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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사회
  • 입력 2018.06.04 00:33

용산 건물붕괴 현장 수색하는 인명구조견 모란과 우정

용산 건물 붕괴, 용산참사 10년 만에 드러난 안전불감증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3일 오후 12시 35분경 용산역 맞은편 한강로 2가 4층 상가건물(1966년 건축)이 무너졌다. 붕괴 당시 4층에 거주하던 이모(68,여)씨는 흔들림을 느끼고 1층으로 대피하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겨우 구출됐다. 이씨는 현재 경팔과 다리에 열상 및 화상을 입고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취재진이 찾아간 건물 붕괴 현장에는 잔해 수습 작업을 펼치던 포크레인과 소방차 뒤로 유독 눈에 띄는 두 인명구조견이 보였다.

쉴새없이 수색과 잔해 제거를 작업하는 130명의 소방관들 사이로 보이는 두 견공. 분명 현장은 붕괴 직후 화재로 연기가 계속해서 피어올랐다. 그럼에도 두 견공은 수색을 멈추지 않았다. 

▲ 용산 건물 붕괴 현장을 수색하는 모란과 우정 (용산구 긴급구조통제단 제공)

눈에 띄던 인명구조견 모란과 우정

용산 건물 붕괴 현장. 곳곳이 화재 진압으로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음에도 수색작업을 펼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두 소방관은 검은색의 모란과 브라운색의 우정이다. 

현장은 붕괴와 화재로 땅바닥이 달아올랐고, 날씨 마저 30도가 넘는 무더위였다. 두 인명구조견은 소방관(핸들러)을 따라 쉬지 않고 매몰자 구조 수색에 매달렸다. 

▲ 3일 용산 건물 붕괴 현장 수색을 펼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인 '모란'(인명구조통제단 제공)

인명구조견 모란(6세, 래브라도 리트리버, 핸들러 김하름 소방관)은 서울119특수구조단 소속으로 2013년 전국 인명구조견 경진대회 1위(탑독)를 차지한 베테랑이다.

같이 투입된 인명구조견 우정(3세, 벨지움 마리노이즈, 핸들러 김영웅 소방관)은 중앙119구조본부(수도권119특수구조대)소속으로 작년 10월 30일 인명구조견 인증서를 획득했다. 오랜 기간동안 훈련받은 총명한 대한민국 소방청의 신예 에이스다.

▲ 화재로 곳곳에서 연기가 오르는 가운데 수색작업을 펼치는 인명구조견 '우정'의 모습(용산구 긴급구조통제단 제공)

한편 인명구조견은 예기치 못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주어진 역할 이상의 일들을 해내며 우리 곁을 지켰다.

일례로 2016년 4월 16일, 남미 에콰도르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나라 전체가 붕괴 직전까지 몰렸을 때, 38도가 넘는 무더위 속 지진 현장에서 인명구조견 다이코(4세,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7명의 생명을 구하고, 수색 일주일만에 급성 호흡 부전, 탈진으로 숨졌을 때, 전 세계 매체는 긴급 타전을 하고 다이코를 추모했다.

멕시코 해군소속 프리다(8세, 래브라도 리트리버)도 작년 멕시코에서 규모7.1의 강진이 발생한뒤 현장에 투입돼 사망자 25명과 생존자 11명을 찾아내기도 했다.

프리다는 2013년 멕시코 시티 가스 폭발 사고, 2015년 과테말라 산사태, 2016년 에콰도르 지진 참사때도 다이코와 더불어 멕시코 뿐 아니라 해외 참사 현장을 누비며 총 52명의 생명을 살린 영웅이다.

한국에도 수많은 인명구조견들이 있다. 3일 오후 용산 건물 붕괴 현장에서 곳곳을 누비던 모란과 우정이 바로 그들이다.

▲ 용산 건물 붕괴 현장, 소방 당국은 사고 직후 포크레인 2대 포함 37대의 장비를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 ⓒ스타데일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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