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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3.01.05 11:01

위대한 탄생3 "멘토 없는 멘토스쿨, 멘티와 멘티가 주인공이 되다."

시즌1과 2에 대한 피드백,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다.

▲ 사진제공=MBC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동안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새로이 만들어지고 방송되어지고 있었다. 그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범람 가운데 <위대한 탄생>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특정지을 수 있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무엇이 있을까? 이것이 <위대한 탄생>이라 정의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요소다. 바로 이것 때문에 시청자는 굳이 다른 프로그램이 아닌 <위대한 탄생>을 본다.

결국 <위대한 탄생>이 자랑하는 멘토시스템일 것이다. 음악인으로서 이미 일가를 이룬 멘토들이 직접 참가자 가운데 멘토를 골라 가르치고 훈련시킨다. 그같은 멘토에 의해 선택되고 훈련된 멘티들이 멘토의 이름까지 짊어지고 무대에 올라 서로의 기량을 겨룬다. 오디션 참가자 백청강 개인의 승리만이 아닌 그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와준 멘토 김태원의 승리이며, 구자명이라고 하는 참가자 개인의 우승이 아닌 그가 그 자리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준 멘토 이선희의 우승이기도 한 것이다.

시즌1과 시즌2에서 1위와 2위가 모두 같은 멘토에게서 나온 것이 우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멘토 자신의 명예를 걸고, 그리고 멘티는 자신의 꿈을 건다. 그렇게 멘토와 멘티는 하나가 되어 무대 위에서 서로의 자존심과 미래를 건 승부를 펼친다. 시청자 역시 그러한 드라마를 기대하기에 시즌1에서도 멘토 사이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때로 사실처럼 인구에 회자되고 있었다. 역시 시즌1에서 1위와 2위, 그리고 4위까지 모두 김태원의 멘티가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가장 화제가 되었던 김태원 멘토스쿨의 영향이 가장 컸었기도 했다. 시즌2에서는 다만 지나치게 길어진 프로그램의 일정이 멘토스쿨의 감동마저 훼손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부작용도 있다. 백청강과 이태권을 기억하기보다 멘토 김태원을 기억한다. 그나마 구자명과 배수정은 나았다. 그렇더라도 이선희의 이름은 이들의 존재를 가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크고 무거웠다.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였을까? 시즌2에서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길게 늘어졌다는 비판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멘토와 멘티를 분리한다. 가장 먼저 멘토와 멘티가 만나게 되는 선발과정부터 제작진이 임의로 나이대별로 팀을 나누어 멘토에게 일방적으로 배정해준다. 시즌1과 시즌1에서의 끈끈함 대신 멘티로써 주어졌으니 가르친다는 의무감이 남는다. 김소현의 눈물이 그다지 와닿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시즌1과 시즌2에서는 이미 예선과정에서부터 드라마가 준비되고 있었다.

멘티가 주인공이 된다. 결국 멘토와 멘티 사이의 관계보다 라이벌미션이라고 하는 주제를 통해 멘티와 멘티의 관계가 더 전면에 나서게 된다. 갈등하고 화해하고 서로 친구가 되고 동료가 된다. 오히려 멘티와 멘티 사이의 관계는 설득력이 있다. 신미애와 슈가소울이 보여준 갈등과 그럼에도 결국에 그것을 극복하고 같은 무대에 서기까지가 하나의 일관된 드라마를 보여준다. 이형은과 강예은의 관계 또한 처음부터 원만하지만은 않았다. 어쩌면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였을 한동근과 같은 집에서 머물며 팀을 이룬 소울슈프림의 따뜻함 또한 인상적이었다. 문제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에 불과한 멘티들이 멘토를 넘어서 자신을 드러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나마 시즌1과 2에서는 멘토들이 견인하여 대중의 관심을 모으던 것을 아마추어에 불과한 멘티가 나누어지게 되면서 그 힘이 약해진다.

결국은 프로그램의 성패는 한 가지에 달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티들이 얼마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가? 엄격한 시험대일 것이다. 멘토들을 뛰어넘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야 한다. 멘토는 더이상 그들을 돕지 않는다. 멘토로써 그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 대신 시험에 합격한다면 그들은 프로로써 오롯이 홀로 설 수 있는 자격을 손에 넣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멘토스쿨에 속한 멘티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무대에 서고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역시나 김태원이나 김연우, 김소현, 용감한 형제 같은 익숙한 이름을 넘어서기에는 아직 많이 역부족이다. 준비가 되어 있을까?

한결 빠르게 진행된다. 지난 시즌2에 비해 나아진 부분이다. 지루할 틈이 없다. 오히려 아쉽기까지 할 정도다. 뭐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조금 더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까지 갖게 된다. 앞으로 더 무엇을 보여줄까? 이미 이때쯤이면 참가자들의 한계까지 여실히 드러나 있었을 지난 시즌들과는 달리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미지로 가려져 있다. 아직 확실하게 드러난 것도 없지만 그런 만큼 미리 예단할 수 있는 부분도 없다. 얼마든지 시청자의 예상을 깨고 놀래킬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 프로그램의 끝이 참가자 자신의 끝이 아니다.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재능들이 뛰어나다. 높은 수준에서 평준화되었다. 굳이 판단하려 하지 않는 이유다. 재능은 몇몇을 제외하고 거의 대등하다. 실력은 이후의 노력이 좌우할 것이다. 결과는 운 또한 크게 작용할 것이다. 슈가소울은 바비킴의 말처럼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팀으로써 그들은 입체적인 풍부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차라리 솔로가 낫다. 팀을 이룬 것이 멘토스쿨에 합류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다면 그 팀이 탈락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 약간은 주관적인 판단에도 기대게 된다. 어차피 멘토가 있고 심사위원이 있는 이유일 것이다.

감동이 부족하다. 아쉬운 부분이다. 멘토스쿨인데 멘토와 멘티 사이의 드라마가 부족하다. 하지만 의도된 바일 것이라 생각한다. 멘토의 자리를 멘티가 대신한다. 다만 멘토를 대신하기에 멘티의 존재감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여전히 그들의 곁에는 멘토가 있다. 차라리 멘토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차라리 팀을 이루어 조별로 겨루는 내용으로 전개되었다면. 그러나 그것은 또 <위대한 탄생>이 아니다. 딜레마다. 아니 딜레마도 아니다. 고민할 부분일 뿐이다.

새로운 도전이다. 새로운 시도다. 시즌1과 시즌2의 문제와 한계를 제작진 스스로 인식하고 바꾸어간다. 모험이기도 하다.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아직까지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재능이 뛰어난 참가자들이니 이후를 기대해 보게 된다. 멘토로부터 독립한 생방송무대와 <위대한 탄생3>로부터도 독립한 이후의 활동에 대해서도. 슬슬 <위대한 탄생3>도 이름처럼 스타를 내놓을 때가 되었다. 기대해 본다. 불안을 안고.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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