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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인터뷰①] ‘명당’ 조승우, “가슴 설레는 작품 찾기 힘들어”
2018년 09월 18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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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니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명당’의 배우 조승우가 원인불명의 열정 침체 상태에 빠져 예전처럼 작품에 가슴이 뛰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이런 번뇌의 시간 속에서도 조승우는 드라마 ‘비밀의 숲’, ‘라이프’에 이어 영화 ‘명당’까지 선 굵은 작품들에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이제 무대에 서기 위해 잠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떠나는 그가 다시 돌아올 때는 두 손 가득 새로운 열정을 담아오길 바라고 또 응원해본다.

배우 조승우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명당’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 분)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영화다. 조승우는 ‘명당’에서 땅의 기운을 읽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강직하고 올곧은 천재 지관 박재상으로 분해 극을 이끌어 가며 묵직한 감정선을 표현해낸다.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Q. 영화 ‘명당’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조승우: 일단 작품을 선택한 것은 박희곤 감독님이 결정적인 이유다. 영화 ‘퍼펙트 게임’을 박희곤 감독님과 함께한 후 우연히 박 감독님이 연출한 ‘인사동 스캔들’을 봤다. 속도감 있고 간결하면서도 재미있더라. 그런 영화를 하셨던 분이 갑자기 사극영화를 하신다니 어떤 감각으로 찍을지 기대가 생겼다. 게다가 대본을 읽어보니 퓨전이 아닌 정통 사극이더라. 영화 자체가 권력을 쟁탈하려는 소리 없는 전쟁인데, 또 그 안에서 내 역할은 정적으로 흘러가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Q. ‘명당’이라는 작품 속에서 조승우가 맡은 천재 지관 박재상은 어떤 캐릭터인가?

조승우: 박재상이라는 캐릭터는 다른 역할들과 비교해 잔잔하다. 표면 위로 올라와 있는 캐릭터는 아니고, 중심으로서 영화의 축을 맡은 느낌에 가깝다. 내레이션으로 영화의 시작을 알리고 또 영화의 끝을 책임지며 문을 열고, 닫는 역할이다. 조금은 정적이지만, 소소한 임팩트가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박희곤 감독과는 영화 ‘퍼펙트 게임’에 이어 ‘명당’을, 이수연 작가와는 드라마 ‘비밀의 숲’에 이어 ‘라이프’를 함께했다. 같은 사람들과 한 번 더 작품을 하게 된 이유가 특별히 있는 것인가?

조승우: 작품이 좋아서다. 작품이 안 좋았다면 “미안해”, “재미없어”라며 거절했겠죠. 드라마 같은 경우 특성상 16부작이라고 해서 대본 16개를 다 받아서 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수연 작가님은 다른 작가님들과 비교해 대본을 많이 주는 편이다. 그래서 이수연 작가님과 일하는 것 같다.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Q. 그렇다면 대본을 받았을 때 조승우가 흥미를 느끼는 지점이 궁금하다.

조승우: 남들이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요즘 소재가 많이 사라지자 다뤘던 소재를 형식만 조금씩 바꿔서 하는 등 나쁘게 말하면 돌려막기 식으로 작품이 제작되고 있지 않나. ‘명당’은 요즘 퓨전 사극을 주로 하는 추세였는데 정통 사극이라는 점에서 좋았고, 이수연 작가의 두 작품은 모두 시스템을 깊게 다루기에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 되겠구나 싶었다.

Q. ‘명당’을 보는 동안 디테일한 연기가 눈에 띄었다. 앞서 선보였던 연기와 비교해 연기 스타일에 변화를 준 것인가?

조승우: 내 연기를 내가 말하는 게 민망하지만, 연기하는 데 있어 디테일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 디테일을 일부러 찾아내서 연기로 승화하는 것은 연기를 위한 연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기서 어떤 디테일을 줘야지’라고 하진 않는다. 연기를 체내화하면서 나도 모르게 나오는 것 같다.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Q. ‘명당’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문장이 있다면 알려달라.

