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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홍준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3.03.13 20:27

[리뷰] 호프 스프링스,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명품 배우들의 부부생활 솔루션

헐리우드판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

[스타데일리뉴스=박홍준 기자]

 사진제공=데이지 엔터테인먼트

호프 스프링즈(Hope Springs)

감독: 데이빗 프랭클
출연: 메릴 스트립, 토미 리 존스, 스티브 카렐

결혼 30년차 부부 케이(메릴 스트립 분)와 아놀드(토미 리 존스 분)는 각방을 쓴 지 오래된 노부부다. 하숙생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무뚝뚝한 남편 아놀드와 달리, 소녀감성 아내 케이는 식어버린 사랑을 되돌리기 위해 ‘일주일 간의 부부 관계 힐링 캠프’에 덥석 예약하는데...

 

메릴 스트립의, 메릴 스트립을 위한, 메릴 스트립에 의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제작진이 만들었다는 요란한 홍보 카피와는 달리 이 영화는 말랑말랑한 코메디 영화가 아니다. 주연 배우를 보면 알겠지만 이미 황혼기에 접어든 노부부의 관계회복과 인생에 대한 성찰을 주제로 한 드라마다.

플롯의 탄탄함보다는 주연배우들의 연기와 현실감 있는 대사가 극의 흐름을 주도한다. 부부간의 문제점과 그로 인한 상처를 직시하고, 대화를 통해 풀어간다는 설정은 여타 비슷한 장르의 영화에서 사용되어온 방식이나 이 영화는 지나치게 부부의 대화와 팰드 박사(스티브 카렐 분)의 처방에만 초점을 맞춘다.

때문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식의 재치있고 긴장 넘치는 영화적인 재미는 없다. 다만 실제로 오랜 결혼 생활에 지친 부부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해 나아가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해 나아가는가에만 초점을 맞췄다.

 

 

플롯과 캐릭터가 주는 재미보다 두 주연 배우의 관계에만 영화의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마치 TV드라마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의 극장판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다만 [사랑과 전쟁]에서 드라마를 빼고 조정관 신구 선생(지금은 강석우)이 두 부부를 앞에 놓고 설교와 조언을 통해 부부간의 화해를 이끌어 내는 조정 장면만 따로 떼어놓아서 영화를 만든 것 같은 착각까지 불러 일으킨다.

 

데이빗 프랭클 감독은 전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호흡을 맞췄던 메릴 스트립의 연기에 지나치게 의존한 연출을 한다. 케이와 아놀드, 그리고 팰드 박사의 상담실에서 메릴 스트립의 얼굴 위로 아놀드와 팰드 박사의 대사가 오프 사운드(off-sound)로 들리는 장면을 보라. 관객은 아놀드와 팰드 박사가 아닌 케이의 얼굴만을 볼 수 있다. 단지 미묘한 표정 변화 하나로 케이의 심리나 그녀를 둘러싼 모든 상황을 설명하는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칭찬할 만하다. 헐리우드에서 자신의 표정 연기 하나로 그 긴 시간을 롱 테이크(long take)로 연출할 수 있는 배우가 또 어디 있겠는가?

 

 

아놀드가 각성하고 변화하려는 모습이나 케이가 돌발행동을 보이는 장면 등 중간중간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보이고, 팰드 박사의 지나치게 평면적인 캐릭터도 아쉽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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