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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애의 모든 것 "마치 소년처럼, 순수란 유치한 것"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성급한 비밀연애의 이유...
2013년 05월 03일 (금) 10: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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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사진제공=SBS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처음에는 너무 쉽게 가려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아무리 그렇게 있는대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결국 내린 결론이라는 것이 비밀연애인가? 세상이 그리 쉬운 모양이다. 당을 속이고, 동료를 속이고, 마침내는 가족까지 속이고 자기들끼리만 아는 사랑을 하자.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그것이 또 옳다. 그동안 줄곧 말해왔었다. 김수영(신하균 분)은 소년이라고. 나이만 먹은 덩치큰 사춘기 소년에 불과하다고. 한 마디로 어린아이다. 계산할 줄도, 계량할 줄도 모른다. 그저 본능이 시키는대로 충동이 이끄는대로 행동하고 보는 아직 어리기만 한 철부지 아이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성이란 도구다. 인간에게 있어 절대 없어서는 안되는 매우 편리하고 요긴한 수단일 것이다. 이성으로써 사고하고 이성을 통해 판단하고 행동에 옮긴다. 무엇이 옳은지, 어떤 것이 잘못된 것인지, 어떤 선택이 자기에게 유리하고, 어떤 판단이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것인지. 처음에는 다른 대부분의 도구들처럼 이성을 사용하는 것이 어색하고 서툴기만 하다. 그러나 어느 순간이 지나면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게 여겨진다. 자동차란 사람이 만든 단지 도구에 불과할 뿐이지만, 그러니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은 걷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지 않는다. 당연히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려 하면 자동차를 타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에게 있어 이성이란 그들이 쓰는 말이나 그들의 걸음걸이처럼 아직 낯설기만 한 도구에 불과할 것이다. 이성이 개입하기 전에 먼저 충동에 휩쓸리고 만다. 좋게 말해 솔직한 것이고 보다 정확히는 아직 철이 없는 것이다. 무엇이 이익인지도 모르고, 그렇게 하면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그런 식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결국 자신만 불리해지고 말 뿐이다. 그러나 그런 계산이나 계량 없이 아이들은 너무나 솔직하게 무모한 행동을 보이곤 한다. 첫사랑이 실패하고 마는 이유다. 인간은 결국 이성으로써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에 옮긴다. 그래서 또한 첫사랑은 아름답게 미화되는 것이다. 다른 어느것도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충동의 산물일 것이기 때문이다. 계산되지도 계량되지도 않아서 더 아름답다.

물론 김수영은 아이가 아니다. 어른이다. 그것도 판사까지 지낸 훌륭한 어른이다. 충분히 교육받고 훈련받았다. 좋은 대학에 진학했고,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통과했으며, 판사로서도 보다 냉철하고 합리적인 판결로써 지금의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모르려야 모를 수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이 자신에게 이익이고, 무엇이 자기에게 유리한 결과로 돌아올 것인지. 하지만 그는 오만하다. 자신감이 넘친다. 그깟 이익따위. 고작 그런 유리함따위. 그래서 솔직하다. 세상의 모두를 눈아래로 내려다 보기에 그런 모든 것들이 사소하게 여겨진다.

내가 좋아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 못살겠다는 것이다. 누가 반대를 하든, 누가 나서서 훼방을 놓든, 그로 인해 자신이 어떤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되든, 그러나 어떤 순간에도 자기 자신, 자신의 선택과 자신의 만족이 중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의미있는 가장 소중한 존재가 바로 자신일 것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사랑 하나 하는데 무슨 주위의 눈치를 그리 보려 하는가. 노민영(이민정 분)을 보고 있으면 김수영은 그래서 답답하고 짜증만 나는 것이다. 무엇이 지금 노민영이나 자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가?

물론 그래도 명색이 어른인데 고민하는 척은 한다. 노민영이 도저히 지금의 자신을 놓아버리지 못하겠다 한다. 정치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고, 정당의 대표로써 자신이 져야만 하는 책임이라는 것도 있다. 지지자들이나, 같은 당의 동료의원이나, 혹은 보좌관,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의 입장이라는 것도 일단 먼저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고대룡(천호진 분) 대표가 노민영과의 사이를 볼모로 위협을 가해온다. 김수영 자신에게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대상이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아주 잠깐 고민도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비밀연애를 하자!"

