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사회복지기관 홀트아동복지회는 지난 12일 고(故) 이영숙 씨가 평생 모은 재산 중 일부인 3000만원을 홀트아동복지회에 후원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씨는 홀트아동복지회 탑리더스(홀트아동복지회 고액후원자 그룹) 명예위원이었다. 

칠십 평생을 근면 성실하게 살았던 그의 인생은 쉽지 않았다. 10대에 자신을 임신한 어머니는 출산 후 후유증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복형제들의 구박과 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이씨는 17세부터 가사도우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결혼 후에도 이혼의 아픔과 생활고로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이씨에게 몇 년 전에는 식도암, 지난해에는 폐 질환까지 생겨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살면서 살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배움에 대해 늘 굶주렸지만 때에 맞춰 배울 수가 없었어요. 작년에 근처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 되고 그동안 굶주렸던 부분을 해소했어요. 그러던 중에 폐에 병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인생을 정리하며 수많은 기부처를 찾던 중 이씨는 그의 어머니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미혼부모와 친권이 포기된 아동을 위해 후원을 하기로 결심하고 홀트아동복지회에 기부를 하게 됐다. 

기부금을 전달한 이틀 후인 14일 오전 7시 이씨는 충남대 병원에서 사망했다. 

홀트아동복지회 김대열 회장은 "귀한 후원금을 기부해 주신 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며 "고인이 살아생전에 당부했던대로 기부금을 미혼한부모와 친권포기 아동에 잘 전달하겠다"며 감사와 안타까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