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영화
  • 입력 2018.07.31 20:12

[S리뷰] 영화 '공작', '액션이 필요 없는 현실적 첩보영화의 완성형'

'범죄와의 전쟁'에 맞먹는 완전한 '띵작' 만든 윤종빈 감독

▲ 영화 '공작'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요근래 본 영화 중 가장 시간을 순삭당한 영화는 '미션임파서블: 폴아웃'이었으나 '공작'이라는 영화가 같은 첩보물 장르임에도 완전히 다른 구성으로 등장했다.

현 시점, 전 세계 박스오피스의 정점에 서있는 '미션임파서블: 폴아웃'과 전작에서 1400만의 누적 관객수를 모았고 8월 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신과함께-인과연'이 일주일 간격으로 극장가를 피서지로 만들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일주일 간격으로 '공작'이 그 뒤를 이어 극장가에 관객을 더욱 불러 모을 것이라 예측된다.

그만큼 이미 그 흥행성공여부를 인정 받은 시리즈물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공작'이란 작품은 놀라운 완성도를 보였다.

그동안 첩보물에는 총기액션, 카체이싱이 필수요소라는 공식이 선입견임을 깨우쳐주는듯 '공작'은 첩보물임에도 총성이 들리지 않는 작품이다. 주먹질조차 없다. 가장 큰 액션이 몸을 더듬는 정도랄까.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극중 흑금성 역을 맡은 황정민이 '구강액션'에 대해 강조했던 사실이 영화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리고 그 구강액션은 톰 아저씨의 바이크 체이싱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몰입력을 부여했다.

'공작'이란 영화의 소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안기부의 블랙요원, 스파이다. 그리고 그 스파이가 김정일 체제의 북한에 잠입하려 하는 것과 이야기를 같이 한다. 이 독특한 소재에 황정민, 조진웅, 이성민 이라는 연기의 신들, 그리고 요즘 가장 바쁜 젊은 배우 주지훈이 주연을 맡았다. 소재와 배우 두 요소로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를 해봄직한데 감독이 또 윤종빈 감독이다. 

▲ 영화 '공작' 스틸컷, 배우들 뒤로 보이는 북한의 거리 모습 ⓒCJ엔터테인먼트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본 사람들은 정말 '순삭'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스크린에 집중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공작'이 또 그렇다. 캐릭터들의 관계와 시대적 배경에서 오는 변화요소들이 정말 재미나게 맞물려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전달한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그 안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묘사를 정말 잘 연출해내는 윤종빈 감독이다. 90년대 말 남북의 관계, 50여년 만에 정권이 바뀌는 시점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공작'의 정말 커다란 재미요소다.

그리고 이 영화는 '인랑'이 실패한 주인공의 고뇌를 더욱 짧은 시간 안에 완벽하게 담아냈다. 개연성 부족으로 공감에 실패한 '인랑'의 임중겸과는 다르게 '공작'의 박석영은 상부의 명령과 미래지향적 대의 사이에서 고뇌하고 적국이지만 같은 색의 생각을 갖고 있는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그 고뇌를 더욱 깊게 표현해낸다.

또한 '공작'에서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역사적 인물과 기업 등의 실명을 거론한다. 김대중, 김정일, 장성택, 김경희 등 남북한의 역사적 인물들뿐 아니라 제일기획 같은 실제 존재하는 기업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현실성을 부여했다. 이 또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전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 영화 '공작' 스틸컷, 정통형 첩보물 그 자체 ⓒCJ엔터테인먼트

한 가지 우려가 될만한 점은 영화에 대해 정치색을 부여하고 평가를 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보수진영에서는 이 영화에 대해 '좌파적 색채를 가졌다'고 말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가보안법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현재 이뤄지고 있는 남북평화협력 기조에 긍정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좌우 어디든 치우친 생각으로 '공작'을 관람한다면 한 쪽에서는 국가보안법 관련 내용으로 불편하고 한 쪽에서는 북한의 300만이 넘는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현실에 대해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공작'은 스스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픽션이라 밝히고 있다. 윤종빈 감독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와는 상관 없이 영화는 영화다.

여기저기 총성이 고막을 때리고 화려하고 스피디한 체이싱신은 없다.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구현한 북한의 모습과 화려한 구강액션으로 137분 동안 스크린에 몰입하게 만드는 영화 '공작'은 오는 8월 8일 개봉한다.

박기자의 영화 '공작' 평점
★★★★☆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