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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공연
  • 입력 2018.08.15 00:00

[S리뷰] ‘록키호러쇼’, 완벽하지 않아 더욱 완벽한 뮤지컬

▲ '록키호러쇼' 포스터 (알앤디웍스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완벽하지 않아 오히려 반갑기까지 한 뮤지컬 ‘록키호러쇼’가 유쾌함을 더해 1년 만에 돌아왔다. 

‘록키호러쇼’는 메리 셜리의 SF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비롯해 다양한 B급 공포 영화와 공상 과학 영화를 패러디해 탄생했으며, 허위와 가식으로 가득 찬 기성세대에 반발해 주류 문화에 편입되지 않는 B급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진정한 자유를 외치는 뮤지컬이다. 

▲ 알앤디웍스 제공

뮤지컬 ‘록키호러쇼’는 브래드와 자넷이 여행길에 갑작스러운 자동차 고장으로 인해 낯선 성을 방문하게 되고, 그 성에서 외계에서 온 양성 과학자인 프랑큰 피터 박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록키호러쇼’는 깊은 스토리를 가진 뮤지컬은 아니다. 심지어 단순한 스토리에 맞춰 무대 또한 비교적 단출하다. 왜 이리도 마니아가 많은 공연인지 의문이 들기도 할 테지만, 무대의 막이 오르고 나면 비로소 그들이 푹 빠진 ‘록키호러쇼’의 매력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잇따른 신나는 넘버와 파격적인 의상 등 화려한 볼거리에 집중하다 보면 눈 깜짝할 새 인터미션 안내 방송을 듣게 된다.

‘록키호러쇼’는 관객참여형 뮤지컬로 관객이 공연에 직접 참여할 여러 기회를 제공해 재미를 더한다. 배우들의 부름에 관객들이 호응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뮤지컬인만큼 일명 ‘관크’(‘관객 크리티컬’의 줄임말로 관람에 방해를 주는 모든 행위를 뜻하는 신조어)가 될까 조마조마하며 꼼짝하지 않고 관람했던 여타 뮤지컬과는 다르게 신나고 즐겁게 춤추며 공연을 즐긴다면 최고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흥이 바짝 오른 상태에서 진행되는 커튼콜은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한다. 이를 위해 ‘타임워프 댄스’ 동영상을 미리 시청하고 가는 걸 추천한다.

▲ 알앤디웍스 제공

그리고 ‘록키호러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팬텀들의 활약이다. 9명의 팬텀은 공연 시작 전 공연장 로비에서부터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돌아다니며 관객들과 춤을 추고, 함께 사진을 촬영하며 분위기를 한껏 달군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된 후 참여형식의 뮤지컬에 쭈뼛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공연 시작 전에만 팬텀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결코 아니다. 팬텀들은 무대에서 자동차, 괘종시계, 거미 등 다양한 소품과 역할로 변신하고 또 무대 연출도 돕는다. 게다가 제각각 색다른 표정 연기로 리액션을 하며 공연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공연 중간중간 그들에게 시선을 둔다면 더욱 즐거운 공연이 될 것이다.

더불어 이번 시즌 눈에 띄는 변화는 배우 송유택과 정다영이다. 송유택은 한국 프로덕션 중 처음으로 콜롬비아 역에 캐스팅된 남자 배우다. 성별의 개념을 떠나 오직 캐릭터의 개성을 중요시하며 고심해 뽑은 배우라고 하니 더욱 기대해봄 직하다. 팬텀 중 한 명인 정다영은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수 출신의 배우로 무대에서 자유자재로 리본을 활용하는 등 ‘록키호러쇼’의 볼거리를 늘려 눈길을 끈다.

▲ 알앤디웍스 제공

‘록키호러쇼’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유쾌한 음악에 몸을 맡기고, 함께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이뿐만 아니라 뮤지컬 속 인물들을 통해 우리는 평소에 가지고 있던 도덕적 관념들을 타파하며 대리만족하게 된다. 짧은 시간 내에 해방감과 자유를 느끼며 묵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이다. 누구든 분명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즐기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B급 감성이면 어떻고, 담긴 내용이 빈약하면 어떠하리. 이런 점에서 ‘록키호러쇼’는 완벽하지 않아서 오히려 빈틈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뮤지컬이다. 

끝으로 못내 아쉬웠던 점은 음향이다. 어딘가 모르게 막힌 듯 답답했던 음향은 배우들의 대사나 넘버를 시원하게 객석에 전달치 못해 안타까웠다.

한편 뮤지컬 ‘록키호러쇼’는 8월 3일부터 10월 21일까지 홍익대 대학교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19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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