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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천설화 기자
  • 영화
  • 입력 2017.07.13 09:36

‘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연출에 숨겨진 비밀

▲ 영화 덩케르크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스타데일리뉴스=천설화 기자] 영화 천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덩케르크’가 지난 11일(한국시간) 해외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덩케르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배경으로, 덩케르크 인근 해안에 고립된 영국군의 극한 생존과 탈출을 그린다. ‘다크 나이트’를 필두로 ‘배트맨’ 시리즈 3부작, ‘인셉션’, ‘인터스텔라’의 신화를 이룩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톰 하디 주연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놀란 감독은 해변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이 서로 교차하는 놀라운 구성과 편집으로 실화의 시간을 재구성했다. 그 과정에서 관객들이 해안가의 군인, 하늘 위의 공군, 보트 위의 민간인 등 영화 속 캐릭터들의 복잡한 감정을 자신의 경험같이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놀란 감독은 ‘덩케르크’ 뿐 아니라 ‘인셉션’, ‘메멘토’ 등의 작품에서도 교차편집을 즐겨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교차편집이란 서로 다른 장소와 상황에서 벌어지는 별개의 두 장면을 반복적으로, 교대로 보여주는 기법이다. 이때 양쪽의 상황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면 시간의 동시성을 느끼게 되고, 서로 대비되는 장면이 부딪히면서 긴장감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영화적 기법이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토대로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수 있다.

한 편의 영화를 여러 이야기의 집합으로 볼 때 그중 한 부분이 되는 것을 ‘시퀀스’라고 한다. 시퀀스는 뚜렷한 시작, 중간, 결말을 갖고 완전히 독립적인 기능을 하면서 보통 극적 절정의 유형으로 마무리된다. 씬은 시퀀스를 이루는 요소로 동일한 장소와 동일 시간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액션이나 대사를 말한다. 

‘덩케르크’의 경우 해변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을 반복적으로 보여줘야 했는데, 시간의 길이가 다른 세 가지 사건을 골고루 보여주기 위해서는 각 사건을 일정하게 분할하고 분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분할은 특정 집합을 공통점을 가지지 않는 몇 개의 부분집합으로 나누는 것으로 6명을 분할한다고 할 때, 1명, 2명, 3명 또는 2명, 2명, 2명으로 분할할 수 있다. 여기에 각 인원을 A팀, B팀, C팀으로 정해주는 작업이 분배이다.

수학 전문가 차길영 강사는 교차편집에서 각각의 시퀀스와 씬을 분할하고 분배하는 과정은 각 장면의 연결점을 연상하도록 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작업임을 강조하며 “해변에서 일주일을 바다에서의 하루 또는 하늘에서의 한 시간으로 표현할 때는 반드시 분할과 분배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를테면 일주일을 균등하게 분할할 수 있고 1일, 2일, 3일과 같이 분할할 수도 있지만, 극의 긴장감을 위해 3일, 2일, 1일 같이 분할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차길영 강사는 “영화감독이 다른 공간과 다른 시간으로 이루어진 시퀀스를 씬으로 분할할 때는 각각의 주관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는 한편, 분할한 시퀀스와 씬들을 큰 흐름에 맞게 가까워지고 합쳐지는 형태로 분배해야 하므로 많은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차길영 강사는 “교차편집에서 각각의 시퀀스와 씬을 분할하고 분배하는 과정은 각 장면의 연결점을 연상하도록 하기 위해 매우 효과적인 기법이다”라며 “시퀀스와 씬을 분할하는 과정에서는 조합과 집합의 개념이, 분배하는 과정에서는 순열과 순서쌍의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시퀀스와 씬 더 작게는 쇼트로 이루어진 영화는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러 색깔로 표현될 수 있다. 실제로 이미 촬영된 필름을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감독판, 확장판 등 여러 형태로 변형되기도 하는 영화를 보면 영화 산업뿐 아니라 예술 분야에 수학적 개념이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한편 덩케르크는 7월 20일 2D, IMAX 2D, 4DX 버전으로 전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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