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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8.04.21 11:01

25일 개봉 '클레어의 카메라' 감독 홍상수의 드로잉... 장미희 돋보여

이자벨 위페르, 장미희, 김민희, 정진영 무엇하나 버릴것 없는 68분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25일 개봉하는 홍상수 감독의 20번째 장편 '클레어의 카메라'는 2016년 칸 국제영화제 기간중 현지(칸)에서 촬영된 작품이다.

러닝타임 68분으로 장편 보다 중편에 가까운 이 작품은 폴라로이드(즉석 사진기)를 들고 칸 영화제를 찾은 학교 선생 클레어(이자벨 위페르)가 한국 영화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짧은 해프닝이다.

남 프랑스 중소도시 칸. 평소처럼 일에 열중하던 전만희 실장(김민희)가 어느날 영화사 남양혜 대표(장미희)에게 느닷없이 해고 통보를 받는다. 대표가 해고한 이유는 "(만희는) 순수하지만 정직하지 않아서..".

이 장면이 지난뒤 슬그머니 출연하는 나이 50세 영화 감독 소완수(정진영). 그는 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프랑스로 왔다. 그리고 이들 세 명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연결고리 클레어(이자벨 위페르)가 해변가와 거리를 배회하며 즉석 사진을 담기에 여념이 없다.

▲ '클레어의 카메라' 스틸컷(무브먼트 제공)

프랑스 칸에서 촬영했어도 클레어는 이방인..

'클레어의 카메라'는 프랑스 칸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그리고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을 맡았다. 나머지는 한국 배우들이 스토리 전반을 맡아 열연했다. 그런데 착각이 일어난다. 분명 현장은 프랑스인데 이자벨 위페르가 다른 나라를 방문한 관광객 같고, 한국 배우들이 칸의 원주민 같다.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는 공간도 아닌 사람을 놓고 드로잉했다. 출연진 각 캐릭터의 특징을 부풀리지 않고도 쓸데도 없는 무수한 대화, 회유, 어설픈 분노 뒤에 서성대는 질투를 영화 속 모든 사건의 피의자로 명명했다. 

그야말로 매 작품마다 웃기고, 슬프고,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홍상수 감독 특유의 스토리와 연출력이 돋보인다.

여기에 우아함과 우매함을 오가는 영화사 대표 남양혜를 맡아 갑질이 무엇인지 보여준 배우 장미희는 어떤가. 대표의 말 한마디에 벌벌 떨며 웃는 낯으로 살아야만 하는 능력 많은 실장 전만희(김민희) 삶은 또 무엇일까. 나이가 50살인데 아직도 어린 아이처럼 살아가는 벗어나지 못한 소완수 감독(정진영)을 뭐라고 해야할까.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시작해 관람하고 나면 두번 다시 볼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22년째 관람하는 사람들은 여전하다.

그의 영화는 늘 애매하고, 언제나 모호한 시선을 담아냈음에도 이상하리만치 매력적이다. 뭐라 정의 내리긴 힘든 홍상수 만의 드로잉이 아닐지?

25일 개봉하는 '클레어의 카메라'(제작: 전원사/ 배급: 콘텐츠판다,전원사,무브먼트)는 러닝타임 69분으로 15세이상 관람가이다. 예전처럼 상영관 수는 비록 적지만 시간대가 널널해 관람하기 좋다.  

▲ '클레어의 카메라' 캐릭터 포스터(무브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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