독이 도경수를 처음 만났을 때 “로기수가 와서 앉아있었다”고 했던 말이 십분 이해가 됐다. 도경수가 아닌 로기수가 존재하기는 할까. 그는 약 5개월간 배운 거라고는 믿기지 않을 탭댄스 실력과 입증된 훌륭한 연기력으로 ‘스윙키즈’를 가득 메운다.

▲ 영화 '스윙키즈' 스틸컷 (NEW, 안나푸르나필름 제공)

도경수는 발군의 안무 실력과 빠져들 수밖에 없는 눈빛, 두 가지의 무기로 관객들을 하나둘 쓰러뜨린다. 최정상 아이돌 멤버답게 영화 속 춤 대부분을 직접 소화한 ‘춤 대장’ 도경수는 탭댄스의 경쾌한 리듬과 희로애락을 표현한다. 또한, 그는 크고 맑은 눈망울을 통해 영화의 시작부터 영화가 종료될 때까지 호기심, 분노, 기대, 행복, 열정 등 다채로운 감정을 관객에게 건넨다.

‘스윙키즈’를 통해 배우 도경수와 친밀해진 느낌도 들었다. 로기수는 앞서 도경수가 출연했던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백일의 낭군님’ 등에서 맡았던 캐릭터와 확연히 다른 결을 가진 캐릭터다. 얼핏 보면 근엄해 보이지만, 말썽꾸러기인 로기수로 분한 도경수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귀엽다”를 외치지 않을까.

▲ 영화 '스윙키즈' 스틸컷 (NEW, 안나푸르나필름 제공)

스윙키즈 댄스단의 사랑꾼 오정세는 첫 등장만으로도 영화의 흥겨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게 바로 오정세라는 배우가 가진 힘이 아닐까. 신스틸러 김민호의 활약도 대단하다. 매력적인 비주얼과 ‘정말 중국인인가?’라고 생각게 할 정도의 캐릭터 흡수력으로 등장마다 관객들을 폭소케 한다. 특히 오정세와 김민호의 범상치 않은 몸의 대화는 배꼽을 잡게 한다.

박혜수가 맡은 스윙키즈 댄스단의 통역사 양판래는 어렵게 전쟁 속을 살아가는 여성이지만, 절대 약하고 수동적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남성들 속에서 양판래는 기죽지 않으며 오히려 당차고 주체적이다. 언론시사회에서 박혜수 또한 “판래를 단단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춤을 마냥 즐겁게 느끼는 캐릭터를 씩씩하게 만들어 나갔다”고 말했다.

▲ 영화 '스윙키즈' 스틸컷 (NEW, 안나푸르나필름 제공)

배우들의 연기를 한결 맛깔나게 만들어준 연출도 무척 좋았다. 흥겨운 음악과 춤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박자를 조각 조각낸 화면전환은 리드미컬한 매력으로 영화를 보내는 내내 미소 짓게 한다. 게다가 한국 영화 최초로 삽입된 비틀즈의 ‘Free as a bird’을 포함해 베니 굿맨의 ‘Sing Sing Sing’, 데이빗 보위의 ‘Modern Love’ 등의 세계적인 명곡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발을 구르고 싶게 한다. 또, 원테이크 형식의 파티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데이빗 보위의 ‘Modern Love’가 흘러나오며 도경수와 박혜수가 각각 다른 장소에서 탭댄스를 추며 뛰노는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이념에 따라 사람을 나누는 철문 그리고 이념에 갇힌 사람들을 넘어서서 각자 다른 무대를 밟는 도경수와 박혜수는 대사 하나 없이 오로지 음악과 두 사람의 발재간으로 춤에 대한 열정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순간을 그려낸다.

▲ 영화 '스윙키즈' 스틸컷 (NEW, 안나푸르나필름 제공)

끝으로 남(南), 북(北), 미(美), 중(中), 여(女) 상징적인 인물들로 스윙키즈 댄스단의 멤버를 구성한 것, 춤과 음악이 폭력을 멎게 하는 도구로 사용된 것까지 만족스러웠다. ‘스윙키즈’, 사람 참 미치게 만드는 영화드만!

한편 영화 ‘스윙키즈’는 오는 12월 19일에 개봉한다. 133분. 12세 관람가. “쟈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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