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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7.08.11 09:06

[S리뷰] '공범자들' 최승호 감독이 잡아낸 공영방송의 그림자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17일 개봉하는 '공범자들'(감독 최승호)은 논픽션 장르의 다큐영화다. 그럼에도 거장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의 1975년작 '유랑극단'(픽션)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영화 '유랑극단'은 제2차 세계대전 전부터 그리스 곳곳을 돌며 민중연극을 펼쳐보였던 극단배우들의 기구한 운명과 변천사를 4시간 동안 보여준다.

이 영화는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낯선 고장에 멀뚱거리고 서있는 극단 배우들, 십수년의 세월을 거친 뒤 영화 종반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나온다. 

나치군에 충성하자는 배신자도 나오고, 군사정권에 협력해야 입에 풀칠하고 산다는 배우들도 나온다. 반대로 그리스 독립을 위해 참전했지만 끝내 전사한 배우들도 있다. 그리고 나서 영화 첫 장면처럼 마지막 장면이 똑같이 재현된다. 

최승호 감독이 잡아낸 공영방송의 그림자

'공범자들'은 공영방송사의 어두웠던 지난 9년을 보여주며 그 속에서 진정한 공영언론을 외쳤던 수많은 기자, 아나운서, PD들의 외침을 담았다. 러닝타임 105분 동안 기록 영화처럼 딱딱하지 않고 드라마틱하면서 코믹한 전개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영화는 점령, 반격, 기레기 등 3개의 소제목으로 MBC, KBS 안팍에서 벌어졌던 사건, 사고들이 슬라이드처럼 전개된다. 출연진은 해직 기자, PD들과 정직, 대기발령, 비부서 배치 등을 받은 직원들로 극중 목격자다. 주연배우는 회사 방송사 전현직 사장과 보도본부장 외 임원들, 영화 포스터에 등장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그렇다고 시종일관 무겁거나 진중하지 않다. 극중 최승호 감독과 정재원 조연출이 전현직 방송 임원들을 만나는 모습은 폭소를 자아낸다. 인터뷰 당사자들이 급히 비상구로 도망치고, 변명하고, 심지어 엉뚱한 발언이 나오면서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 보다 더 웃기는 장면들이 연출된다.

여기에 공영방송의 참모습을 외치다 복막암에 걸린 이용마 기자, 그리고 수많은 방송 언론인들의 목격담,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세월호 참사 앞에서 오열하던 학부모들의 모습을 비춘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공범자들'(제작: 뉴스타파 / 배급: 엣나인필름)은 극장만 제대로 확보되면 지난해 절찬 상영됐던 다큐멘터리 '자백'보다 더 큰 흥행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포스터에 등장하는 그가 특별 출연하기 때문이다.

한편 '공범자들'은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이 기각된다는 가정 하에 8월 17일 개봉한다.

다큐영화 '공범자들' 메인포스터 (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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