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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3.06.08 09:43

나 혼자 산다, "가족, 그 그립고 낯선 이름에 대해..."

너무 어울려서 게스트라는 말조차 어색했던 김제동

▲ 사진출처='나 혼자 산다' 방송캡처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혼자사는 것에 익숙한 사람에게 가족이란 참으로 그립고도 낯선 이름일 것이다. 힘들 때마다 생각난다. 어려울 때면 항상 떠오른다. 그러면서도 정작 마주하면 무언가 불편하고 어색하다. 그럼에도 항상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든든하고 마음놓인다.

캐나다에 유학중인 딸들을 위해서 딸들이 보고싶어하는 이름들을 찾아 동영상을 만든다. 딸이 다니던 학원의 선생님부터 친구들, 그리고 자신은 몰랐던 옛남자친구와 지금 좋아하는 남자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딸의 일상들을 알아간다. 그것은 작지만 의미있는 여행이고 모험이었을 것이다. 확실히 이성재는 배우이기 이전에 딸을 가진 아버지였다.

하기는 누구나 듣는 소리일 것이다. 어쩌면 아직 젊은 서인국도 벌써부터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장가가라. 결혼하라. 걱정되는 것이다. 여직 혼자인 것이. 앞으로도 혼자 살아가게 될 것이.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한다. 고운 며느리도 보고 싶고 떡두꺼비같은 손주도 안아보고 싶은 부모로서의 욕심도 있다. 그것이 곧 사는 것 아니겠는가. 아무리 연예인이고 잘나가는 몸이라 할지라도 부모 마음이란 다 같은 것이다. 항상 걱정되고 항상 챙겨주고 싶고 그래서 잔소리도 하고. 나이 마흔이 넘어 잔소리라는 게 말이 되는가. 하지만 부모기에 잔소리도 하는 것이다. 김광규도 벌써 마흔여섯이다. 허술한 마당과 바가지가 무척 정겹다.

하여튼 그래서 어머니인 것일 게다. 서울과 부산의 거리가 너무 멀다. 하시는 일도 있으실 테니 여유도 그리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방송으로 자식이 사는 모습을 보고는 그것이 남부끄러워 어느새 득달같이 달려오고 만다. 혼자서 따로 살고 있으면 역시 누구나 경험하는 바일 것이다. 밑반찬과 오랜만의 어머니밥과 청소와 정리와 그리고 마지막 잔소리. 그리 걱정되는 것이다. 그리 마음쓰이는 것이다. 자식의 일이 곧 자기일 같다. 자식이 듣는 소리가 곧 자기에게 하는 말 같다. 그것이 때로 성가시기도 하지만 몹시도 고맙다. 어머니시다. 그래도 청소한다고 정리한다고 여기저기 들쑤셔놓으면 자기 영역을 침범당한 것 같아 예민해지기도 한다.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방송이기 때문에 조금은 자제하고 있었을 것이다. 서인국의 집이 드디어 깨끗해졌다. 고생했다.

김제동은 너무나 프로그램의 취지에 어울리는 게스트였을 것이다. 아니 그래서 심지어 프로그램이 끝나기까지 김제동을 새로운 멤버로 소개하려는 의도일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있었다. 궁상맞다. 그리고 뻔뻔하다. 이 경우는 당당한 것이 아니라 뻔뻔한 것이다. 자기 냄새는 자기가 못 맡는다. 그래도 생김이나 차림은 거울을 보면 어떻게 해결이 된다. 김광규랑 자꾸 엮이는 것이 못내 억울하고 화가 난다. 공감한다. 눈뜨기 전 이대로 영영 일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을 넘어 공포까지 느끼곤 한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찾아와서 나를 119에 전화라도 걸어줄 수 있었으면. 예능인치고 너무 우울하다는 것이 김제동의 가장 큰 단점이다. 그래도 왁자하니 새로운 활력이 멤버들 사이에 생겨난다.

가족이 떠나고 난 자리는 항상 휑하다. 가족을 생각하고 난 시간들은 항상 더 시리고 외롭다. 어떠했을까? 그래도 만난다는 기약이 있었을 것이다. 딸들을 위해 보고싶은 사람들의 동영상도 모으고 딸들의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도 차곡차곡 쌓아놓았다. 그래도 만나기까지 오히려 더 큰 외로움이 찾아들지는 않았을까. 어머니를 두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텅 빈 듯 하염없이 저리지 않았을까. 그리 성가시고 불편하더니만 어머니의 빈 자리가 너무 크다.

금요일 심야라는 사실을 다행스럽게 여긴다. 평일이었다면 다음날 후유증이 조금은 있었을 것이다. 외로움에 익숙해지며 새삼 가족에 대한 그리움마저 길들여진지 오래인데 유난히 보고 난 여백이 서럽기까지 하다. 일곱 남자들이라서 얼마나 좋은가. 중독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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