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영화 '마녀'는 기대를 갖게 하는 예고편으로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귀환을 높이 알리려 했지만 19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본편에서 디테일적 완성도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그 이야기를 전했다.
'마녀'의 소재는 뇌와 초능력에 대한 이야기다. 소재 자체로도 '리미트리스'나 '루시'를 연상케 한 '마녀'는 이야기 진행에 있어서도 크게 다르지 아니하다. 인위적으로 일반인 보다 뇌를 활성화시킨 주인공은 초능력을 발휘하게 되고 그 능력을 노린 단체의 추격을 받는다는 내용.
최근작인 '루시(2014)'와 비교하자면 뤽 베송 감독이 액션 보다 철학적인 부분을 주로 다뤘다면 '마녀'의 박훈정 감독은 철저하게 액션에 주를 두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렇기에 '마녀'가 같고 있는 강점은 액션이어야 하지만 기자가 본 '마녀'의 액션은 전체적인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 강점 보다는 약점에 가깝다.
초능력을 가진 존재의 액션이기에 상당히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다. 마치 MCU의 히어로들처럼. '마녀'에서 보여주고자 한 부분 역시 비현실적인 강함을 액션신으로 승화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녀'의 액션은 '쿵푸허슬'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
비현실 보다는 초현실에 가까운 능력 설정은 속도와 힘의 우위 속에서 누가 더 강한지를 겨룬다. 자윤과 귀공자의 대결은 싱과 화운사신의 마지막 대결과 비슷한 늬앙스를 풍긴다. CG가 이런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시켰다.
판타지 영화인 '어벤져스'의 액션신에 관객들이 몰입을 하는 건 극의 분위기와 장면이 같은 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녀'의 액션은 사실극화와 판타지의 불협화음 같다. 그렇기에 더 아쉬움이 크다. '마녀' 속 자윤이 '레지던트이블'의 앨리스에 비견 될 정도로 매력적인 액션 여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초현실성을 조금 덜 가미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액션 부분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했지만 그 액션신을 담당했던 두 사람, 김다미, 최우식은 이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최대 수확이다.
신예 김다미는 정말 매력적인 배우라는 것을 '마녀'를 통해 200% 증명했다. '마녀' 속 기승전결을 전부 담당한 것과 다름 없이 비중이 큰 역할을 생애 첫 주연으로 이 정도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한국 영화계의 큰 선물이나 다름 없다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다.
귀공자를 연기한 최우식 역시 그동안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는 알려져 있지만 이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시켰다는 것은 놀라울 따름이다. 마치 '추격자'의 하정우나 '타짜'의 조승우에 비견 될 정도다.
신예들의 활약 속에 메인빌런이나 마찬가지인 닥터 백 역을 맡은 조민수의 연기는 아쉬움이 남는다. 감독의 디렉팅인지 배우 스스로 만든 캐릭터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입이 거친 러프한 인물이려면 더 극대화시켜 캐릭터를 완성시켰어야 했다. 욕을 그렇게 많이 하면서 그 욕에 어색함 깃들면 관객들은 몰입을 할 수 없다. 욕은 찰지게 해야 제맛. 닥터백의 욕은 사료가게 아저씨의 구수한 욕의 절반만이라도 찰지게 했어야 했다. 워낙 본성이 착해서 평소에 욕을 안해봐 그랬다면 차라리 욕은 전혀 하지 않는 냉소적 어투를 지닌 인물이었다면 몰입하기 더 좋았을 것이다. 존댓말 프리더 같은 어투 말이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존재하긴 하지만 '마녀'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것을 생각해봄직하다. 만 원 정도 되는 티켓값이 아까운 영화는 절대 아니다. '마녀'를 재밌게 보고 그렇지 않고의 차이는 취향의 차이가 가장 큰 부분일 것이다. 실제로 기자는 '마녀'에 대해 아쉬움이 컸지만 정말 재밌게 봤다고 평가한 동료기자도 있었으니 말이다.
신예 김다미의 매력이 가득한 영화 '마녀'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박기자의 영화 '마녀' 평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