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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나몽원 기자
  • 문화
  • 입력 2017.11.25 05:32

시인 조재형 ‘누군가 나를 두리번거린다’ 시집 출간

첫시집 낸 후 5년 만에 내놓은 옥고 선보여

▲ 조재형 시인

[스타데일리뉴스=나몽원 기자] 시인 조재형의 시집‘누군가 나를 두리번거린다’(포지션)가 출간됐다.

첫 시집을 엮은 후 5년만이다. 조 시인의 시는 서평을 통해 “조재형 시인의 여러 시편에서 등장하는 숱한‘당신’은 시인 자신의 내부에서 옹립된 자아(自我)의 이칭(異稱)일 수도 있고 그가 대외적으로 동경하는 끌밋한 심미적(審美的)인 타자일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의 실존적 이정표를 정갈하게 마련해나가려는 도저한 삶의 긍정이 조재형의 시에서 돋아난다”고 밝히고 있다.

차주일 시인은 추천사에서 “조재형의 시는‘보여주는 감춤’이다. 큰 산이 계절을 주관하는 것도 옹달샘을 감춰놓았기 때문이다. 옹달샘이 감춰둔 풍경을 흘려보내기 때문에 원류와 지류가 생겨난다. 옹달샘의 수면은 인가(人家)보다 높고 둥지보다도 높고 정화수보다도 높다.

해발(海拔)로 계측하지 못하는 발원 앞에 서면, 저절로 눈이 감겨 시말(始末)과 겉과 속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눈을 한 번쯤 뜨게 된다. 그때 우리는 사랑에 대해 할 말이 필요해진다. 옹달샘에서 목소리를 빌리는 날개 접은 날짐승처럼 합장으로만 빌릴 수 있는 말이 있다. 조재형의 시가 그렇다. “누군가 나를 두리번거린다. 내 안에 가둔 당신을 들켰나” 이런 절창은 ‘사랑을 감춰놓았기 때문에 사람이 존재한다’는 조재형의 주제적 관점에 대한 아름다운 증거물“이라고 말했다.

 

출간 소감에서 조재형 시인은 “시 없이 견뎌보는 일상 속에서 나는 여전히 시를 찾고 있다. 이것은 지병이며 가난하게 살다 착하게 떠난 친구 기헌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고 말했다. 시인은 전북 부안 출신으로 2011년‘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지문을 수배하다’가 있다.

다음은 1문 1답.

-시를 언제부터 준비하셨는지?

사실은 시에 대한 유혹이 저를 놓아주지 않아 오랜 공무원 생활을 접고 뛰쳐나온 것이니, 야인으로 출발하며 시도 함께 출발한 것입니다. 이번 시집은 2012년 첫시집을 낸 후 5년 만에 내놓은 것입니다.

- 시쓰는 일 외에 하고 계시는 일이 있으신지?

검찰수사관으로 15여 년 근무하다 그만 두고 나와 15여 년 법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 이번 시집의 주제나 출간하면서 하고싶은 말은?

저자로서 작품을 주제별로 분류할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주제와 범위를 가지고 써온 것은 아닙니다. 해석을 하는 순간부터는 그 해석 속에 자신을 밀어 넣거나 그 해석에 사로잡히게 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번 시집에 대한 해설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으면 합니다.

한마디만 첨언하자면 온 힘을 다해 쓰인 사랑의 시들로 읽혔으면 합니다. 또한 읽기 전과 읽은 후 세상이 달리 보이는 책으로 남기를 바라는 건 모든 저자의 꿈이라고 하겠습니다.

-시인 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생계의 수단으로 종사하는 일은, 법조 분야이므로 좌뇌적 성향이라야 가능한 사무적이고 건조한 업무입니다. 다른 한편 우뇌적 성향으로 가능한 문학을 지향하다보니 의도치 않게 금속성 어휘에 경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인이라서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시인으로서 시가 아닌 다른 일에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의 시간입니다.

- 취미생활이 있으시다면?

동서양 분야를 막론하고 고전을 탐독하는 것이 취미입니다. 건강 때문에 수년 전 술과 담배를 절연하였더니 교우관계도 급감하여 소외된 삶을 자처하며 유유자적한 현재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시집이 잘 팔리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생계를 벗어 던지고 전업작가로 사는 것이 평생의 꿈입니다. 하지만 우리 문단의 현실에서 '시'라는 장르는 전업 작가를 지향하기에는 요원한 구석이라고 하겠습니다.

-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실은 검찰수사관으로 일할 때나 법무사로 일하는 현재나, 낮에는 일 벌레로 살고, 밤에는 책벌레로 살다보니 어지간한 사람들이면 다 다녀왔다는 변변한 동남아 해외여행을 다닌 이력조차 없습니다. 여건이 되면 우선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국토순례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다음으로 '부탄'이나 '티베트'를 순례하고 싶습니다.

-시인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지?

깊은 산속 옹달샘처럼, 영원히 마르지 않는 존재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와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말라도... 더 빨리, 더 높이, 더 넓이만 지향하는 물신주의가 팽배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느리고, 가장 낮고, 가장 깊은 자리를 시인이 지켜야 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까지 제가 쓰고 싶은, 제대로 된 시 한 편을 쓰지 못하고 표류 중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적 공감을 획득한, 제대로 된 시 한 편 발표하는 것이 꿈이고 일관된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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