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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밴드2 - 마침내 대미, 그러나 큰 놀라움이나 감동은 없었다.
밴드들을 위한 한 바탕의 놀이마당이 마침내 긴 장정을 끝내다.
2012년 10월 14일 (일) 10: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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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사진='탑밴드2' 로고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사실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물론 필자는 피아의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취향의 문제일 뿐 그들이 실력있는 밴드라는 사실에는 전혀 이견을 달 생각이 없다. 과연 그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최고의 밴드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서바이벌에서 우승한다고 무슨 대단한 의미를 부여할 것까지는 없다.

예선부터 너무 오래 시간을 끈 것도 있다. 아마추어라면야 검증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예선에서는 심사위원으로부터 극찬까지 들으며 모두의 주목을 받다가 정작 본선무대에 가서는 한계를 드러내며 무너지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던 참가자가 정작 본선무대에 진출도 하지 못하고, 반대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참가자가 점차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묻혀있던 재능이 드러나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경우도 또한 적지 않다. 아마추어인 때문이다. 제대로 오랫동안 자신의 이름을 걸고 무대에 서 본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프로는 다르다. 데뷔하고 벌써 12년이다. 12년 동안 그들이 내놓은 음반이 도대체 몇 장인가? 그동안 그들이 서 온 무대 또한 도대체 얼마이던가? 그 가운데는 <TOP밴드2>의 무대보다 더 큰 무대 또한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12년 동안 꾸준히 음반도 내고 무대에도 서 온 베테랑 밴드에게 무슨 더 할 검증이 남아있겠는가?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그런 만큼 피아의 음악은 호불호를 떠나 모르는 사람조차 한 번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고 그들의 이름은 그들의 음악보다 더 유명하다. 오히려 5달이라는 검증의 시간은 이들에게는 너무 길다.

<슈퍼스타K>와 <나는 가수다>의 차이일 것이다. <슈퍼스타K>에 출연하는 아마추어들에게는 아무래도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다양한 미션을 부여하고 그를 통해 그들의 재능과 가능성, 그리고 한계를 검증한다. 심사위원이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반면 <나는 가수다>의 경우는 완성된 프로가수들이 출연한다. 이미 그동안의 활동을 통해 모든 검증이 끝난 가수들이 단지 지금 이 순간의 실력만으로 진검승부를 펼친다. 그런 만큼 승부는 빠르고 간결하며 확실하다. <불후의 명곡2>는 아예 무대에 오른 가수들을 차례로 함께 심판대에 세워 승부를 가르고 있다. 재능이나 실력에 대한 평가가 아닌 순수한 무대 자체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에 대한 평가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다. 그런데 밴드 '피아'는 어디쯤 위치하고 있을까?

대한민국 밴드음악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더라도 그것은 결코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만일 <나는 가수다>에서 출연가수들이 <TOP밴드2>에서처럼 여러 단계에 걸친 예선을 치르고, 다시 코치를 맞아들여 그들에게 배워가며 경연을 맞이한다. 한 번 그런 시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같은 시도는 가수들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좌절된 바 있었다. 그런데 <TOP밴드2>에서는 가능하다. 워낙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밴드들이고, 비록 데뷔연차는 꽤 오래되었지만 대개는 아마추어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한심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아마추어처럼 검증을 받아가며 경연을 치른다. 자존심마저 내려놓은 밴드들의 의지에 울컥 눈물이 치밀어 오를 정도다. 프로의 자존심이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사실 피아에 비해 오래지 않았다 뿐이지 로맨틱펀치 역시 결성된지 벌써 8년이 넘어가는 팀이다. 역시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탓에 신인취급을 받고 있다. 그래서 결승이 무척 심심하다. 놀라운 신인의 발견이라기보다는 이미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연륜있는 프로밴드의 약속된 경연일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로맨틱펀치가 아닌 몽니나 트랜스픽션 등 다른 팀이 결승에 올라왔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전에 떨어진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 순간 누가 더 심사위원과 시청자를 매료시키는 음악을 연주해 들려주었는가? 그것을 굳이 이렇게까지 길게 끌고 올 필요가 있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제작진에게 고마운 것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는 밴드의 사정을 고려하여 그들의 의도에 맞게 최대한 방송에 자신들을 노출시킬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려 노력해주었다는 점일 것이다. 어쩌면 마니아가 아니면 생소한 밴드들의 결성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지난주 방송을 타고 있었다. 이번주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밴드 멤버들의 매력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었다. 굳이 탈락한 피터팬컴플렉스의 '전지한'을 MC로 내세운 것도 그런 배려를 보여주는 부분일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대중에 자신들을 알릴 아주 작은 기회였을 것이다. 음악은 충분했다. 평가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다.

아니나 다를까 결승이라고 점수들이 너무 후하다. 어지간하면 거의 90점을 넘어섰고, 기본으로 80점은 넘는 점수를 받고 있었다. 최종점수 역시 1565 vs 1592 불과 27점의 차이로 승부가 결정지어지고 있었다. 결승이 갖는 의미일 것이다. 누가 더 잘하고 못하는가 하는 것이 아닌 심사위원 배철수의 말처럼 누가 더 잘하고 누가 그보다 덜 잘하는가의 경쟁이다. 그들은 이미 자격을 부여받았다. <TOP밴드2>의 결승에 올라서가 아니라 수많은 세월을 어려움 속에서도 밴드를 지켜온 그들 자신의 의지가 그 자격을 주었다. 탈락한 많은 팀들 역시 <TOP밴드2>가 아닌 바로 그들이 지켜온 그들의 음악에 대한 애정과 의지가 그들의 자격을 결정할 것이다. <TOP밴드2>는 그 한 계기가 되어줄 뿐이다.

물론 어렵겠지만 만일 내년에도 시즌3가 제작된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면밀하게 고민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프로의 일검승부와 아마추어의 진지한 검증. 프로는 한 판의 승부로 말하고, 아마추어는 차근한 검증을 통해 세상에 자신을 내보인다. 지루하기도 하다. 피아의 음악은 이미 오래전에 질리도록 들은 바 있었다. 필자에게 <TOP밴드2>가 갖는 의미다.

톡식의 신곡이 반가웠다. 가사는 여전히 난해하지만 사운드는 과연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야무진 사운드였다. 분방하면서도 정교하게 채워져 있었다. 김정우의 스타일 변신이 조금은 아쉽기도 하지만. 최근 <나는 가수다>를 통해 다시 돌아온 시나위의 공연도 반가웠다. 필자가 김바다라고 하는 보컬에 빠져든 것이 바로 저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들으면서였다. 가장 시나위스러운 목소리를 가진 보컬이라 여기고 있었다. 필자가 가장 시나위에 빠져 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남궁연이 드럼으로 뒤를 받치고 있다.

어찌되었거나 한 바탕의 축제였다. 승부가 무슨 의미가 있을가? 피아를 알고 트랜스픽션을 안다. 로맨틱펀치는 더욱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이미 무대에서 그들은 그들의 팬들에게 있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최고의 스타일 것이었다. 한 바탕의 놀이다. 그저 즐기는 것이다. 즐기기에는 너무 길고 지루하고 복잡했다는 것이 걸리지만. 재미있었다. 말했듯 음악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는다. 그저 즐기며 받아들인다. 아쉽지만 그래도 최고였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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