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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인터뷰②] ‘명당’ 조승우, “배우로서 관객에게 좋은 영향 주지 못한다면 의미 없어”
2018년 09월 19일 (수)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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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니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S인터뷰①] ‘명당’ 조승우, “가슴 설레는 작품 찾기 힘들어”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명당’의 배우 조승우에게 연기의 기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인터뷰 내내 유쾌한 모습을 유지하던 그는 금세 진지한 눈빛을 띄워내고는 자신이 생각하는 배우의 기반을 설명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가 자신의 본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십분 느낄 수 있던 인터뷰였다.

배우 조승우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명당’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 분)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영화다. 조승우는 ‘명당’에서 땅의 기운을 읽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강직하고 올곧은 천재 지관 박재상으로 분해 극을 이끌어 가며 묵직한 감정선을 표현해낸다.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Q. 영화 ‘춘향뎐’, 드라마 ‘마의’ 이후 오랜만에 한복을 입고 촬영에 임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조승우: 재미있었다. 갓을 쓰고 수염을 붙인 모습을 보고 나름 만족스러웠다. ‘같은 사극이라도 또 다른 얼굴이네?’라는 생각도 들고(웃음). 내 모습을 보는 게 재미있었다.

Q. 사극을 좋아하는 편인가?

조승우: 옛이야기에 흥미가 있는 편이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이기에 배우로서 상상력을 많이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역사적 사실을 작품에서 다루게 되면 더욱 극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Q. 조승우가 생각하는 사극과 현대극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조승우: 그런 부분이 재미있는 것 같다. 사극이라고 하면 우리가 정의하는 톤이 있지 않나. 사극에서 현대적으로 말하면 다들 ‘어색한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그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말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사극은 정답은 없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며 내 상상으로 캐릭터의 말투나 행동 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Q. ‘명당’의 다른 캐릭터들이 굉장히 개성 있고 강렬하지 않나. 조승우가 맡은 박재상은 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아쉽지는 않았는가?

조승우: 셋 다 강하게 가면 균형이 안 맞는 느낌이었다. 박재상은 겉으로 보이는 건 강하지 않지만, 속에 담고 있는 마음이 강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밖으로 표출하는 인물은 아니다. 대본을 통해 그런 면이 있다는 걸 알고 시작했고, 오히려 그런 면이 좋아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Q. 많은 후배 배우들이 조승우를 롤모델로 꼽아 ‘배우들의 배우’라는 수식어로도 불리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어떤가?

조승우: 고맙고 무척 기분 좋은 일이다. 작품에 들어가면 “형 보고 배우가 됐어요”라고 하는 후배들을 많이 만난다. 그래서 박수 쳐주며 “잘 올라왔다. 같이 재미있게 해보자”라고 하는데 막상 공연 연습에 들어가면 그 친구들이 연기하는 나를 보고 있다. 정말 부담스럽다. 저리 갔으면 좋겠다(웃음). ‘실수하면 내가 저 친구에게 상처를 줄까?’, ‘내가 잘못된 모습을 보이면 실망을 줄까?’ 하는 부담도 생긴다.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Q. 조승우가 생각하는 연기의 기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만약 후배 연기자가 묻는다면 무엇부터 닦으라고 조언하겠나?

조승우: 자기가 추구하는 게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기자로서 기술적인 것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겠지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어떤 작품과 역할을 통해서 배우로서 표현해내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작품과 관객과의 매개체가 되어 잘 연결해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배우로서 보는 이들에게 얼마만큼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게 없으면 배우를 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 어떤 작품을 보고 내가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인생이 바뀌었듯 말이다.

