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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7.09.22 13:54

[S리뷰] '다시 태어나도 우리' 두 스님이 보여준 참된 인연

라다크에서 캄 사원까지 다다른 생불의 業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환생으로 구도자의 업을 이어가는 '린포체'(Rinpoche)라는 단어가 세상에 알려진 계기는 티벳의 비폭력 독립운동으로 노벨평화상(1989)을 수상한 달라이 라마 덕분이다. 티벳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다. 한국 선불교의 지도자 숭산 스님, 베트남의 틱낫한 스님과 더불어 3대 생불(生佛)로 지칭되는 달라이 라마의 스승은 링 린포체. 전생의 업을 이어온 환생 부처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다시 태어나도 우리'(감독 문창용, 전진) 또한, 전생을 기억하는 파드마 앙뚜 린포체와 그의 老스승 우르갼 리크젠의 여정을 담은 논픽션 영화다.

제작 기간만 무려 9년, 지난해 마지막 여정을 촬영하고, 바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 출품됐다. 덕분에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상과 시애틀 국제영화제 다큐 부문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 관객과 외신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고향땅 밟을 수 없는 티벳의 아픔 표현

'다시 태어나도 우리'(엣나인필름 배급)의 주인공은 동자승 파드마 앙뚜. 초등학교에 다니며 쉬는 시간에는 동급생과 함께 뛰노는 밝고 명랑한 어린아이지만, 막상 사찰 의례가 시작되면 함부로 다가갈수 없는 고승으로 신자들을 대한다.

하지만 앙뚜는 주변에서 가짜 린포체라는 비아냥을 듣고 산다. 라다크 불교협회의 마지막 검증을 통과 못했기 때문이다. 린포체가 되는 마지막 통과 의례는 티벳 캄 사원 스님들이 찾아와 인도 라다크에 기거하는 앙뚜를 그들이 모셨던 고승으로 인정하고, 사원으로 모셔가야만 성립된다.

캄 사원의 위치는 앞서 설명한 대로 티벳. 이곳은 지난 1950년 중국 인민군의 침략을 받아 부속국으로 편입돼 이미 반세기가 지났다. 결국 캄 사원에서 스님들이 라다크로 찾아올리 만무하고, 앙뚜 또한 인도와 군사 대치중인 중국 영토로 갈 수 없는 처지다.

앙뚜의 스승이자 노스님 우르갼 리크젠은 그가 모시는 린포체가 불교협회로부터 인정 못받고 지원마저 끊기자, 본업인 의술을 시작해 생활비를 마련한다. 또한 티벳으로 가는 여비를 마련하려고 무던히도 애쓴다. 피 한방울 안섞인 남남인데도 떠나지 않고 앙뚜를 보살핀다.

인간극장 닮은 다큐멘터리 '다시 태어나도 우리'

전체관람가인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흡사 KBS 장수 다큐 프로그램 '인간극장'과 유사하다. 1998년 픽션영화 '쿤둔'처럼 불가의 세계관과 구체적이고 깊숙한 철학을 담아낸 스토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TV다큐와 차별화된 모습이 있다. 나이로 보면 할아버지와 손자의 차이를 둔 두 스님이 서로 극존칭을 쓰며, 갖은 시련과 고행가운데 웃는 낯으로 살아가는 두 수도자의 모습은 흔한 장면이 아니다.

또한, 영화 종반에 등장하는 두개의 롱테이크 장면은 연출자의 의도가 배제되고 매우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물질만능으로 치닫는 현대인들에게 참된 인연이란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비록 많은 극장에서 상영되기 어렵지만, 진한 여운을 담아낸 감동과 삶의 참의미는 충분히 챙겨갈수 있다. 개봉일은 9월 27일. 러닝타임은 95분, 전체관람가다.

▲ '다시 태어나도 우리' 메인포스터(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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