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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영화
  • 입력 2017.06.30 08:32

영화 ‘택시운전사’를 통해 본 기하학의 세계

▲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 ⓒ쇼박스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송강호 주연의 영화 ‘택시운전사’가 8월 2일 개봉을 확정지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950년 5월의 광주, 그 힘든 상황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소시민들의 군상을 담아낸 작품으로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이 등장해 완벽한 호흡을 선보일 예정이다.

‘택시’는 평범한 관객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좋은 영화 소재일 뿐만 아니라 기하학에서도 사용되는 중요한 수학적 소재이다.

택시와 수학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유클리드 기하학이란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유클리드  기하학이란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일반적인 도형에 관한 이론이다. 가령 ‘정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이다’와 같은 도형에 관한 개념이 그것이다. 유클리드 기하학에 적용되지 않는 개념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비유클리드 기하학 중 가장 간단한 이론이 바로 ‘택시 기하학’이다.

택시 기하학과 유클리드 기하학의 차이는 거리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비롯된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두 점 사이의 거리d(A,B)는 직각삼각형에 관한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해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점 A와 B를 각각 (x, y) 좌표평면상의 A(a,b), B(c, d) 로 놓는다면 직선AB를 대각선으로 하는 삼각형을 그릴 수 있는데, 점A와 B의 x좌표 길이는 (c-a)로 삼각형 밑변의 길이, y좌표의 길이는 (d-b)로 삼각형 높이의 길이에 해당, 여기에 피타고라스 정의인 “밑변의 제곱 + 높이의 제곱 = 대각선 길이의 제곱“으로 직선 AB의 길이를 구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택시 기하학에서의 거리는 바둑판 모양의 도로망을 가진 도시의 점 A에서 택시를 타고 점 B로 가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두 점 사이에 건물이 있다면 택시를 타고 A에서 B로 가기 위해 임의의 점 C를 거쳐 점 B로 가야한다. 이와 같이 거리를 측정하는 것을 ‘택시거리’라고 하며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d(A,B)=|c-a| + |d-b| 

이렇게 좌표평면에 유클리드 거리가 적용되면 ‘유클리드 평면’, 택시거리가 적용되면 ‘택시 평면’이라 한다. 하지만 통상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거리는 택시거리로 측정하며, 택시 평면 위에서는 유클리드 기하학의 내용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택시 기하학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 볼 수 있다.

통상 고등 수학 교과과정까지 유클리드 기하학을 배우는 이유는 논리적인 사고와 증명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유클리드 기하학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것이 ‘공리’에 기초한 약속체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유클리드 기하학은 대부분의 과학에서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고, 19세기가 돼서야 유클리드 기하학이 아닌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학인강 스타강사 세븐에듀&차수학 차길영 대표는 택시 기하학에 대해 “택시 기하학은 우리가 지금까지 지금껏 학교에서 배운 유클리드 기하학과 큰 차이가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더 흔히 쓰이는 개념이다”라며, “이를테면 심시티나 스타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목적지까지 최단거리가 아닌 몇 개의 지점을 거쳐 가는 것도 이와 같은 개념이다. 컴퓨터 영상을 표현할 때 연속적인 점이 아닌 불연속적인 ‘픽셀’ 단위로 표현되기 때문에 부득이 택시 기하학적 개념을 차용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렇듯 택시 기하학은 주어진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발상으로 사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중요한 예일 것이다. 나아가 수학은 단순히 대입을 위한 도구에 그치지 않고 창조적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임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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