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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영화
  • 입력 2018.09.14 00:00

[S리뷰] ‘명당’, 역사와 허구의 적절한 배합

▲ '명당' 포스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영화 ‘명당’이 역사와 허구 그리고 풍수설이라는 소재를 알맞게 조합해 거대한 서사를 만들어냈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 분)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영화다.

▲ '명당'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명당’은 뻔한 리듬을 타고 흘러가지만, 상상 속 이야기에 실제 역사를 가미해 관객들을 스크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명당’은 왕이 아니면서 왕보다 강력한 왕권을 행사했던 흥선대원군, 어린 나이에 즉위해 권력을 빼앗겼던 헌종, 강력한 세도정권을 구축했던 김좌근을 영화 속에 배치한 뒤 풍수지리설을 통해 인물들의 갈등을 극대화한다.

그리고 역사와 허구의 컬래버레이션은 오로지 명당(明堂)을 이용해 개인의 운명부터 왕권까지 바꾸려는 여러 인물의 과한 집념을 납득하게끔 돕는 장치의 역할도 해낸다. 

▲ '명당'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명당’을 연출한 박희곤 감독은 영화를 구상할 때 “허구와 역사를 잘 결합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며 “알려지지 않은 젊은 흥선의 모습과 천재 지관인 박재상이라는 인물을 잘 결합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가장 점수를 높게 주고 싶은 부분은 역시나 배우들의 열연이다. 극명한 온도 차가 느껴지는 연기를 선보여야 했던 지성은 그의 몫을 온전히 해내며 ‘역시 지성’이라는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조승우의 연기 또한 빛난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 틈에서 누구나 예측 가능한 곧은 성품을 지닌 캐릭터의 존재를 끝까지 이끌고 갈 수 있었던 건 조승우이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 '명당'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드라마 ‘비밀의 숲’, ‘라이프’에 이어 조승우와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유재명은 ‘명당’의 신스틸러로 영화에 감칠맛을 더한다. 천하 명당을 두고 급박하게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유재명은 작은 웃음들을 선물하며 자신만의 역할을 확고히 한다. 조승우와 유재명 콤비의 자연스러운 호흡은 두 캐릭터를 더욱 살아있게 한다.

‘명당’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를 너무 믿은 탓일까? 배우들의 얼굴만 가득 담아낸 클로즈업이 지나치게 많아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영화의 전개를 의지한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게다가 예측 가능한 그림들이 펼쳐지는 정형화된 연출은 신선함을 떨어뜨려 아쉬웠다. 

▲ '명당'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그런데도 ‘명당’은 극적인 이야기와 조승우, 지성, 백윤식, 문채원, 유재명 등 이름만으로도 존재감을 여실히 나타내는 배우들의 만남을 통해 추석 연휴에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을 만족하게 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한편 영화 ‘명당’은 오는 19일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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