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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영화
  • 입력 2017.08.03 09:07

‘혹성탈출:종의 전쟁’에 숨겨진 기하학의 세계

▲ 혹성탈출 포스터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2011년 첫 편을 선보인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는 인간의 임상시험으로 탄생한 유인원들이 인간을 역습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 만능주의와 인간의 오만함을 경고한 영화다.

오는 8월 15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종의 전쟁'(2017)은 '진화의 시작'(2011)과 '반격의 서막'(2014)에 이어 나온 이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전편에서 시작된 전쟁으로부터 2년 뒤를 그린다.

인간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유인원을 임상시험에 이용하지만, 실험의 실패로 유인원들은 지능을 갖게 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인류는 멸종 위기에 처한다. 전 세계에 퍼진 치명적인 바이러스 '시미안 플루'로 인해 유인원들은 나날이 진화하는 반면, 살아남은 인간들은 점차 지능을 잃고 퇴화해 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인간적인' 유인원의 모습과 '야만적인' 인간의 대조된 모습이 관객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던져줄지 기대된다.

영화 '혹성탈출'의 내용 전개에 중요한 소재인 바이러스는 생물체 내부에서만 복제를 할 수 있는 세균보다 작은 감염성 병원균이다. 사소한 감기에서부터 치명적인 병을 유발하기도 하는 바이러스를 통해 수학적 원리와 개념을 엿볼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유전물질(RNA)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단백질 껍질(캡티드)로 이루어져 있는데, 캡티드는 정이십면체 구조로 되어 있다. 정이십면체는 정다면체 중 하나로, 정다면체는 한 가지 정다각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꼭지점에 모이는 정다각형의 개수가 같은 다면체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외부 충격에 가장 강한 형태는 ‘구’로 알려져 있는데, 다면체 중 정이십면체가 가장 많은 면을 가지고 있으며 구에 가까운 안정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바이러스의 캡디드는 그 안정된 구조를 통해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유전물질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고 가장 많은 넓은 면적으로 양분을 흡수할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의 치료제나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유전자가 어떤 형태로 꼬여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이때 수학의 매듭이론이 사용된다. 이는 유전자나 단백질의 구조적 특성이 생물학적 특성을 결정하기 때문인데, 수학에서 매듭을 학문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분자의 화학적 성질은 이를 구성하는 원자들이 어떻게 꼬여서 매듭을 이루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켈빈(Kelvin)의 볼텍스(vortex)이론으로부터 기인했다.

일상적인 의미의 '매듭'은 대체로 긴 줄을 꼬아 묶은 것이다. 하지만 수학적인 매듭은 줄의 양쪽 끝을 붙인 것을 말하며, 매듭이론은 이러한 매듭의 교차점의 수에 따라 매듭을 분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학인강 스타강사 세븐에듀 차길영 대표는 “매듭을 분류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두 매듭이 어떤 경우에 같은 매듭인지 정의하는 것이다. 즉 어떤 매듭이 3차원 실공간안에서 자기 자신을 통과하거나 중간을 자르지 않고 조금씩 움직여서 다른 매듭으로 바뀔 수 있을 때, 처음 매듭과 나중에 만들어진 매듭은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렇게 서로 다른 매듭들을 분류한 뒤, 바이러스의 매듭 형태를 통해 이전에 발견된 적이 있는 바이러스인지 아닌지 또 변종된 바이러스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구별해 낼 수 있다”고 전했다.

괴물, 감기, 부산행 등 바이러스가 꾸준히 영화의 소재로 쓰이고 있는 이유는 바이러스의 증식속도가 기하급수적이며 인류를 위협할 만큼 위험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이즈, 조류독감, 메르스, 에볼라 등 위험 천만한 바이러스는 기하학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구조로 진화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그에 반해 인류는 모든 수학적 수단을 동원해 그 바이러스를 막으려하는 것을 보면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수학을 이용한 전쟁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편 '혹성탈출 : 종의 전쟁'에서는 전 편인 '반격의 서막'에서 힘있는 연출력으로 호평을 얻은 맷 리브스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았고,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 등 모션캡처 연기의 1인자 앤디 서키스가 유인원을 이끄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 시저를 통해 또 한 번 열연을 펼친다. 여기에 '나우 유 씨 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확인시켜 준 우디 해럴슨이 인간 군대를 이끄는 특수요원 출신 대령으로 등장해 시저와의 강렬한 대결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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