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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인터뷰
  • 입력 2018.05.30 00:00

[S인터뷰②] ‘예쁜 누나’ 손예진, “나이 들어 60대에 멜로 연기 하는 게 꿈”

▲ 손예진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S인터뷰①] ‘예쁜 누나’ 손예진, “빠르고 뜨거운 반응에 평정심 유지하려 노력”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매번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해온 배우 손예진이 나이가 들어 60대가 되더라도 멜로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나타냈다.

손예진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예쁜 누나’에서 손예진은 커피 전문 프렌차이즈 가맹운영팀 슈퍼바이저 윤진아를 맡아 현실감 넘치는 사회생활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또한, 손예진은 일도 사랑도 아직은 안정적이지 못한 평범한 30대 여성의 현실 속에서 모두가 부러워할 연하남 서준희(정해인 분)과 연애를 펼쳐 뭇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Q. ‘예쁜 누나’의 윤진아가 손예진의 인생 캐릭터로 등극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알고 있나?

손예진: 30대 중후반으로 넘어가는 나이에 이렇게 내 나잇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인 것 같다. 아마 내가 지금보다 더 어리거나, 나이가 더 많았다면 이 상황이 지금처럼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을 것 같다. 성격이나 가족, 직장이 다르다고 해도 비슷한 나잇대 여성으로서 겪는 공감대가 있지 않나. 진아를 연기하는 데 있어 그런 공감대가 영향을 많이 끼친 것 같다. 누구나 한 번쯤 듣고 겪은 이야기였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이런 역할을 맡은 건 정말 축복이었다.

▲ 손예진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Q. ‘예쁜 누나’는 현실적인 연애를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사랑하고 싶어졌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어땠나?

손예진: 20대에 ‘예쁜 누나’를 봤더라면 너무 아름다운 애정신이나 사랑스러운 두 사람의 모습이 그대로 보였을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게 찰나이고 순간이라는 것을 아니까 사랑스럽고 달콤한 장면들이 너무 슬프더라. 나뿐만 아니라 정해인과 안판석 감독님도 그렇게 느꼈다. 저 찰나의 아름다운 순간이 지나가는구나 싶더라. 행복했던 순간을 초 단위로 기억하고 싶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 퇴색되지 않나. ‘예쁜 누나’는 인생과 사랑에 대해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된 작품이다.

Q. ‘예쁜 누나’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많았다. 실제로 마신 것인가?

손예진: 실제로 술을 마셨다. 촬영 때마다 술을 마셔서 술이 많이 늘었다. 술을 마신 거랑 마시지 않은 거랑 리얼함이 하늘과 땅 차이다. 술을 잘 먹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웬만하면 마시고 촬영했다. 감정 때문에 술의 힘을 빌렸던 것 같기도 하다. 

▲ 손예진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Q. ‘예쁜 누나’의 상대 배우인 정해인이 자신이 손예진에게 누가 될까 걱정했다고 하던데, 정해인과의 호흡은 어땠나?

손예진: 최고의 파트너였다. 정해인을 보며 감독님이랑 이렇게까지 잘할지 몰랐다고 얘기했을 정도다. 정해인이 이제 4년 차라고 하더라. ‘나는 4년 차 때 저만큼 못했던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들며 나의 과거를 떠올리게 됐다. 또 대본 속의 서준희와 정해인이 싱크로율이 높았다. 정해인이 캐스팅되기 전 ‘예쁜 누나’의 대본을 보고 생각한 서준희의 이미지가 정해인과 굉장히 비슷했다. 찍으면서 더 닮은 거 같다. 신기했다. 정해인이 가진 색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Q. 지난 기자간담회 때 작품이 끝나면 잘 벗어나는 편인데, ‘예쁜 누나’는 너무 몰입해있어 잘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른 작품과 ‘예쁜 누나’ 종영 후의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

손예진: 예상한 대로 쉽지는 않았다. 돌아가는 차 안, 다음날 일어났을 때 등 많이 허전하더라. 모든 것에서 허전한 감정이 느껴졌다. ‘예쁜 누나’를 촬영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워졌었다. ‘이제 곧 제주도에 가겠지’, ‘이제 끝나겠지’라는 생각이 종영 한 달 전부터 시작됐다. 다음 주에 포상휴가로 일본 삿포로에 간다. 공식적인 일정이 모두 끝나야 감정이 올 거 같지만, ‘예쁜 누나’는 정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 손예진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Q. ‘예쁜 누나’를 통해 드라마로 복귀하기까지 5년이 걸렸다. 다음 드라마는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가?

손예진: 점점 줄여나가야 한다. 내가 작품을 한 번 선택하면 목숨 걸고 하는 스타일이라서 선택하기까지가 힘들다. 매체 특성상 드라마 시나리오를 보통 끝까지 볼 수가 없다 보니 이야기가 어디로 갈지 몰라서 항상 불안함이 있다. 대사 외우고, 잠잘 시간 등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하고. 장면을 잘 표현하고 싶은데 체력도 안 되고 하다 보니 마음먹기까지 5년이 걸렸다. 좋은 환경과 내가 하고 싶은 좋은 작품이라면 그 전에 할 것이다.

Q.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다면?

손예진: ‘여명의 눈동자’ 같은 작품을 찍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 극적인 전쟁 속에서 피어난 사랑 같은 절절한 멜로를 해보고 싶기도 하고,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같은 작품도 꼭 찍어보고 싶다. 내가 나이가 들어 40대나 60대가 되더라도 멜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면 배우로서 꿈이고 축복인 것 같다.

▲ 손예진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Q. 안판석 감독과 또 작품을 할 기회가 온다면?

손예진: 무조건 할 거다. 감독님이랑은 일 년마다 한 작품씩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드라마는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많이 찍는다. 하지만 안판석 감독님은 많이 해봐야 두 번에 끝이 난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대사가 훼손된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또 안판석 감독님의 시선이 너무 좋았다. 안 감독님은 굳이 얼굴을 담아내지 않고 오히려 뒷모습을 보여주는 등 색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감독님은 덜 보여줬을 때의 장점을 잘 알고 계시는 것 같다. 그 부분이 너무 좋았다.

Q.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 이어서 드라마 ‘예쁜 누나’로 ‘멜로퀸’임을 입증했다. 배우로서 한 가지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

손예진: 올해 추석 때 영화 ‘협상’이 개봉하는데, 피 튀기는 협상가로 나온다. 멜로에 조금 젖어 있고 싶은데, 곧바로 확 깰 것 같다(웃음). ‘협상’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올 상반기에 보여준 모습과 아주 많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 손예진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Q. ‘멜로퀸’이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게 아쉽지는 않은지?

손예진: ‘멜로퀸’이라는 단어는 배우에게 있어 큰 선물 같다. 사실 내가 멜로물을 한지 오래됐다. ‘해적’, ‘덕혜옹주’ 등 다양하게 끊임없이 변신을 해오고 있는데, 그런데도 ‘클래식’ 같은 내 멜로 연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다. 서운한 것보다 다양한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Q. 데뷔 후 스캔들이 한 번도 없었다. 비밀유지를 너무 잘한 것 아닌가(웃음)?

손예진: 그러게 말이다. 왜 그렇게 살았는지 모르겠다(웃음). 일을 너무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슬프게도 일이 너무 소중해서 사람이 먼저였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거 같다. 순간순간은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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