Q. 조승우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은 무엇인가?

조승우: ‘와니와 준하’다. 영화 ‘춘향뎐’으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후 섭외가 들어오지 않아 작품을 할 수 없었다. 나는 다시 대학로 소극장에 가서 꿈을 이뤘고 ‘뮤지컬만 하고 싶다. 그게 행복해’라고 생각하며 아예 영화를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때 ‘와니와 준하’의 감독님이 연락이 와 1차 오디션을 보게 됐다. 그런데 제작사 측에서 나를 너무 싫어하더라. 안되나 보다 싶었는데, 감독님이 다시 연락이 와서 ‘와니와 준하’를 하게 됐다. 나중에 들은 건 당시 제작사가 반대하자 감독님이 내가 대본 리딩한 영상을 녹화해서 보여주며 제작사를 설득했다고 하더라. ‘와니와 준하’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다시 영화를 못 했을 것이다. 감독님은 내게 은인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있었던 일도 생각나는데, 조연은 촬영장에 의자가 따로 없다. 그런데 감독님이 나를 불러 모니터를 하라며 감독님의 의자를 선뜻 내주셨다. 그때 느꼈던 따뜻함과 감동은 배우의 삶이 끝날 때까지 기억날 것 같다.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Q. 조승우는 드라마, 영화, 뮤지컬 세 장르의 정상에 섰다. 그리고 계속해서 세 가지 장르를 넘나들고 있는데, 세 장르를 각각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하다.

조승우: 나는 영화로 데뷔했지만, 연극을 전공한 무대 배우다. 무대 배우인데 영화와 드라마도 하는 것이다. 세 장르 모두 다 나에게 재미와 감동 그리고 도전의식도 주고 각각의 장점도 있다. 하지만 가장 편한 곳은 무대고, 또 무대에서 채워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는 곳은 영화와 드라마인 것 같다. 무대와 카메라 앞을 넘나들며 선보인 연기가 나를 도우며 지금의 조승우라는 배우를 만든 것 같다.

Q. 연이은 뮤지컬 출연으로 소진된 느낌이 든다며 지난 2016년 뮤지컬 ‘스위니 토드’ 이후로 2년 정도 뮤지컬을 쉬겠다고 과거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정말 2년 만에 ‘지킬 앤 하이드’로 뮤지컬 무대를 밟게 됐는데 계속해서 그 기간을 염두에 두고 있던 것인지, 우연의 일치인지 궁금하다.

조승우: 당시 인터뷰에서 “2~3년 정도 쉬고 싶어요”라고 얘기한 것 같은데, 기사가 ‘조승우, 앞으로 2년간 공연 안 해’라고 너무 극단적으로 나왔더라. 그 기간을 안 쉬면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았다(웃음). 뮤지컬을 2년 정도 쉬면서 ‘비밀의 숲’, ‘명당’, ‘라이프’를 하고 이제 때가 되어서 ‘지킬 앤 하이드’로 돌아오게 됐다. 내가 이 작품을 15년을 했음에도 아직 못 보셨다는 분들이 많더라.

사실 ‘후배들도 하고 싶을 텐데, 내가 후배들 앞길을 막는 게 아닌가?’, ‘내가 초연했으니까 “건들지 마”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관객들에게 내가 지겨운 배우가 될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런데도 ‘아직 보지 못했는데 공연해줘서 고맙다’는 얘기들 들으니 아차 싶었다. 그리고 어릴 때는 미처 몰랐던 부분을 나이가 든 만큼 또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재공연을 하게 됐다.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Q. 이번 ‘지킬 앤 하이드’의 관람 포인트를 알려달라. 관객들이 어떤 면을 기대하고 관람하면 좋을 것 같나?

조승우: 깊이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기술적인 부분 말고 캐릭터를 대하는 자세가 깊어지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맨 오브 라만차’에서 세상을 냉소적으로 보는 친구에게 “이보게 친구여, 나는 사는 동안”이라는 대사가 있다. 원래 대사는 “나는 50년을 사는 동안”이다. 그걸 내가 27살 때 하게 돼 ‘50년’이라는 걸 뺀 것이다. 그런데 그 대사를 뺐다고 해도 27살짜리가 인생을 충고하는 것은 웃기지 않나. 같은 캐릭터라도 30살, 40살, 50살 등 나이에 따라 느낌이 전혀 다를 것 같다. 알게 모르게 쌓인 삶의 연륜이 느껴지지 않을까? 그래서 재공연을 하는 것 같다. 공연은 작품과 함께 배우도 성장해 가는 부분이 재미있다.

한편 영화 ‘명당’은 오는 9월 19일에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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