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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2.07.31 19:16

티아라 왕따논란, 김광수 대표와 코어콘텐츠미디어의 잘못된 선택

아이돌의 의미와 대중 분노의 이유를 생각하다

▲ 사진=티아라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결국 코어콘텐츠미디어와 김광수 대표가 대책을 내놓았다. 멤버 화영에 대한 티아라 멤버들의 왕따논란에 대해 대상이 되었던 화영을 퇴출시킴으로써 사태를 일단락시키려 시도했다. 하지만 효과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당장 여전히 티아라와 김광수 대표에 대한 비난여론이 매우 높다. 아니 처음보다 더 높아진 듯 보인다.

아마 김광수 대표가 오해한 듯 보인다. 아이돌이란 무엇인가? 대중은 연예인을 통해 무엇을 보려 하는가? 대중이 이번 사건에 분노하고 비난을 퍼부어대는 이유일 것이다. 과거 2PM의 전멤버 박재범의 영구퇴출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들에서 배운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나마 당시 2PM멤버들은 박재범의 영구퇴출에 직접 관여한 바가 없었다. 단지 간담회장에서 회사의 입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을 뿐이다. 그 결과는 심각했다. 2PM의 상승세를 결정적으로 꺾는 계기였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저곳에는 아름다운 것이 있다. 저곳에는 세상에는 없는 아름답고 따뜻한 것들이 있다. 그것이 스타다. 그렇게 꿈꾼다. 그렇게 상상한다. 그래서 더욱 엄격해진다. 더욱 비관적이 되어 냉소적이 되고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려 한다. 연예인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죄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남들보다 특별한 존재라서가 아니라 그런 무의식적인 바람이 있는 것이다. 현실에 불만을 가질수록 더욱더 그들에게서 현실과는 다른 어떤 특별함을 요구한다.

우정을 믿는다. 사랑을 믿는다. 화해와 조화를 믿는다. 그래서 그렇게 연기한다. 팀이 해체되고 난 뒤라면 모를까 팀이 유지되고 있는 동안에는 그들은 그런 모습을 연기한다. 더구나 아이돌이다. 아이돌은 그같은 대중의 욕망의 극치라 할 수 있다. 기획사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되는 가공된 모습을 보여준다. 세상은 삭막하더라도 저들만은 다를 것이다. 아저씨 아주머니들마저 아이돌에 열광하게 된 이유였을 것이다. 꿈을 꾸려 한다. 그런데 그 꿈의 대상이어야 할 아이돌이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워하고 질투하고 심지어 따돌리기까지 한다.

신이 인간이 되면 죽임을 당한다. 차라리 음란하고 난폭하고 잔인하더라도 신일 때는 상관없다. 그러나 신이 인간이 되려 하면 누구보다 비참하게 능욕당하고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그는 신이기 때문이다. 배신이다. 그리고 그것은 무엇보다 큰 절망이고 좌절이다. 분노하게 되는 것이다. 분노를 넘어 증오하게 된다. 원망을 넘어 원한의 감정마저 가지게 된다. 누구보다 순수하기를 바랐기에 누구보다도 분노한다. 작년 카라사태의 경우만 하더라도 정작 멤버들 자신을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그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에 직면해야 하지 않았던가. 개인으로서 자신을 위해 최대한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것이 잘못은 아니었을 터임에도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죄가 된다.

최악의 결정이었다. 왕따논란이 있었다. 다른 멤버들이 같은 멤버인 화영을 왕따한다는 의혹이 있었다. 그래서 퇴출되었다. 의혹과 사실은 다르다. 의혹은 단지 가능성이다. 얼마든지 사실에 의해 뒤집힐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확정된 것이다. 남모르는 진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진실조차 사실 티아라나 소속사 자신의 것이 아니다. 말했지 않은가. 연예인은 대상이다. 아이돌은 그 대상으로서의 극치다. 대중이 판단한다. 진실 또한 왕따의혹이 있었고 그 대상이 되었던 멤버가 마침내 퇴출되었다. 나머지 멤버들이 한 멤버를 쫓아냈다. 김광수 대표와 코어콘텐츠미디어의 입장이 어떠하든 그것만이 지금 현재 드러난 진실이다.

그래서 멈추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김광수 대표와 코어콘텐츠미디어가 어떤 사실들을 발표하든 역효과만 내고 마는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신성모독이었을 테니까. 일반인이 그랬어도 비난의 대상이 되었어야 하는 것을 심지어 대중의 대상이 되어야 할 아이돌이 그러고 있었다. 권력자라 할 수 있는 김광수 대표와 코어콘텐츠미디어가 그러한 왕따에 동의해 한 멤버를 퇴출시키는 결론을 내놓고 말았다. 마치 우리사회의 모순되고 부조리한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다. 현실에서와 똑같은 부정적인 모습들을 그들에게서 보게 된다. 화가 나는 것이다.

최선의 선택은 봉합이었다. 겉으로야 어떨지 몰라도 내부적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했다. 화영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대중을 위해서는 한 바탕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전혀 오해였다. 하지만 그럴만한 빌미를 제공했다. 사과한다. 전혀 진지하지 않은 사과와 전혀 진지하지 않은 반성을 보여준다. 사소하다. 별 것 아니다. 하지만 역시 티아라의 위상이 너무 높아진 탓에 김광수 대표의 영향력도 예전만 못한 모양이다. 떠밀린 감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최악의 선택인 줄 알면서도 함정으로 걸어들어간다.

과연 티아라의 앞으로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2PM도 상당기간 어려운 시절을 보내야 했었다. 더구나 여자아이돌이다. 한국사회는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에 대해 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요구한다. 보다 순결하고 순수한 모습을 강요하려 한다. 2PM에 비해서도 멤버의 영구퇴출에 관련해 멤버들 자신이 직접 관여하고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활동도 하고 인기도 누리겠지만 한창 잘나가고 있던 티아라로서는 너무나 커다란 암초를 만난 셈일 것이다. 그나마 한국비하의 의혹이 있었고, 국적마저 미국이었던 박재범에 비해서도 화영은 일방적인 피해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히려 박재범에 대한 동정여론을 불러 일으킨 계기이기도 했다. 김광수 대표와 코어콘텐츠미디어, 그리고 티아라의 선택에 주목하는 이유일 것이다.

사건이 너무 커졌다. 이런 식으로 봉합해서는 안되었다. 이렇게까지 커지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그것이 더 문제다. 더 이상 티아라는 대중들에게 순수와 순결의 대상으로서 보여지기 힘들다. 그들에게서 현실에서 벗어난 꿈과 환상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신이 땅으로 내려온다. 어쩌면 계기가 될 것이다. 아이돌이 인간이 된다. 대중은 그것을 용납할 것인가?

때로 어떤 사안에서는 시시비비가 필요치 않은 때가 있다. 무엇이 옳고 누가 잘못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때가 있다. 화영의 태도 논란 이전 왕따가 있었고, 한 멤버가 따돌림을 당했다. 그리고 따돌림을 당한 끝에 퇴출되고 말았다. 그 이상은 필요없다. 대상이기 때문이다. 투사하고 투영한다.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소비한다. 연예인이다. 아이돌이다. 대중과 시시비비를 가려 무엇을 하려는가. 시시비비는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냉정해질 수 있을 때 가리는 것이다. 너무 성급하고 어리석었다.

아무튼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심지어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마저 삼켜버릴 기세다. 그만큼 아이돌을 향한 대중의 욕망과 욕구는 강렬하다. 현실의 절망과 좌절만큼이나 투사하가고자 하는 바람은 크기만 하다. 봉합하는 과정을 지켜본다. 모든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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