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10일부터 3월 6일까지 강남구 역삼동 소재 소피스 갤러리에서는 신현정 작가 개인전 '대기를 상대하는'(Confronting the Atmosphere)이 열린다.

녹차, 강황, 백반, 천일염, 캔버스 천 등 천연 재료와 스프레이를 활용한 작가의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주는 "에코(Echo)의 향연"과도 같다.

지난해부터 강원문화재단 분홍공장 레지던시(홍천) 입주 작가로 활동해온 신현정 작가는 현지 자연환경 속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실험과 작업을 통해 자신의 작품들을 세상에 내놨다.

▲ 신현정 작가가 지난해 작업을 마친 '날씨회화 시리즈' 파우스트(왼쪽)와 크리스마스(오른쪽) 등은 캔버스에 스프레이를 사용한 작품이다. (소피스 갤러리 제공)

'날씨 회화'라는 이름의 파우스트와 크리스마스는 계절별로 느껴지는 대기(Atmosphere)의 흐름을 끌어냈고, 'Sun드로잉'은 검정색 천을 오브제 삼아 자연스러운 흔적을 남겼다.

또한 철제물 위에 살포시 올려진 '물과 철'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작가가 작업실로 활용하는 강원도 레지던시에 위치한 작은 강물과 물결을 기억하며 회화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신현정 개인적에 나오는 작품들은 순수 회화가 아니다. 그렇다고 추상화, 일러스트, 팝아트도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화처럼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신 작가의 작품들은 독특하다.

▲ 위에 보이는 'Sun drawing'(2016)과 '물과 철'(2017)은 작가가 주변 환경 속 공기, 사물, 장소(Local)가 충돌하는 현상을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감각으로 퍼포밍한 작품이다. (소피스갤러리 제공)

대기와 파장을 그린 독특함, 작가의 여정을 예고하듯 사뿐하게 출발

작품들을 보면, 21세기 현대사회, 점차 뒤틀리고 비틀어진 가공물의 디스토피아를 뒤로하고 자연으로 돌아가 보이지 않는 산들바람을 찾아내려는 작가의 염원 같다.

마치 마르틴 하이데거의 '숲길'이 사색을 통해 빚어낸 노년의 철학자가 품은 세계관을 표현한 것처럼, 신현정 작가의 미학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북대서양에 위치한 포르투갈령 아조리스 제도를 배경으로 파두그룹 마드레드쉬(Madredeus)의 뮤직비디오 'Silencio'(침묵)처럼 작가의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해 볼수도 있겠다.

한편, 신현정 작가는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에서 1년을 마친뒤 1999년 도미,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고, 그뒤 2012년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에서 순수예술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국내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14회 그룹전과 2회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