조승우: “나는 이제 사람 묻는 땅 말고, 사람 살리는 땅 찾을 거야”라는 대사가 있다. 나는 이 대사 이후 박재상의 2막이 열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과 이어지는 ‘명당’의 엔딩 장면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명당이란 무엇인가?”라는 박재상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영화는 엔딩 장면을 통해 ‘그의 인생은 의미 있었다’, ‘잔잔해도 충분하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Q. 풍수지리, 손금, 관상 등에 평소에도 관심이 있었나?

조승우: 우리 일상에 다 있는 것이지 않나. 관심을 안 가지려고 해도 안 가질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미신이 아니라 나름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지 않나. 나중에 가정을 꾸리게 되면 마음에 맞는 곳에 집을 조그맣게 지어서 염소도 키우고, 상추, 고추도 기르며 지내고 싶다.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Q.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아 한동안 작품을 고르기 힘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명당’, ‘비밀의 숲’ 등 여러 작품을 했는데 현재 그 고민은 해결된 것인가?

조승우: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마흔이 넘으면 제2의 배우 인생이 펼쳐질 테니 그때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도 했다. 원인은 모르겠는데, 요즘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 작품을 못 찾겠다. 흥미롭고 도전해보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드는 작품은 있지만, 가슴이 설레서 미쳐버릴 것 같은 작품을 만나기가 어렵다. 시간이 지나 과도기를 지나게 되면 열정이 다시 불타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Q. 작품에 설레지 않는 이유를 스스로 생각해 본 적 있나?

조승우: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라고 생각해봤다. 나는 너무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20대의 추억이 없다. 끊임없이 작품을 하며 여러 가지 캐릭터를 맡다 보니 인간 조승우로 살아온 것보다 어떤 캐릭터로 살아온 시간이 더 길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게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나에 대한 확신이 서야 인생의 제2막을 헤쳐나가며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뛰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과거 인터뷰에서 ‘연기대결’이라는 표현이 싫다고 말한 걸 봤다. 이유가 궁금하다.

조승우: 캐릭터를 맡고 연기하기까지 상대 배우는 정말 중요하다. 내 캐릭터의 50% 이상을 만들어주는 게 상대 배우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상대 배우 복이 정말 많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지 않는 배우 스타일은 혼자 계산하고, 생각하고, 표현하며 ‘나만 돋보일 거야’라고 하는 거다. 그러면 작품이 산으로 가게 된다. 주변 인물과 앙상블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패한 연기라고 생각한다.

   
▲ 조승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Q. ‘조승우가 곧 장르’라는 말이 있지 않나.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조승우: 너무 극찬이다. 그 표현은 너무 민망하고… 모르겠다.

Q. 최근 ‘명당’, ‘비밀의 숲’, ‘라이프’ 등 여러 장르물을 넘나들고 있지만, 여전히 ‘클래식’, ‘후 아 유’ 등 2000년대 초반의 작품 속 조승우를 마음에 담고 있는 팬들이 많은 것 같다. 그렇지만 조승우는 과거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보지 않는다고 말한 적 있다. 그 이유와 아직도 보지 않는지도 궁금하다.

조승우: 친구가 우리 집에 방문해 내가 씻으러 간 사이에 ‘후 아 유’를 보고 있더라. 그때 내가 당장 끄지 못하겠냐며 너희 집에 가서 보라고 말했다(웃음). 그 정도로 안 본다. 이유는 아껴두는 것도 있고, 나중에 일기장 보듯이 추억을 곱씹고 싶을 때 예전의 모습을 하나하나 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가정이 생겨 나의 아이를 갖게 됐을 때 아이에게 ‘아빠가 예전에 이런 걸 했어’라며 하나씩 아이의 나이 등급에 맞춰 보여주고 싶다.

한편 영화 ‘명당’은 오는 9월 19일에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S인터뷰②] ‘명당’ 조승우, “배우로서 관객에게 좋은 영향 주지 못한다면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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