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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7.12.27 12:20

'군중낙원' 1960년대 격동의 대만, 누구도 몰랐던 과거사 재조명

대만 금마장, 부산국제영화제 호평 '26일 온라인 개봉'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군중낙원'(軍中樂園)은 대만영화계 거장 허우 샤오시엔이 제작하고, 유승택 감독이 연출한 실화 바탕의 드라마다.

원경천, 완첸, 진의함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69년 중국 본토와 1.8km사이를 두고 대치중인 대만의 최전선 금문도 군사요새를 배경으로 당시 장개석 군부가 공창 위락시설로 사용한 831부대(1951년 설립)를 다뤘다. 

'군중낙원'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831부대에서 접대부로 일하는 여성들은 사회에서 각종 범죄를 저지른 수감자들로 구성되어 있고, 교도소장 격인 군무원과 중화민국 군부가 이들을 관리한다. 금문도 주둔군만 약 10만명에 달한 점을 상기하면 831부대 접대부 여성들이 얼마나 심각한 인권유린에 시달렸는지 쉽게 이해된다.

여기에 대만에서 온 신병 파오(원경천). 그는 금문도 해룡특전사 수색대대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날 부대원과 시내로 외출을 나온 파오, 우연히 만난 직속 상관 장 상사(젠빈천)을 도와주다 그의 권유로 831부대 관리사병으로 차출된다.

파오는 위락시설 831부대 수감자 여성들을 돌보다 유부녀 니니(완첸)를 알게되고, 이들의 사연을 듣게된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 십번씩 일어나는 폭행, 폭언 같은 사건들은 신병으로 들어온 파오가 일일히 제압 할수 없는 일. '군중낙원'으로 불리우는 831부대를 찾는 금문도 주둔 군인과 접대부는 건물 밖을 나가면 남남이고, 제대하거나 형이 만료되면, 서로 볼일 조차 없는 인연이다. 

또한 대만군이 점거한 금문도는 거의 매일 中본토와의 포격전과 공습이 일어나는 곳으로 민간인과 군인들은 일주일에도 몇 번씩 지하벙커에서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낯설은 이 영화 보다 주목해야할 역사적 배경

청소년관람불가인 '군중낙원'은 주목해야할 점이 하나 있다. 역사 비극의 현장이라는 점이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후 중국과 한반도를 점령한 일본이 물러나자 장개석을 중심으로 국민당과 모택동의 공산당이 내전에 돌입한다.

내전이 끝나갈 무렵인 1949년 공산당 지도자 모택동은 중국 본토를 통일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다. 반면 본토에서 밀려난 장개석과 국민당 정부는 팽호제도와 마조섬, 금문도에 요새를 건설하고 본토 반격에 나선다. 이 결과, 전쟁 재개에 혈안이 된 중화민국(대만)이 본토를 코앞에 두고, 본토 피난민과 대만인들을 대상으로 강제 징집하고, 여성 수감자들을 접대부로 이용해 831부대를 만든 것이다.

이후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양안 구두협약을 체결하고 사실상 휴전상태에 돌입한다. 이때 대만 사법부는 금문도 군공창 부대에 대한 비리 조사를 벌였고, 비로써 831부대가 여성 인권 유린의 현장이라는 점을 들어 대만 정부에 의해 폐쇄됐다.

영화 '군중낙원'(수입/배급: 세컨드웨이브)는 처참했던 당시의 역사를 로맨틱하고 아련한 추억으로 묘사했다. 마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말레나'처럼 꾸몄다.

물론 그 틈에는 중화민국을 선택한뒤 본토 가족과 헤어지고 타지로 떠난 이산가족들의 아픔, 그리고 치유가 불가능한 전쟁이라는 트라우마가 스토리 속 서사로 남아있다.

이 영화는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수상후보로 노미네이트 됐고, 제51회 금마장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젠빈천)과 여우조연상(완첸) 등 두 부문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26일 디지탈 서비스로 개봉했다. 러닝타임은 133분.

▲ '군중낙원' 메인포스터(세컨드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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