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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영화
  • 입력 2018.07.24 21:26

[S리뷰] 영화 '인랑', '리얼'에 버금가는 완성도..

김지운 감독은 도대체 뭘 만들고 싶었던 건가..불면증 치료제?

▲ 영화 '인랑'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개인적으로 기대작이었고 시사회에서 접한 작품은 기대를 저버린 정도가 아니라 화가 날 정도로 형편 없는 무언가였다.

작품의 내용을 인지하게 될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시놉시스다. 시놉시스를 보면 어떤 이야기가 흘러갈지 어느 정도 예측이 되게 된다. 그리고 그 시놉시스에 어떤 배우가 출연하는지가 덧붙여지면 작품의 기대치로 치환된다.

그런 점에서 '인랑'의 기대치는 상당히 높았다. 최민호는 아이돌이라고 차치하더라도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김법래, 최진호 등 믿을 수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요소요소 배치됐다. 게다가 최근 원작을 각색한 작품들이 웬만하면 '평타'는 쳐왔기 때문에 상당한 원작을 지닌 '인랑'에 대해 기대를 하면 했지 기대를 아예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려웠다.

그렇게 기대를 했던 작품이지만 예고편을 보고 가슴 속에 12% 정도 불안감이 생기긴 했다. 그래도 '인랑'의 범주는 '내부자들', '이끼'의 범주에 가까웠지 '아파트', '치즈인더트랩' 등의 범주와는 멀어보였다. 원작이 있는 작품 중 흥행에 더 큰 기대를 던졌던 작품인데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였다. 

야박하다고 할지라도 기자는 '인랑'에 대해 '리얼'에 버금가는 완성도를 지닌 '졸작'이라고 평하고 싶다.

▲ 영화 '인랑' 스틸컷, 남산 케이블카에서 한효주가 정말 예쁘기에 끝까지 볼 수 있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면을 유도하는 내레이션은 '설명충'의 그것처럼 거북했다. 배우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내러티브가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아니 작품 전체적으로 내러티브가 불편하다. '아 그건 말이지'라는 문장을 써서 설명을 해줘야 조금이나마 수긍할 것 같았고 이를 증명하듯 시사회 직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지운 감독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허나 대부분이 결국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이었다. 

이 작품은 설명이 없다면 수긍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왜 남북한 정부가 통일준비를 했는지에 대한 배경설명은 내레이션으로 호로록 지나간다. 그렇다면 배경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건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가장 중요한 단체인 '특기대'와 '섹트'에 대해 이해하려면 이 배경설명이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그런 여러가지 정보가 'TMI'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저 '너희들은 비주얼 극강인 강동원과 한효주의 러브라인이나 보면 돼!'라고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극중 임중경(강동원 분)과 이윤희(한효주 분)의 러브라인은 '도대체 왜?'라는 질문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그냥 잘생기고 예쁜 배우들의 얼굴을 확~ 하니 클로즈업해서 쨍하게 보여준다. 큰 스크린이 필요한 부분이다.

'인랑'에 출연한 배우들이 연기를 못했다고 평하는 것은 잘못됐다. 배우들은 최선을 다해 감독의 디렉션에 맞는 캐릭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캐릭터로 완성된 한상우(김무열 분)를 보면 알 수 있다. 액션신들 역시 잘 만들어졌다. 마지막에 '인랑' 수트를 입기 전까지는 말이다. 임중경이 '인랑'으로 전투를 벌이는 신은 약간 시대에 뒤쳐진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것이다. 혹자의 표현대로 '우뢰매'나 '반달가면' 느낌이랄까..

▲ 영화 '인랑' 스틸컷, 액션신은 볼만하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단언하건데 연기가 문제가 아니라 연출이 문제였다. 만약 '저스티스리그'나 '클레멘타인'을 감명 깊게 봤고 '리얼'을 나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인랑'을 추천한다.

박기자의 영화 '인랑'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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