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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7.12.16 16:06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12월의 명작...주목 못받아 아쉬워

적은 수의 스크린으로 상영중인 성탄절 명작 드라마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4일 개봉된 영화들중 '강철비'와 '스타워즈8'를 제외하고, 주목받지 못해 아쉬운 영화가 한편 있다. 다름아닌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감독 임대형)이다.

개봉후 포탈 평점을 보면 거의 고점(16일 기준 네이버 8.95점, 다음 9.3점)이다. 전문가 평점은 7점 이상으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현재 상영관 수가 매우 적다. 때문에 온라인 예매를 하지 않고는 현장에서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원하는 극장(상영관)이 없거나, 하루 평균 오전과 오후 각각 한번씩 상영하는 극장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충남 금산 출신 찰리 채플린이 전하는 모두의 성탄절

영화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충남 금산 시내에서 30년동안 이발사로 살아온 모금산(기주봉). 그가 어느날 청천병력같은 소릴 듣는다. 동네 병원의사가 모금산에게 '위암으로 보인다'는 진단 소견을 전한 것이다. 결국 모금산은 대도시 병원에서 정밀 진단 받고, 서둘러 수술해야만 하는 처지가 됐다. 

평범한 일상이 전부였던 그에게 위암이라니..하지만 모금산은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운명 앞에서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 '사제 폭탄을 삼킨 남자'를 만들고자, 영화 감독임에도 백수나 다름없는 외아들 스데반(오정환)과 그의 여자친구 예원(고원희)을 불러들인다. 

영화는 그때부터 양파껍질처럼 겹겹히 싸여진 모금산의 과거와 현재를 하나 둘씩 드러낸다. 동네 수영장에서 만난 은행원 자영(전여빈)과 만제(유재명)가 운영하는 동네 치킨집에서 맥주로 데이트를 하고, 한때 배우지망생으로 서울에서 살던 모금산이 사랑했던 연정(김정영)을 찾아나선다. 

그런 중에 모금산은 아들 스데반, 예원과 함께 시골 국도를 돌며 낡은 비디오카메라로 단편영화 촬영을 강행한다. 찰리 채플린처럼 변장을 하고, 무성영화처럼 꾸민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왜 명작 드라마인가?

14일 개봉한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블랙코미디 장르의 흑백영화다. 말은 없고, 눈짓으로 알아 듣는 충청도 사람들 특유의 성격이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영화가 잔잔하면서도 평범한 모든 세대가 지닌 불만과 세대간 갈등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영화가 버라이어티 하지도 않고 신파도 없다. 그런데 매 장면마다 깊은 울림이 있다.

세대가 바뀌어도 꿈은 각박한 삶 때문에 여전히 포기해야만 하는 대상. 그럼에도 다 늙으막에 암 선고를 받고 다시 배우의 꿈을 찾아나선 모금산을 통해 존재의 단순 소멸이 아닌, 마지막 불꽃을 터뜨릴 준비를 한다. 

▲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스틸컷(인디스토리 제공)

한편,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1955년대부터 1963년까지 출생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다뤘다. 한국동란이후 가난한 나라에서 먹고 살기 위해 꿈마저 포기한 우리네 부모들의 현재 진행형을 비춘다. 특히 올해로 연기생활 40주년을 맞이한 베테랑 배우 기주봉의 관록과 진가가 장면 곳곳에서 드러난다.

러닝타임 101분 동안 말 한마디 없이 출근하고 묵묵히 일하는 아버지 모금산(기주봉). 흔히 주변에서 볼수 있는 장면들이다. 하지만 주인공 모금산은 매일 밤마다 불면증과 분노로 애꿏은 베개만 두들겨 팬다.

그도 그럴 것이 일찍 아내를 여윈 그에게 남은 유일한 아들 스데반(오정환)조차 연락 안한지 오래. 암에 걸린 줄도 모르는 모금산 동생 내외는 자주 반찬을 갖다주며 형의 건강을 걱정한다. 얼마나 답답할까.

인디스토리가 배급하고, 영화사 달리기가 제작한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지난 2014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단편 '만일의 세계'로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임대형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이 영화는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와 올해 무주산골영화제, 2017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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