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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3.02.09 16:01

위대한 탄생3 "마침내 가려진 TOP4, 그러나 관심이 없다"

경쟁의 짜릿함이 사라진 오디션, 결과에 대한 흥미가 사라지다.

▲ 사진제공=MBC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마침내 TOP4가 가려졌다. <위대한 탄생3> 참가자 가운데 가장 실력이 뛰어난 - 혹은 가장 대중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는 네 사람이 이렇게 가려진 것이다.

바로 문제다. 그렇게 결국 마지막 TOP4가 가려지기는 했는데 과연 이들이 지금까지의 <위대한 탄생3> 참가자 가운데 가장 뛰어난 - 혹은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네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더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단지 같은 조에 더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하게 일찌감치 탈락하게 된 경우는 없는가.

물론 그럼에도 마지막 남은 네 사람이니 TOP4라 할 수 있다. 그러나 16명 가운데 경쟁을 통해 가려진 4명이 아닌 연령대와 성별로 나뉜 4개의 조에서 각각 마지막까지 남은 4명인 셈이다. <위대한 탄생3> 참가자 가운데 10대와 20대 남녀, 25세 이상 참가자 중 가장 뛰어난 한 명씩 해서 4명인 셈이다. 모든 조가 평준화된 실력을 보이고 있다면 그것도 상관은 없겠지만, 그러나 실력이 아닌 나이와 성별에 의해 임의로 나뉘어진 조이기에 조에 따라 실력차이가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할 것이다. 과연 각조의 1위가 다른 조에서도 최소한 2위로 탈락한 다른 참가자를 밀어낼 정도의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가.

<위대한 탄생3>에 대한 대중의 호응이 전만 못한 이유일 것이다. 최고의 실력자를 가려내야 한다. 대중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와 인정을 받는 참가자를 가려낸다. 그런데 그 이전에 제작진에 의해 나이와 성별을 기준으로 임의로 조가 나뉘고 말았다. 그 조 안에서 1차적으로 순위가 가려진다. 평준화된 조가 아니다. 불평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더 뛰어난 실력자들이 모인 조에 속해 있기에 억울하게 탈락하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 순위란 의미가 없다. TOP4란 크게 의미가 없다. 그런데 그렇게 마지막까지 남은 4명이 모여 다시 최종우승자를 가리려 한다고 한다. 동등한 조건에서 치러지는 경쟁이 아닌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헤프닝과 같다고 할 것이다. 가장 빼어난 실력을 지닌 - 가장 스타성이 뛰어난 참가자를 가려낸다고 하는 애초의 취지는 퇴색된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각각의 연령대와 성별을 대표하는 조별 경쟁이 강조되는 구도였는가? 20대 남성과 여성이 경쟁한다. 10대와 25세 이상의 참가자들이 서로 진검승부를 펼친다. 멘토간의 경쟁이 사라졌다면 최소한 조와 조 사이의 경쟁이라도 부각시킬 필요가 있었다. 같은 조 안에서, 심지어 멘토에 의해 최종탈락자가 결정되는 분위기는 승자가 패자가 첨예하게 갈리는 오디션의 경연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승자의 환호도 패자의 좌절도 결국은 같은 멘토에게서 그동안 함께 배우고 연습해 온 같은 조이기에 그 선명함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같은 조 안에서 승자와 패자를 나누고서는 이제 와서 각각의 멘토에 속한 조 사이에, 각자의 성별과 연령에 따른 경쟁을 벌이겠다 말한다.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디션이란 경연이다. 경연은 곧 경쟁이다. 경쟁이라는 요소가 사라진다면 굳이 오디션이라고 하는 형식을 가져가야 할 이유란 없다. 경쟁이라는 요소가 사라진 오디션이란 단지 실력있는 아마추어들의 무대를 나열하는 것에 불과하다. 실력은 뛰어나다. 그러나 이미 프로로 데뷔한 가수들 가운데도 그들보다 오히려 더 뛰어난 가수들이 넘쳐나고 있다. 굳이 일부러 귀한 시간을 할애해가며 아마추어들의 어설픈 무대를 보아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시청률도 지난 시즌2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잘못생각한 것이다. 지난 시즌1과 시즌2에서 멘토별로 조를 나누었더니 멘토와 멘토 사이의 과도한 대결구도로 말미암아 프로그램이 과열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재미다. 그를 위해서 김태원과 용감한 형제도 열심히 대립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전과는 달리 같은 멘토인 김태원과 김연우 사이에서도 서로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차라리 그대로 각각의 멘토에 속한 조 사이에 보다 첨예한 경쟁을 보여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를테면 KBS의 밴드서바이벌 프로그램 <TOP밴드>에서와 같이 각각의 멘토에 속한 참가자끼리 토너먼트를 통해 승부를 겨루어 최종승자를 가려낸다.

한동근의 경쟁자가 나경원이어서는 안되었다. 오히려 그들은 동지여야 했다. 나경원과 한동근이 손을 잡고 정진철과 한 팀을 이룬 오병길과 겨룬다. 박수진과 박우철은 멘토 용감한 형제와 머리를 싸매고 이형은과 한기란이 속한 김소현 조와 겨룰 아이디어를 짜낸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그 승패가 그들 자신에게도 승리가 되고 패배가 된다. 매회 누가 승리할 것인가를 숨죽이며 손에 땀을 쥐고 본다. 같은 조에서 탈락자를 가려내야 하는데 그것이 기꺼울 시청자가 누가 있을까? 원래 멘토스쿨을 지나고 나면 각자 응원하는 조가 생기기 마련인데 그것을 무시하고 같은 조 안에서 탈락자를 내놓았으니 그만큼 경연에 대한 흥미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대는 흥미롭고 재미있다. 하지만 오디션이고 경연이다.

아쉽다. 더 나아져야 하는데 오히려 스스로 함정으로 빠져들고 만 듯한 모습이다. 참가자들의 실력은 더 뛰어난데 정작 그만큼의 대중적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듯한 모양새다. 차라리 시즌2가 나았다. 김태원과 방시혁, 이은미 사이에 온갖 구설이 불거지던 당시가 더 흥미도도 높았다. 이제는 멘토들이 왜 그 자리에 있는가 의문이 들 정도다. 멘토와 멘티 사이의 끈끈한 관계도 오히려 멘토에 의해 탈락되는 멘티로 인해 흐려진지 오래다. 우려한 그대로다. 더 이상 <위대한 탄생3>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재미를 주지 못하고 있다.

시즌1부터 보았다. 시즌2에서도 여러 문제들을 지적하기는 했지만 가장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시즌3에서 단지 의무감으로, 그나마도 아무런 감상도 남기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만다. 의미가 없다. 재미가 없다. 참가자들이 아깝다. 그들의 실력과 개성이. 그들이 가진 가능성들이. 멘토들 역시. 이런 것을 기대한 것이 아니었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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