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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영화
  • 입력 2018.05.21 23:39

[S리뷰] 화려한 그림X강렬한 연기 ‘독전’, 휘몰아치는 광기도 피하지 못한 ‘남성 중심 영화’

▲ '독전' 스틸컷 (NEW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영화 ‘독전’의 화려한 그림과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는 일품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결국 ‘독전’은 그럴싸한 남성 중심 누아르 영화였다.

영화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영화로 하나의 대상을 쫓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안에서 ‘원호’(조진웅 분)를 중심으로 하나둘씩 점차 정체를 드러내는 인물들의 성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독전' 스틸컷 (NEW 제공)

이해영 감독은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영화를 찍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을 때 마침 ‘독전’이라는 영화를 제안받았다”며 “‘독전’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느낌을 넘어 ‘독전’이라는 영화를 꿈꾸게 했다”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이 감독은 “‘독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제각각 매달리는 신념이 다르다. ‘누가 누굴 죽였다’, ‘누구는 살아남았다’는 개념이 아니라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독전’의 모든 캐릭터 하나하나를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뜻을 밝혔다. 

▲ '독전' 스틸컷 (NEW 제공)

영화 ‘독전’을 관람한 뒤 이해영 감독의 뜻에 따라 ‘독전’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를 다시 떠올려보았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故 김주혁이 연기한 ‘진하림’이다. ‘독전’ 속 김주혁은 아시아 최대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 그 자체다. 김주혁이 선보인 ‘진하림’의 밑도 끝도 없는 광기와 독보적인 카리스마는 김주혁에게서 전혀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으나, 1mm의 틈새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꼭 들어맞은 모양새다. ‘독전’ 속 김주혁을 보는 내내 영화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가 뭉게뭉게 떠오른다.

김주혁을 지나쳐 그다음 눈에 들어온 것은 ‘독전’의 배경이다.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겉과 달리 화려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락’(류준열 분)의 소금공장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이어 일상적인 공간인 용산역에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해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는 시도도 좋다. 이외에도 영화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새하얀 설경 등 ‘독전’에는 아름다운 배경이 이따금 등장해 유령 마약 조직의 대표인 ‘이선생’을 쫓는 긴장감 가득한 분위기의 환기를 돕는다.

▲ '독전' 스틸컷 (NEW 제공)

하지만 ‘독전’은 ‘뻔하디뻔한 남성 중심 영화’라는 평을 벗어나긴 어려울 듯싶다. ‘독전’의 포스터 속 유일한 여성인 배우 김성령이 분한 ‘오연옥’은 ‘독한 자들의 전쟁’이라는 뜻을 지닌 영화의 이름과는 무색한 존재감을 보인다.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배우의 한 단면만 덜렁 잘라 보여준 듯한 느낌이 아쉽게 느껴진다. ‘오연옥’에 대해 이해영 감독은 “이야기를 촉발하는 인물이다. 감독으로서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독전’에 등장하는 배우 강승현, 진서연, 금새록이 맡은 캐릭터들 또한 아쉽기 그지없다. 혼잡한 싸움터에서 여성은 왜 꼭 여성을 골라 싸워야 하는지, 마약에 취한 캐릭터라는 걸 관객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꼭 여성의 신체 일부를 보여주는 행위를 해야 하는지, 몇 등장하지도 않는 여성 캐릭터는 언제나 피 흘리며 죽는 게 전부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 '독전' 스틸컷 (NEW 제공)

끝으로 영화 ‘독전’은 ‘이선생’을 쫓는 커다란 사건에 혈안이 오른 탓에 열혈 형사 ‘원호’(조진웅 분)과 ‘락’(류준열 분) 두 사람의 감정을 쫓아가지 못해 아쉬운 빈틈을 남긴다. 두 사람의 감정에 대한 불친절한 설명은 영화를 보는 동안 몇몇 대사에 관한 의아함을 불러온다.

한편 영화 ‘독전’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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