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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 "시청자와 눈을 마주치고, 예능이 아닌 교양이 되다."
시청자와 교감도 공감도 없는 단순한 나열과 설명, 지루하다.
2013년 02월 18일 (월) 08: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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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사진='남자의 자격' 로고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2009년 방송되었던 '남자, 그리고 아내가 사라지다'편에서 YB와 OB로 나뉘어진 가운데 OB에 속한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이 초반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앉아만 있던 장면이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그저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도 그만 빵 터지고 말았었다. 바로 이런 것이 남자로구나 하고. 아내가 사라진 남편이란 어쩌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공감어린 웃음이었을 것이다.

리얼리티란 바로 이런 것일 터다. 어깨 너머로 몰래 지켜본다. 문틈 사이로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 그들의 일상을 훔쳐본다. 실제는 아닐지 몰라도 실제처럼 여겨져야 한다. 특히 <남자의 자격>은 그동안 작위적인 웃음보다 일상의 체험과 공감에서 오는 자연스런 웃음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빵 터지는 웃음은 부족할지 몰라도 남자들만의 리얼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친근한 웃음과 감동이 <남자의 자격>에는 있었다. 그것이 필자가 <남자의 자격>을 그동안 여러 예능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항상 챙겨보려 애쓴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어느새 어깨너머로 보던 일상이 멤버들과 눈을 마주치며 지켜보는 연출된 무대가 되어 버렸다. 리얼리티는 리얼리티다. 그러나 멤버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리얼리티가 아닌 멤버들이 이끄는대로 따라가며 지켜보는 이를테면 투어에 가까울 것이다. 리얼버라이어티라기보다는 차라리 평일 저녁시간대의 교양프로그램을 보는 느낌이었을까? 리얼버라이어티의 연기자라기보다는 리포터에 더 가까웠을 것이다. 이리로 가면 이런 것이 있고, 저리로 가면 저런 것이 보인다. 눈까지 마주치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재미없다.

전혀 관심이 없던 주제에 대해서도 프로그램을 보면서 어느새 관심을 가지고 생각도 해보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에 있었다. 그다지 잘 알지 못하는 남자들의 일상에 대해 여성시청자들마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런 부분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몰래 지켜본다. 남자들의 실제의 모습을 몰래 TV를 통해 훔쳐본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본모습이다. 일곱 남자들이 갖는 남자들만의 실제 모습이다. 그런 동의가 있었다. 그런데 눈을 마주치고 만다. 눈을 마주친 채 설명을 듣고 만다. 남자들의 실제 일상에서 연출되고 동원된 소재가 되어 버린다.

과연 이번 <남자의 자격:2013년 미리살기> 미션을 통해 언급된 여러 소재들 가운데 진정으로 시청자들과 교감할 수 있었던 내용들이 얼마나 되었겠는가? 그저 소개하는 것으로 그치고 있었다. 그저 이런 것들도 있구나 나열하여 보여주는 것으로 그치고 말았다. 정작 <남자의 자격> 멤버들 자신들부터가 보다 깊숙이 소재들에 자기를 밀어넣기 보다 발가락 끝만 담근 채 겉만 훑으려 하고 있었다. 어디에 공감이 있고, 공감이 없는데 설득이나 동의가 있을 리 있겠는가. 그동안 <남자의 자격>이 보여주던 미덕이란 제모용품을 체험하며 보여준 공허한 웃음이 대신하고 말았다. 차라리 그럴 것이라면 처음부터 아예 그렇게 왁자하게 웃음만을 목표로 삼던가.

당장 '프로슈머'의 미션만 하더라도 실제 멤버들이 필요로 하고 구하고 싶어하는 제품을 가지고 멤버들끼리 의견을 모아보는 것이었으면 어땠을까? 이를테면 기타를 배우고 싶어한다. 여러 기타제품을 놓고 전문가인 김태원의 의견까지 곁들여 서로에게 맞는 제품, 그리고 기존의 제품 가운데 개선할 점은 없는가 서로 의견을 교환해 본다. 이경규가 하고 있는 닭고기 프렌차이즈 사업과 관련해서 제품을 체험해보고 개선점을 지적해 보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보다 더 친근하게 소재에 깊숙이 다가갈 수 있다. 그리 멀거나 대단한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의 가까이에 있는 한 부분이다. 더 가깝게 소재에 대해 느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쇼셜 다이닝 역시 그렇게 돌발적으로 하나의 미션으로서 수행하기보다 일정 기간을 주고 SNS를 체험하게 한 뒤 한 사람과 만나는 미션을 주어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의도해서가 아니라 SNS를 통해 접하게 된 누군가에 대한 순수한 충동적 호감과 호기심에 의한 즉석만남일 것이다. 마치 계산된 듯한 이벤트성 만남은 그다지 교감을 얻지 못한다. 그들의 이야기이지 내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그다지 관심도 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급격히 흥미가 떨어지고 만다. 보기가 괴로웠다. 아무리 <남자의 자격>이라고 이것을 끝까지 보고 있어야 하겠는가.

프로그램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연 이제까지와 같이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을 지향할 것인가. 아니면 왁자하게 웃고 떠드는 예능의 본질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이번주 그랬던 것처럼 교양프로그램을 닮아갈 것인가? 결국 연기자가 구르는 것이 리얼버라이어티라 할 때 몸이 힘든 것만이 아닌 새로운 유행이나 문화를 따라가는 것 또한 무척 버거운 일일 것이다. 아저씨라면 더 그렇다. 많은 아저씨들은 그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도 하다.

많이 아쉬웠다.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실망이 너무 커서 과연 이대로 앞으로도 계속 <남자의 자격>을 보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까지 하게 되었다. 힘을 잃어간다. 자신의 정체성마저 잃어가고 있다. 멤버들은 훌륭하다. 주상욱과 김준호 두 새로운 멤버의 가세는 <남자의 자격>에 날개를 달아주려는 듯했다. 아니면 이들 두 멤버가 독이 되었던 것일까? 그도 아니면 PD가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재미없었다. 지독히도 재미없었다.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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