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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10.06 10:00

사랑과 전쟁2 "너무 가까운 가족의 거리, 부모가 딸을 잊을 때..."

끈끈한 가족의 정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경우를 보다.

▲ 사진='사랑과 전쟁2' 로고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가족이란 그래서 참으로 미묘한 관계일 것이다. 가족에게는 경계가 없다. 가족의 것이 내 것이다. 내 것이 바로 가족의 것이다. 그래서 때로 잊게 된다. 이것이 과연 누구의 것인가를.

누구의 성공이었을까? 누가 이루어낸 부였을까? 하지만 가족이기에 그것은 온전히 부모의 성공이 되어 버린다. 부모의 부가 되어 버린다. 자식과 부모의 경계가 사라진다. 그러면서 자식이 이루어낸 부와 성공만이 부모에게 남는다.

고모의 경우는 더 당연하다. 고모에게도 자식이 있다. 가족이 있다. 아버지는 고모의 동생이지만 그러나 예은이는 단지 동생의 자식에 불과하다. 자신의 가족이 우선이다. 자신의 자식이 우선이다. 그러나 가족이다. 동생의 것은 자신의 것이고 동생의 자식의 것 또한 자신의 것이다. 그래야 당연하다. 그런데 그 당연한 것이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으니 화가 난다.

많은 경우 겪게 되는 문제일 것이다. 그래도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족 가운데 성공한 이가 있다면 일가친척 모두가 그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드라마에서도 묘사된 연예계의 경우도 그 대표적인 한 경우라 할 것이다.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 스타가 되니 나머지 가족들이 모두 일까지 그만둔 채 그 가족만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그런데 그것을 넘어 그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긴 나머지 그것이 바로 그 가족의 노력과 재능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는다. 내 것인데 당연히 내가 누린다.

화목한 가족이었건만. 가난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정이 흐르는 행복한 가족이었다. 그러나 도리어 예은이의 성공이 그 가족을 산산이 깨뜨려 버렸다. 누구의 잘못일까? 예은이를 CF스타로 만들어준 관계자들이? 아니면 스타가 된 예은이 자신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잘못도 없다. 부모로서 자신들의 아이가 이룬 부와 성공을 나누려는 것이 과연 잘못일까? 잘못이다. 아무리 자식이라도 아이는 부모의 일부도 부모의 소유물도 아니기 때문이다. 너무 화목한 것이 잘못이었다고나 할까? 아이 또한 결국 남이라는 사실을 잊고 만다.

대개 가족끼리 서로 다투게 되는 흔한 이유일 것이다. 서로가 남이라는 사실을 잊는다. 서로가 결국은 별개의 독립된 존재라는 사실을 쉽게 잊곤 한다. 그래서 쉽게 서로를 잊고 서로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까지 건드리고 만다. 예은이가 자신들의 딸이라는 사실마저 부모들은 건드리고 만다. 비단 연예계만의 문제가 아닌 어쩌면 지금 자신들 앞에 놓인 문제일 것이다. 과연 자신들은 자식들에 대해, 아니 가족에 대해서 독립된 존재로서 존중하고 인정하고 있는가. 그래서 서로의 노력과 성과들에 대해 온전히 서로의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가.

조금은 쿨해져도 좋을 것이다. 쿨하다는 것은 이런 때 쓰는 말이다. 어차피 남의 일이다. 딸이지만 바로 그 딸 자신의 일이다. 거리를 둔다. 성공을 하든, 그로 인해 얼마의 돈을 벌든, 부모로서 대신해 줄 수 있는 부분은 대신해주되 딸 또한 자신들과 별개의 독립된 인격임을 인정하고 존중해준다. 서운하고 쓸쓸하겠지만 그것이 옳다. 어차피 부모라고 딸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그것은 딸 자신의 몫이다. 예은이 자신의 몫이다.

너무 당연한 모습이라 그저 웃으며 보았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누구나 예외는 아닐 것이다. 자식의 것이기에 자신의 것이 된다. 자식의 것이니 당연히 부모인 자신의 것이 된다. 동생의 것이다. 동생의 딸의 것이다. 거리가 사라진다. 간격이 사라진다. 서로의 존재가 사라진다. 예은이 자신이 사라진다. 사람이 마음의 병을 앓는 것은 그 존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연예계라서라고만 생각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그저 드라마속 이야기라고만 여기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식의 성공을 바란다. 자식이 성공해 잘 살기를 바란다. 누구를 위한 것인가? 때로 너무 당연한 것이 바로 가까이에 있다. 인간이 곧 비극이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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