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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정한호 기자
  • 영화
  • 입력 2018.05.18 10:39

‘서산개척단’, ‘1박2일’ 유일용 PD 제보로 시작된 제작 비화 화제

▲ 유일용 프로듀서 (훈프로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정한호 기자] 5월 24일 개봉을 앞둔 다큐멘터리 ‘서산개척단’의 제작이 KBS ‘1박2일’ 유일용 PD의 제보로 시작된 것이 알려지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유일용 PD는 ‘서산개척단’의 이조훈 감독과 대학 동아리 선후배 사이. 유 PD는 어린 시절 서산에 살면서 아버지에게 ‘서산개척단’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방송국 프로듀서가 되자 지역의 슬픈 역사를 방송으로 만들면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다는 후문. 

예능 프로듀서로 활약하던 터라 유 PD는 자신보다 이 사건을 제대로 만들어 줄 수 있을 연출자를 떠올렸는데 그가 바로 이조훈 감독. 2013년 당시 간척지에 대한 행정소송으로 더욱 고통받고 있는 개척단 피해자들을 위해 이 사건이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한다고 이 감독에게 전했다고 한다.

제보 당시는 2013년, 박근혜 정권 초기였기 때문에 방송으로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찬가지로 이조훈 감독 또한 다큐멘터리 제작비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다. 영화제, 모태펀드, 지상파 방송사 등 다양한 창구를 두드렸지만 모두 거절했다. 탄핵 국면이 지난 2017년 9월이 돼서야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작비 지원금을 일부 지원받게 되면서 지난 4년간의 비용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 수 있게 됐다.

쉽지 않았던 다큐멘터리 제작을 5년간 끌어올 수 있었던 것은 이 감독 스스로가 이 사건에 깊숙이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서산개척단 사건’을 알게 된 이 감독은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으나 1960년대 나온 기사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이는 모두 개척단 운영이 잘 되고 있다는 홍보성 기사였다. 

이 감독은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지역주민들뿐인 반세기간 철저히 은폐된 사건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이 감독 이전에도 개척단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왔던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강제 결혼으로 가족을 꾸려 온 피해자들은 자녀에게 알려질까 두려운 마음에 신분 노출을 거절해 왔다. 서산에서 자란 유일용 PD의 도움으로 개척단 피해자들은 이 감독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카메라 앞에서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유일용 PD는 취재 중간중간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같이 소식을 주고받으며 어르신들에게 전달했다. 마을 주민으로서 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며 고마움을 밝혔다.

57년 만에 처음으로 용기를 낸 개척단 피해자들의 피맺힌 한을 담은 영화 ‘서산개척단’은 오는 5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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