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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2.07.29 08:22

티아라 왕따 논란 "왕따를 이유로 왕따를 가하는 현실에 대해..."

왕따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이유를 묻는다

▲ 사진제공=코어콘텐츠미디어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왕따의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 모든 이유들이 만나는 지점은 '상식'이라는 단어일 것이다.

상식이란 보편이다. 그리고 일반이다. 누구나 당연히 아는 것이다. 모두가 알고 공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 모두는 전부인가? 그래서 무식하다고 하고 한심하다고 말한다. 비하하고 조롱한다. 당연히 모두가 아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바깥이다. 보편의 바깥이며 일반의 바깥이다. 그것은 미지이며 두려움이다. 완결된 세계에 균열이 간다. 그래서 배제한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나와 같지 않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완결된 세계에서 그래서 왕따는 더욱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대표적인 예가 이른바 네티즌들이 흔히 자행하는 신상털기일 것이다. 그리고 '까기'라 불리우는 비난과 공격이다. 그들은 스스로 정의를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악을 응징함으로써 정의를 바로 세우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배제한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도록 완전히 바깥으로 밀어낸다. 재작년 한창 뜨거웠던 타진요파동은 그 대표적인 사건일 것이다.

대개가 그렇다. 실제 왕따의 가해자들을 보더라도 매우 보편적인 일반적인 기준에서 매우 성실하고 착한 평범한 아이들인 경우가 더 많다. 상식적이고 바르다. 단지 분노하는 것이다. 바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정상적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완결된 세계란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뉜다. 세계 안쪽이 정상이고 세계 바깥쪽이 비정상이다. 비정상은 당연히 세계 바깥으로 몰아내야 한다. 세계 안쪽은 그럼으로써 더 정상적으로 바르게 완성된다. 그렇게 믿는다. 장애인이라거나, 외국인이라거나, 소수성애자라거나, 혹은 범죄자가 그런 경우가 될 것이다. 행동이 어눌하고, 무언가 상식에 맞지 않고, 차림이 지저분하다거나, 남다른 행동을 보인다거나,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외부로부터 들어왔다거나.

이유없는 왕따는 당연히 있을 수 없다. 어느 경우를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왜 왕따를 했느냐 물어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그랬다고 말한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피해자가 잘못한 것이다. 그래서 왕따가 외부에 알려지게 되는 경우에도 그리 말하는 사람들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왕따가 쉽게 근절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생님들조차 그렇게 생각한다.

"오죽하면 왕따를 시켰겠는가?"

잘못이라는 생각이 없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잘못이라는 자각 없이 심지어 오히려 정의감에 그리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당당하다. 이번 티아라의 왕따 논란만 하더라도 공개된 장소인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공공연히 대놓고 이야기했고 그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만일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자각이 있었다면 그와 같이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히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고 했겠는가?

왕따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인 것이다. 잘못이라고 알고서 하는 것이라면 자제가 된다. 최소한 숨기려는 노력은 한다. 피해자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외부에 알리기도 쉽다. 도움을 청하기도 수월하다. 그러나 왕따가 그것이 잘못이라 여기지 않기에 두려움이나 거리낌이 없다. 피해자 자신도 그것을 외부에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서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다. 너무 정상적이다. 정상적인 사람들만이 산다. 비정상을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배운다. 정답만을 말하도록. 정답만을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그 이외의 답은 인정하지 않는다. 객관식에 답은 하나다. 아무리 정답이라 생각하는 답이 있어도 한 가지 답만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된다.

초창기부터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내온 멤버들이 있다. 온갖 설움을 곱씹으며 무명의 시절을 견뎌온 멤버들이 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인기를 얻고 자리를 잡아가니 새로운 멤버가 추가된다. 당연히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인기를 얻고 난 뒤에 들어왔으니 낙하산이라는 인식도 있다. 기획사에 대한 반발이 새로운 멤버에게로 향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가능성은 많다. 이유도 한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 행동인가? 굳이 연예인이라서가 아니라 연예인이 아닌 경우에도 그런 일들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인성의 문제를 지적하기에는 말했듯 정상적인 멀쩡한 아이들이 가해자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히려 과연 특정멤버를 왕따했을지도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무책임하게 비난과 비아냥을 퍼부어대는 대중은 그것과 전혀 상관없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잘못했으면 따끔하게 야단치면 된다.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타이르고 충고하면 된다. 벌은 줄 수 있다. 그러나 모욕을 가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바로 왕따로 넘어가는 경계인 것이다. 인격적으로 마지막까지 존중해주는가? 아니면 그 인격 자체를 무시하는가? 연예인이고 따라서 대중에게 대상이 되는 존재지만 그들 또한 인격을 가진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것이다.

사회분위기가 그렇다. 누구 한 사람을 탓하기에는 전반적인 문화 자체가 그렇다.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 그것을 다시 비정상으로서 단죄하려 한다. 그렇게 급하다. 정의롭고 난폭하다. 그것을 고민하게 된다. 왕따란 과연 어디서부터 비롯되는가? 왕따가 있었다면 그것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것인가? 누구의 책임인가?

어디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서로 탓하고 미워하고 갈등하고. 그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다. 문제가 불거졌다.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소속사에서 아예 모르고 있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아직 어린 연예인에게 소속사는 가족과 같다. 책임을 묻게 된다. 굳이 비난하려 하지 않는 이유다. 성인이라지만 20대 초중반이면 아직 한참 어린 나이다. 문제는 그것에 대처하는 자세다. 소속사와 매니저, 그리고 가족, 그들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대중까지.

잘못을 했으면 바로잡으면 된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반성하고 다시 그러지 않으면 된다. 그러라고 야단을 친다. 그러라고 벌을 주기도 한다. 수단과 목적이 바뀐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너무 과열되어 있다. 왕따가 있었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그것만 생각한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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