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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9.21 10:34

아랑사또전 "귀신과 사람 사이의 넘을 수 없는 비련..."

기대와는 다른 애절한 멜로에 당황하다.

▲ 사진제공=imbc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이야기가 어째 엉뚱하게 비련으로 흐르려는 모양이다. 원래 전임사또의 딸이던 이서림(신민아 분)은 주왈(연우진 분)에게 첫눈에 반해 그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래서 이서림의 뜻에 의해 주왈과의 혼인도 추진되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기억을 잃고 아랑이 된 그녀의 앞에 주왈이 나타나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과거 어쩌면 그녀를 죽음에 이르도록 한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일지 모르는 그가 다시 그녀를 노리는 홍련(강문영 분)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노출시키고 만다. 과연 마지막 그의 선택은 무엇일까?

김은오(이준기 분)의 처지도 우습게 되었다. 어느새 귀신에게 마음을 주고 말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귀신에게는 좋아하던 사내가 있었다. 기억을 잃는 와중에 그 사내에 대한 기억마저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대로 두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러나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그저 아버지의 뜻이라 일방적으로 따르고만 있던 자신에 대한 혐오를 곱씹는 아랑을 그대로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살아서의 이서림과 죽어서의 아랑은 서로 다른 존재인가? 지금이라도 아랑이 이서림으로 돌아가 주왈에게로 떠나갈 것이 두렵다. 어머니를 찾아야 한다며 그리 까칠하던 남자 김은오가 어느새 한심해 보일 정도로 애절한 표정으로 아랑을 보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이제 확연히 김은오와 아랑, 주왈 사이의 삼각관계로 넘어간 듯 싶다. 천계와 얽힌 사연이야 그저 양념이다. 어째서 아랑은 귀신이 되어 김은오와 만났으며, 주왈과 아랑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는가. 그래서 홍련이 필요하다. 사건의 발단으로서. 그리고 사건의 전개를 위해. 김은오와 아랑이 만나고, 아랑이 주왈과 헤어지고 다시 만나야 한다. 아랑이지만 아랑이 아닌 채 주왈과 만나고 이제는 입장이 역전되어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로맨스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참으로 애절하고 안타깝지만, 코미디와 호러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상당히 생뚱맞다. 원래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드라마의 기둥줄거리였던가.

홍련의 정체인 선녀 무연과 옥황상제(유승호 분)와의 관계도 결국은 비련으로 흐르고 만다. 세상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더니만 어째 보는 사람마다 모두 사랑을 하고 있는가. 사랑이야기로만 가득차 있다. 그나마 최대감(김용건 분)과 홍련의 사이에는 그런 애틋함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다행이랄까? 이제는 주왈에 대해 홍련이 이성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듯하다. 귀신도 사랑을 한다. 사람도 사랑을 한다. 사람과 귀신도 사랑을 한다. 한국 드라마는 사랑을 한다. 처음부터 멜로드라마였다면 무척 만족도도 높았을 것이다.

전체적인 사건의 얼개는 호러와 스릴러, 그리고 시작은 코미디, 그러나 내용은 멜로. 그것도 청승스러울 정도로 애절한 비련의 사랑이야기다. 헤어짐이 예고된다. 죽은 자는 극락이든 지옥이든 죽은 자의 세계로 돌아간다. 한때는 이서림이 주왈을 사랑했었다. 이제는 주왈이 아랑을 사랑한다. 주왈은 홍련의 뜻을 쫓아야 한다. 어느 쪽이든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란 그렇게 명확하다. 처음부터 멜로를 표방했더라면 아쉬움은 적었으련만. 멜로로서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기대와 다르다는 점이 당황스러울 뿐이다. 애매하다. 그리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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