아이가 거짓말을 배우게 되는 이유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게 되는 계기일 것이다.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반드시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 그러나 솔직하기만 해서는 그것을 가질 수 없다. 그래서 속이려 한다. 어른이 보기에는 너무나 뻔한 유치하기까지 한 거짓말이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 그것은 너무나 간절한 필사의 노력이 깃든 행동들인 것이다. 그렇게라도 당장을 속이고 주위를 기만함으로써 어떻게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지키고 가지겠다. 들키고 난 이후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이다운 천진함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노민영을 사랑한다. 그녀와 함께이고 싶다. 그녀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그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다. 이리저리 따지고 여러가지로 계산해 보고서 내린 결론이란 일단 당장을 모면하고서 노민영과 함께하는 자신이었을 것이다. 그 뒤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을 다른 누군가가 눈치채고, 그로 인해 자신은 물론 노민영까지 곤란해지게 될 가능성이란 전혀 염두에도 두지 않고 있었다. 그에 결국 응하고 마는 노민영도 노민영이다. 김수영의 솔직함이 그의 오만함에서 비롯되었다면 노민영의 솔직함은 본능이 시키는 순수한 갈망이고 욕구일 것이다. 그들의 이성은 아직 자신들의 욕망을 대신할 만큼 성장해 있지 않다. 아니 오히려 보다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그들임에도 그 이성으로 제어가 안 될 정도로 그들은 서로에게 빠져 있다. 예정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계산도 계량도 불가능한 그것이 사랑 아니던가. 무엇도 따지지도 헤아리지도 않는 순수가 바로 로맨스일 것이다.

그래서 유치하다. 순수란 유치한 것이기에. 그래서 쉽다. 순수란 무엇도 따지거나 재지 않기 때문이다. 이유도 논리도 없다. 그냥 사랑하니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하게 되었으니 사랑하는 것이다. 서로를 간절이 훤하니 그것이 사랑인 것이고, 간절히 원하는 그 본능의 충동에 충실하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사랑인 것이다. 다른 무엇이 필요한가? 보다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사랑을 위해 지금의 가장 간절한 바람을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이? 지금 자기에게 가장 필요하고 가장 소중한 그것을 미뤄두고 치워두는 것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선택의 순간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머리를 쥐어뜯고 후회해봐도 후회한 시간들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것이야 말로 현명함일 것이다. 일단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 취직부터 하고 나서.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가 자라고 나면.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보면 자기가 진정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목표로 살아왔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무엇이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의미였는지 후회라고 하는 기억의 편린에 놓아두고 어느새 지나쳐 버린다. 아무리 힘을 가지고, 그 힘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었어도, 이미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을 안희선(한채아 분)도 안다. 가장 솔직한 캐릭터다. 어쩌면 그녀에게는 이성이라고 하는 자체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말 그대로 어린아이같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심지어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위해 자신마저 수단으로 내던지고 만다. 이용하라. 자신을 마음껏 이용하라. 끝내 후회하게 되더라도 그것은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할 뿐이다. 그에 비하면 너무나 이성적인 송준하(박희순 분)는 오히려 동기인 김수영보다도 더 나이들어 보인다. 양보하고 배려하고 그리고 그것이 상처가 되어 오래도록 앙금이 되어 남고. 김수영과 노민영의 관계에 대해서만큼은 그는 결코 보이는 이미지처럼 좋은 사람이기만 하지 않다.

드라마의 가장 큰 미덕이다. 순수하다. 순수한 로맨스 그 자체다. 하필 30대다. 충분한 성인이다. 아니 넘칠 정도로 성인들이다. 세상을 안다. 인간을 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아이처럼 순수하기만 하다. 혼탁한 정치판에서, 그러고 보면 무능한 정치인의 상징처럼 그려지는 문봉식(공형진 분)조차 지나치게 현실과 자신에 대해 순수한 것이 문제였다. 아이같아서 오히려 현실에 더 잘 물들고 만다. 깊지는 않다. 그것이 보는 이를 후련할 정도로 기분좋게 만든다.

다만 문제라면 아쉽게도 그것이 드라마의 시청률이 생각만큼 나와주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드라마의 시청자들은 대개 성인들이다. 그것은 무소와도 같이 달려가는 순수한 열정이란 소년들에게나 어울린다. 소녀들의 취향일 것이다. 말했듯 너무 쉽고 너무 유치하다. 순수란 그런 것일 테지만. 로맨스라고 하는 것일 게다.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오히려 못되게 굴던 어린 시절의 사내아이를 떠올리게 된다. 자신의 감정에 놀라고 당황하며 끝내 후회와 미련을 남기고 마는 풋내나는 감정 역시 마찬가지다. 여전히 신하균은 소년이고 이민정은 소녀다. 한채아는 보기보다 어린 연기가 어울린다. 어린아이들이 아니기에 더 산뜻하게 다가오는 무엇이 있다. 보는 것이 즐겁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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