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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소영 기자
  • 사회
  • 입력 2011.05.24 14:18

뒤늦은 도쿄전력 일본원전 멜트다운 공식인정 불신키워

전문가들 '원전 심각사고 분석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미 가능성 추정했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제 2호기와 3호기의 원자로 내 핵연료가 완전히 녹는 노심용융상태(멜트다운) 가능성을 공식 인정했다.

24일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도쿄전력이 2호기와 3호기에 대해 멜트다운 발생 추정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원자력안전보안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심용융상태인 멜트다운은 원자로의 냉각장치가 정지돼 내부의 열이 고온으로 이상 상승하면서 연료인 우라늄을 용해해 원자로의 노심부가 녹는 중대한 사고이다.

이에 도쿄전력은 원자로내의 냉각수 수위와 핵연료 노출 실태 등을 모의 분석한 결과 2호기와 3호기 핵연료 전체가 녹아 원자로 압력용기 바닥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도 3호기에서 녹은 핵연료가 격납용기 내에 떨어져 있을 우려도 있으며 이 같은 일은 1호기처럼 사고 직후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 미국 전문가는 이미 3월 하순에 이러한 사실을 추정했다고 마이니치신문 보도를 통해 전했다. 미국 아이다호 국립연구소의 크리스 애리슨 박사는 '원전 심각사고 분석 시뮬레이션'을 통해 3월 하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의 멜트다운 가능성을 추정했다는 것.

이 보고서에 의하면 멕시코에 있는 후쿠시마 원전 1~3호기와 비슷한 규모의 경수로를 사용하는 원전 기초데이터를 사용해 분석한 결과 원자로 냉각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냉각수 주입이 중단될 경우 약 50분 후부터 노심 용융이 시작됐다.

1시간 20분 후에는 제어봉과 중성자 계측용 관이 녹기 시작했고, 녹은 핵연료 가압력용기 바닥으로 떨어졌다. 약 3시간 20분 후에는 대부분의 핵연료가 녹아 바닥에 떨어졌고, 압력용기의 바닥 온도가 상승하면서 용기를 손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2개월 이상이 지난 이달 15일까지도 후쿠시마 원전 1호기 등의 멜트다운 가능성을 부인했다.

한편, 도쿄전력이 1호기에 이어 2호기와 3호기의 멜트다운 가능성을 현재 공식 인정한 것으로 도쿄전력은 이미 3.11 대지진 직후 이 사실을 알았음에도 정부에 보고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도쿄전력도 아이다호 국립연구소와 같은 분석을 할 수 있었음에도 뒤늦게 노심용융 가능성을 확인하는 바람에 원자로의 냉각 방식 결정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이는 심각한 사태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그동안 원전 상황을 제대로 파악,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론과 더불어 국제 사회의 깊은 불신이 더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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