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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영화
  • 입력 2017.10.12 08:42

‘블레이드 러너 2049’로 본 수학과 복제인간

▲ 블레이드 러너 2049 포스터 ⓒ소니픽처스코리아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는 공상과학(SF) 영화의 전설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블레이드 러너'(1982)의 속편이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2019년을 배경으로 했던 전작으로부터 30년이 흐른 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편 감독이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을 맡고, 전편 시나리오를 쓴 햄턴 팬처가 스토리를 만들고, 차세대 거장으로 불리는 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는 가까운 미래의 복제인간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복제인간 제조사 타이렐은 인류의 노예 역할을 하는 복제인간인 '리플리컨트'를 제조한다. 하지만 리플리컨트들의 잇단 반란으로 인해 생산이 금지되고 급기야 타이렐 사는 파산하고 만다. 2020년대 중반 타이렐 사의 기술력을 손에 넣은 모종의 세력이 순종적으로 개량한 신형 리플리컨트 모델을 제조하고, 이 과정에서 구형 모델은 추적당한 뒤 처분된다. 그 추적자들은 '블레이드 러너'라고 불리며, 구형 리플리컨트와의 추격전에서 생기는 액션과 내적 갈등이 주된 관람 포인트이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주된 소재인 복제인간은 유전공학이 발달함에 따라 실제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는 분야이다. 이러한 복제인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전적인 법칙과 세포분열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는데 여기서 수학적 원리를 엿볼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세포에는 핵이 있고 그 핵 안에 염색체라고 하는 유전을 결정하는 막대모양의 구조물이 있다. 그리고 염색체는 짝수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암수가 만나 같은 염색체 수를 가진 수정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인데, 따라서 각각의 생식세포 속 염색체 수는 체세포 속 염색체의 반이다. 따라서 생식세포의 염색체 수는 짝수, 홀수 모두가 될 수 있는 반면 체세포의 염색체 수는 항상 짝수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염색체는 항상 23쌍, 즉 46개를 유지해야 한다. 염색체는 여성과 남성에게서 각각 46개의 반인 23개씩 전해진다. X와 Y로 이루어진 성염색체도 마찬가지로 반씩 전해진다. 성별을 결정하는 성 염색체는 여성의 경우 XX, 남성의 경우 XY로 Y염색체에 따라서 성별이 결정되지만, YY염색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XX와 XY로 두 문자를 조합하면 XX, XX, XY, XY 총 4가지 경우의 수가 나오고 결국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인구가 비슷하다는 확률적 근거가 된다.

이에 대해 수학인강 스타강사 세븐에듀 차길영 대표는 “세포가 분열하는 과정부터 염색체가 나뉘는 과정, 염색체가 조합되어 우성과 열성 유전자로 표현되는 모든 과정에서 수학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체세포의 경우 1회 분열되면 각각 대응되는 유전정보를 생성해 두 개의 세포로 분화되고 그것이 2회가 되면 네 개, 3회가 되면 여덟 개가 되는 방식으로, 한 개의 세포가 20회만 분열되면 산술적으로 1,048,576개 즉 백만 개 이상의 같은 세포가 만들어진다”며, “생식세포의 경우 분열과 더불어 우성•열성 유전자로 결정되는 유전적 형질이 더 다양하기 때문에 더 큰 경우의 수를 가진다”고 덧붙했다. 

복제인간의 수명 연장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구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장기나 신체의 일부가 필요한 경우, 생식에 문제가 있을 경우 과학 기술의 힘에 의존하게 된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과 문제는 영화 '여섯번째 날'(2000), '아일랜드'(2005), 네버 렛 미 고(2010) 같은 영화들에서 심심치 않게 다뤄지고 있다. 생명 공학이란 분야는 언뜻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것 같지만 실험적 한계로 인해 우연과 확률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아무리 잘 디자인 된 유전자 설계에도 성공률이 적은 경우가 많고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생명공학은 많은 실험과 통계적 분석을 통해 성공률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수학의 발전은 다른 과학 분야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결국 수학이란 학문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크게 바꿀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   

한편 10월 12일 개봉하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중동 내전의 비극을 그린 '그을린 사랑'(2011)으로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단번에 알린 드니 빌뇌브의 연출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그는 '프리즈너스'(2013), '에너미'(2014),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 '컨택트'(2017)까지 매 작품마다 묵직한 매세지와 깊이 있는 연출력을 선보였기에 대중과 평단의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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