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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7.11.04 10:42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 이번 주말 상영작 주목

11월 4일과 5일 해외 영화제 수상작 상영 '핫핑크 섹션'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성소수자들의 과거와 현재를 다루는 서울프라이드영화제가 지난 2일 개막했다. 

올해로 7주년을 맞은 이 영화제의 백미는 주말인 11월 4일부터다. 해외 영화제 수상작은 물론, 영화제와 영국문화원이 주최하는 핫핑크 섹션이 5일 대부분 상영되기 때문이다. 

영화제 슬로건 '연대는 희망이다'에 부합하는 작품들 대거 상영

먼저 4일 오전 10시 30분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초청작 다큐 '드림보트'부터 영화제가 시작된다. 상영은 서울 중구 명동역 CGV 씨네라이브러리 Art1관과 2관에서 진행된다.

'해외 단편1'은 해외 단편들을 모아 10시 50분부터Art 2관에서 상영되며, 그뒤 로뱅 캉발로 감독의 문제작 '이스턴 보이즈' , 게이 포르노를 과감히 공개하며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큰 영향을 준 투코 락소네의 전기영화 '톰 오브 핀란드', 아프리카 할례의식을 다룬 '더 운드',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때', '톰보이', '열대야', '국내단편 1' 등이 차례로 상영된다. 

주목해야할 영화는 오후 3시에 상영되는 '120 bpm' 2017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기사 뒤에 따로 설명한다.

5일은 핫핑크 섹션 작품들이 상영된다. 먼저 오전 10시 50분 Art1관 상영작 '더 펄 오브 아프리카'는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우간다 트렌스젠더 클레오파트라 캄부구의 차별현장을 담았다. 이외에도 '아름다운 세탁소', '하트 스톤' 더 콘스티튜션, '비치 레츠', '타임 투 러브', '미스터리어스 스킨' 등이 상영된다.

특히 5일 오후 2시 40분 상영작 실화 바탕의 픽션 '어게인스트 더 로'(감독 퍼거스 오브라이언) 종영뒤 영국 LGBT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브라이언 로빈슨과 김도훈 편집장이 약 30분 동안 영화 배경을 놓고 큐티(GV시사토론)을 벌인다. 

이 영화는 동성애 자체가 범죄였던 1950년대 영국이 배경으로 주인공 피터 와일드블러드와 몬테규 재판의 실화가 바탕이다. 1967년 제정된 동성애 처벌법 폐지 50주년을 맞아 오스카 와일드, 앨런 튜링 등 마녀사냥과 성소수자 차별법의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 4일 오후 3시에 마지막으로 상영되는 '120 bpm'은 1989년과 199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위 화면은 1993년 12월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오벨리스크 콘돔 시위를 주도한 '액트 업 파리' 멤버들로 '액트업 파리' 대표위원 클리브스 빌레의 인터뷰와 취재 현장이다. ⓒFr3

7주년 맞은 프라이드영화제, 가장 시선이 끌리는 '120 bpm'

4일 오후 3시 상영하는 '120 bpm'(감독 로뱅 캉빌로)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주연배우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가 직접 무대인사를 한다. 

'120 bpm'은 한 마디로 성소수자들의 고해성사다. 속살만 보여주는 드라마가 아니라, 성소수자들의 뼈를 과감히 보여준다. 또한 동성애자들이 받았던 멸시와 차별 그리고 아픔, 스스럼 없이 "우리도 차가운 시선으로 손가락질하는 당신들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 시대 배경인 1989년과 1990년대. 유럽과 미국이 AIDS(후천성면역결핍증)로 마땅한 치료제 혹은 진료체계 없이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사회 안팍으로 혼란스러웠다.

당시 각국 동성애자들은 정부와 사회의 지속적인 멸시와 방치를 막고자 행동단체 '액트 업'을 결성하고, 정부와 각계에 조속한 해결을 요구했다. 영화 '120 bpm' 또한 1990년대 가장 격렬하고 폭발적이었던 프랑스 동성애자 단체 '액트 업 파리'의 행보를 다룬다. 

관객이 염두해야할 점은 영화가 AIDS와 성소수자 스토리를 담은 '필라델피아',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과 비교 할수 없을만큼 강렬하고 거칠다.

간략한 스토리를 보면, 1990년대 AIDS 확진 판정을 받은 성소수자들이 죽어가는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와 AIDS의 위험성을 알리고, 당시 발언조차 꺼리던 콘돔 사용을 시민들에게 권고하며 거리 집회를 이어간다. 

주인공 션(나우엘 페리즈 비스카야트)은 액트업 파리의 창단멤버, 나탄(아르노 발로이스)은 신입이다. 이 둘은 각종 거리 집회와 집단 행동에서 가끔 의견이 충돌하지만, 정작 성소수자들의 거리 축제(LGBT 퍼레이드)에서는 아픈 몸을 잠시 잊고, 시민들을 향해 웃는 낯으로 춤도 추며 자신의 입장을 전달한다. 

특히 이 영화의 압권은 사운드 디자인이다. 스토리를 관통하는 120 bpm사운드의 댄스 음악이 결코 하나가 되기 힘든 몽환적 영상과 혼란으로 가득한 집회 현장 장면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됐다.

영화 종반부에 이르러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액트 업 파리' 멤버들의 순수함과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촉매 역할을 한 것이다. 문에 따르면, 120 bpm(Beats Per Minute)은 성소수들이 편안하게 느낄수 있는 분당 비트 템포다.

영화는 1989년과 1990년대 중반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국 밴드 Right Said Fred, Everything but the Girl처럼 4분의 4박자의 사운드를 녹여냈다. 동시에 새롭게 정비된 기득권과 여전한 저항의지가 담긴 당시 사회의 혼란을 핀셋으로 끄집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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